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무후무한 최고 최대의 흥행작, the game

영화감상평

전무후무한 최고 최대의 흥행작, the game

1 이뽀라 4 6103 1
영화같은.. 아니 영화보다 더 큰 감동과 흥분을 안겨준 드라마..
우리 평생에 이런 드라마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싶네요.
그것도 전체 9부작 어느 한편도 놓치고싶지 않았던 그런 드라마인 것을!
(이하 퍼온 글이에요)

The Game.


2008년 8월 23일 밤 10시를 넘겨서야 시나리오가 겨우 완성된 그 드라마의 이름입니다. 그 드라마는 이제 다시 쓰일 기회가 없게 된 탓인 지 피날레 장면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한치 건너 반전이 거듭되는, 그래서 지상에서 가장 멋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 드라마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주인공은 '전설'이 되었습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놓고 쿠바대표팀과 펼친 결승전에서 '끝내주는' 경기를 한 끝에 최후의 승자가 됐습니다. 경기 후 야구가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졌기 때문입니다.그런 시합에서 마지막 순간인 9회 말 절체절명의 위기를 딛고 승리의 월계관을 썼습니다.

이로써 한국 야구대표팀의 금메달은 월드컵에서 3회 우승으로 '줄리메컵'을 영원히 간직한 (나중에 도둑맞았다지요) 브라질 축구 대표팀과 같은 영광의 상징으로 남게 됐습니다.

이승엽 류현진 이대호 김동주 이종욱 김현수 이용규 고영민 강민호 박진만 정대현 등 이름은 올림픽 야구에서 '위대한 작품'을 쓴 전설적인 작가로서 기록될 것이고요.

대표팀은 올림픽에서 치른 아홉 경기를 모두 이기는 9전 전승의 대기록을 달성했지요. 이 중 5경기를 1점차로 이기는 피말리는 승부를 벌였습니다.

무엇보다 영원한 숙적으로 말해지는 일본과의 대결에서 두 번이나 낙승했지요. 특히 결승 진출을 위한 4강전에서는 고의적으로(?) 우리를 파트너를 선택한 댓가를 치르게 해 주며 8회말에 대역전극을 펼치며 승리를 따냈습니다.

이 경기에선 앞서 빈타에 허덕이며 '삽질한다'고 비난받던 4번타자 이승엽이 역전 투런 홈런을 치며 대 일본전 8회 괴담을 완성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과 쿠바의 결승전은 대문호 세익스피어도 쓰기 힘든 극본으로 이뤄진 드라마였습니다.

사실 결승전에 들어가기 전 예선에서 우리가 한번 승리를 따내긴 했지만 '아마야구 세계최강 쿠바에 승리할 수 있을까'란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지요.일본에 역전승을 거뒀으니 최선을 다하고 은메달을 따도 만족할 만한 성적이라고 생각한 이들도 있었을 거고요.

쿠바대표팀이 5할이 넘는 타율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있고 '빗맞아도 홈런'이라는 공포의 타격솜씨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무시무시한 팀과 맞붙은 한국팀은 이승엽의 선제 투런 홈런을 발판으로 결코 밀리지 않고 경기 내내 리드를 지켜나갔습니다. 류현진의 바깥쪽 코너를 찌르는 역투가 빛을 발하면서 말이지요.

류현진은 비록 홈런 두방을 허용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 힘을 내며 괴력의 쿠바선수들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닝이 흘러흘러 한국팀이 3대 2로 앞선 상황에서 어느 덧 9회말 마지막 쿠바의 공격을 맞았습니다.

올림픽 야구 경기가 종착역에 이른 거지요.

이렇게 되자 운명의 신도 '나도 작가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이 든 건가요. 올림픽 마지막 야구시합을 평범한 결론으로 마무리를 짓고 싶지 않은 모양인 듯 했지요.

힘의 야구를 구사하는 쿠바가 한국에 뒤집기를 시도할 상황의 문턱까지 갔기 때문입니다.

이 때 갑자기 이 드라마의 '시나리오 작가'를 자처하고 나선 이도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 드라마의 제3자로 잠잠하게 지켜보던 쿠바 옆동네인 푸에르토리코 출신 주심인 카를로스 레이코토 였지요. 그가 돌연 '쿠바승리 도우미'역할을 작심한 듯 기묘한 행동을 시작했습니다.

카를로스는 쿠바 첫 타자가 우전 안타를 뽑아냈지만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친 타자가 어울리지 않게 희생 번트를 대는 것을 보고 쿠바 타자들이 류현진의 공을 절대 못 칠 것 같은 예감을 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재량을 발휘해 주자들을 걸어서라도 불러 들여야겠다고 판단을 한 것 같았습니다.

쿠바의 4번과 5번 타자에게 스트라이크존을 밀리미터(mm)단위로 좁혀주며 류현진의 공을 모조리 볼로 판정한 까닭이지요.

두 타자가 연속 볼넷으로 걸어나가 순식간에 1사 만루상황이 됐습니다. 볼 판정에 열 받은 강민호 포수에 대해선 돌아서서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는 이유로 퇴장까지 시킵니다. 심판 재량권을 남발한 거지요.

한국은 안타 하나만 맞게 되면 역전패를 할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에 빠졌습니다.

퇴장당한 강민호 대신 부상중인 진갑용이 포수자리에 앉고 투수도 사이드암 정대현으로 교체됐습니다.

쿠바의 6번 타자 구리엘을 맞은 정대현은 표정 변화도 없이 힘찬 공을 뿌립니다. 카를로스 주심은 퇴장 당한 강민호가 포수미트를 던지는 모습에 졸은 듯 (제정신을 차리고) 연속 스트라이크 판정을 합니다.

제3구를 맞은 구리엘은 심판 믿고 기다리다간 안되겠다 싶었던지 바깥쪽 낮은 싱크를 잡아당깁니다.

타구는 유격수 박진만의 정면으로 빠르게 굴러가고 이를 잡은 박진만 2루수 고영민에게 토스하고 고영민은 2루를 찍자 마자 1루로 송구합니다.

송구를 받은 이승엽의 오른팔이 힘차게 올라가며 마운드를 향해 달려갑니다.

실력앞에 짝퉁 작가들의 '손장난'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한국대표팀은 증명했습니다.

한국야구팀이 금메달을 딴 대 쿠바전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습니다.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딴 선수의 개개인의 스토리도 두고두고 회자될 것입니다.

부진 끝에 일본과 쿠바전에서 한방씩을 쏘아올린 이승엽을 비롯해 국내 프로야구에서 방출의 설움을 뒷고 우뚝 선 이용규,연습생 신화를 이룬 김현수 등등이 그렇습니다.

이번 금메달은 남자대표팀이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구기종목에서 따낸 것입니다.아마도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남을 지도 모릅니다.

야구 대표팀의 금메달은 한국이 역대 올림픽 출전 사상 가장 많은 13개를 획득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입니다. 이 경기가 'The Game'인 이유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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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Limpbizkit  
일기는 일기장에
1 박식배  
와우 글 잘쓰셨네요~진짜 9부작으로 최고의 드라마를 연출한 김경문 감독님께 감사드려요~limp님은 그렇게 삐딱 하실필욘 없으시자나요!!
1 강경남  
자게로 옴겨라..
1 머시멜로  
지금껏 본 어떤 영화나 드라마 보다 짜릿했습니다.
결승전 경기 같은.... 소설이나 시나리오 한 편 쓰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