미스 홍당무 감상평

영화감상평

미스 홍당무 감상평

1 스크루테이프 3 6398 0
난 다들 이 영화 재미있게 봤을 줄 알았다.

영화관에선 다들 깔깔거리며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 영화는 상당히 저질이고, 유치하며, 허무맹랑하고, 어이없다. 마치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처럼.
그리고 이 영화에는 "못났지만 사랑스러운 브리짓 존스" 따위의 초현실적인 캐릭터도 없다.
이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말 그대로 찐따와 찐따 애인이고, 사실 누가 찐따고 누가 찐따 애인인지 구별이 안갈 정도로 눈뜨고 보기 안타깝고 한심한 주인공들이 나와주신다.
하지만 그들은 정말 사랑스럽다.

왜 사랑스럽냐면, 글쎄... 이 영화의 주제가 지독하게 흔하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You complete me." 좋지 아니한가?

미스 홍당무는,
어려서부터 왕따였기에 자신감도 없고, 지독한 컴플렉스를 갖고 있으며, 행동력도 부족하고 혼자 삽질만 하는 양미숙과 생활기록부에 당당하게 자기애가 지나치게 강하다고 씌여있으며 사회성이라곤 아에 찾아볼 수도 없는 서종희라는 두 캐릭터가 우당탕탕탕 사고를 치면서 서로를 의지하고, 서로 변화하는과정을 때로는 과장 심한 코믹으로, 때로는 아기자기한 장면으로 보여주는 그런 영화이다.

외형적으로 그들은 그들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한다. 그들의 유치한 음모는 현실 앞에서 엉망이 되어가고, 그들은 온 학교 앞에서 어이없는 쇼를 하며 놀림감이 된다. 하지만 쏟아지는 야유와 오물을 맞으면서도 그들은 당당하며 또한 행복하다. 의지할 수 있는 좋은 친구를 얻었기 때문이다. 서로 이해하고, 항상 함께하고, 용기가 되어주고, 용서할 수 있고, 감싸줄 수 있고, 고마워 할 수 있는 그런 친구를 얻는다는 것은... 뭐 어떤 분들은 이해하기 힘든 말일 수 있지만... 사회적 평가나 그런 걸 집어치우고 행복한 거다. 델마와 루이스가 행복했듯이 말이다.

영화 자체가 높은 완성도를 지닌 영화는 아니다. 긴장감 조절은 엉성하다. 개연성도 상당히 떨어진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단점을 상쇄할만한 즐거움을 미스 홍당무에서 발견하였다.

영화를 본 후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다면,
영화 본 다른 분들은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양미숙의 얼굴이 빨갛게 보이는가, 빨갛지 않게 보이는가? 만약 빨갛지 않다면, 그것은 양미숙이 심리적 부담감을 털어내 버리고 안면홍조증을 치료했다는 다분히 헐리우드적인 엔딩이겠지만, 만약 빨갛다면, 그것은 부끄러움에다가 안면홍조증에 대한 컴플렉스까지 모두 극복할 힘을 서종희에게 얻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후자라고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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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아수라78  
글쎄.. 다른 사고뭉치가 등장하는 영화의 주인공처럼 사랑스럽다고 느껴지지 않던데..

그냥.. 찌질하기만하던데.. ;;

이글이 스크루님의 첫글? ㅎㅎㅎ
1 Limpbizkit  
저도 기대한것보다 재밌게봤기때문에 감상평이 은근히 좋게 나올줄 알았더니 악평이 대세더군요;;;

뭐 감상평이라는게 지극히 개인적인것이긴 하지만서도요 좀 아쉽네요

저 볼때도 극장에서 많은사람들이 낄낄 거리면서 봤거든요
1 하아  
저도 영화 참 재미있게 봤어요.

중간 중간 웃음 참느라 힘들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