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영화감상평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1 차봉준 2 238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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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Something's Gotta Give" 이다. 한글화한 제목중에는 이상하게 한 것들이 많았는 데 이 영화는 제목을 잘 만들었다. 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고 영화의 내용을 원제보다 더 잘 표현하는 글귀로 잘 만들었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난 후 내가 버리지 못했던 것이 어떤 것인 지 생각해보게 한다.

60대의 잭 니콜슨과 50대의 다이앤 키튼의 러브 스토리는 얼핏 노년의 추억을 되살리는 이야기로 생각하게 할 수 있지만 이 영화속에 나오는 이들의 사랑은 청춘의 사랑보다 재미있게 그려지고 있다. 인생에서의 사랑이라는 감정은 나이를 떠나 동일하다는 것을 말해주듯이.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다이앤 키튼이 연기한 "에리카"는 한 여름에도 목을 덮는 터틀넥 스웨터를 입고 있는 모습에서 보이 듯 그녀 스스로가 사랑에 대해 벽을 쌓고 있었다. 그러한 것이 스웨터를 가위로 찢는 행위를 통해 사랑을 본연의 모습으로 받아들인다.

영화의 흐름은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다. 영화 초반 남자들의 마초이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통해 이 영화에 약간의 블랙코메디적 요소가 있나 싶을 정도로 진지한 모습이 얼핏 비추이다가 로멘틱 코메디로 진행되고 후반에서는 코메디를 배재한 전형적 로멘스영화로 끝맺음을 한다.

이 과정에서 날카로운 풍자로 인해 긴장시키다가 코믹으로 이완시켜주지만 결말에서는 진부하게 일부 느슨한 전재로 영화적 긴장을 풀어버리게 된다. 아마도 긴장을 다시 조여주는 후반부가 너무 전형적이어서 일 수 있겠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잭 니콜슨과 다이앤 키튼의 연기는 이러한 약간의 단점마저 상쇄시킬 정도로 뛰어났다.

사랑을 하면서 버러야 하는 아까운 것이 뭔지는 이 영화가 꼭 집어서 말해주지는 않는다. 단지 영화를 보면 각자 생각되는 것들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의 공통분모가 되는 부분은 있을 수 있다.

잭 니콜슨이 연기한 "해리 샌본"은 일반적으로 많은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마초이즘적인 인물이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모르는 인물이다. "에리카"는 반대로 결혼 생활의 실패를 딛고 일어선 패미니즘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내적으로는 따뜻한 사랑을 원하는 인물이다. 영화를 보면서 고개를 자주 끄덕이게 하는 인물들로 남자 관객들은 해리 샌본에게 감정 이입이 되고 여자 관객들은 "에리카"에게 감정 이입이 된다.

에리카의 딸 "마린"을 연기한 아만다 피트는 최근에 본 "아이덴티티"에서의 예쁜 모습이 더 섹스얼하게 나왔다. 이 영화에서는 사랑을 믿지 않는 전형적인 젊은 여자를 연기했는 데 "해리 샌본"의 속물적인 목적인 애인으로 등장해서 어머니인 "에리카"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사랑을 찾는 인물을 연기했다. 예쁜 배우이다.

키아누 리브스는 매트릭스의 검은 바바리 갑옷을 벗고 그에게 어울리는 부드러운 이미지로 다시 다가왔다. 극 중 20살 연상이고 실제로도 18살 연상인 다이앤 키튼과의 연애를 전혀 어색하지 않게 잘 연기했다. 비록 키아누의 팬들에게는 그의 비중이 약하다는 게 아쉬울 지라도...

이 영화의 좋은 점은 사용한 배경음악을 들 수 있는 데 재즈와 샹송의 감미로운 음악들이 영화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준다.

OST 중에서 "LA VIE EN ROSE" - Louis Armstrong


OST 중에서 "C'est Si Bon" - Eartha Ki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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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김영재  
  반말하지 맙시다 >< b
1 이승한  
  좀 비약이 있는 평이지 않나 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요.
이 영화에서는 마초이즘이니 페미니즘이니하는 단어들이야말로
별로 나올 필요가 없는 게 아닌가 합니다. 마치 태극기에서 6.25에 관한 새로운 시선이 담겨져야 한다는 거 같은.. --;
님의 의견을 존중합니다만, 그냥 단순히 노년(?)의 보기 좋은 사랑으로 보는 것이 더 편하지 않을까합니다. 전 그 행복한 두 사람 때문에 우리 부모님도 아직 늙지 않으셨단 거.. 그래서 더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 많이 했습니다. 클래식한 감상평이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