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안에 숨겨진 장치와 여러가지 히든 심볼들...

영화감상평

<숨바꼭질> 영화안에 숨겨진 장치와 여러가지 히든 심볼들... <스포일러>

G 이준호 2 2909 6
우선, 감상평이나 저의 관점 등은 이미 한차례 올렸던 적이 있으므로 생략하겠습니다.

아래는 제가 숨바꼭질을 보면서 직접 기록한 사건의 전개 과정입니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정말 알면 알수록 소름끼치게하는 뭔가가 있군요...


◎ 부인의 죽음. 이것은 후반에 밝혀지듯이, 데이빗의 내면의 또다른 인격인 '찰리'가 한 짓입니다. 찰리는 2 시 6분 경에 깨어나, 꿈에서 데이빗의 아내가 바람을 피웠던 과거를 기억해내고는 부인을 자살로 위장시켜 죽이게 됩니다. 또한 여기서 부인이 바람을 피웠을 당시, 바람을 피우던 상대와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음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스탭롤과 함께 이사하는 과정이 묘사됩니다.

◈ 이사후 첫번째 날.

◎ 에밀리는 부인의 죽음 이후, 얼이 나가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에밀리와 데이빗은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고, 집의 전주인과 보안관을 만나 인사를 하게되죠. 그때 에밀리는 숲속에서 뭔가를 봅니다. 개인적인 추정으로는 아마도 후반에 추격전이 벌어지는 '동굴'을 발견한 게 아닌가 합니다.


◈ 두번째 날.

◎ 두번째 날이 시작됨과 동시에 데이빗은 노트에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추정과 여러 의견을 종합한 것으로 볼 때, 이때의 데이빗은 무의식의 상태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데이빗이 뭔가를 쓰고 있는 동안에 현실 세계에서 데이빗은 그의 내면에 있는 또다른 인격인 찰리가 나와 활동하며, 그 동안 데이빗은 무의식의 세계에서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데이빗이 뭔가를 쓰고 있다면, 그 시간에 현실에서는 찰리가 돌아다니고 있다고 보심 됩니다.

아무튼, 데이빗이 무의식의 세계에서 열심히 글을 쓰는 동안 에밀리는 찰리를 처음으로 보게되고, 찰리와 함께 숨바꼭질을 시작합니다. 이 때 에밀리는 예의 동굴에서 찰리를 발견하게 되는데, 찰리는 에밀리가 쫓아온 나비를 붙잡아 으스러뜨립니다. 이때의 시각은 데이빗이 손에서 나비 흔적을 발견하고 휴지로 지운 시각과 동일합니다.

◎ 이후 일어난 일을 설명하기 전에 약간의 설명을 덧붙이면... 데이빗과 에밀리는 때에 따라 다른 행동을 보여준다는 것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우선 데이빗은 따뜻한 면과 차가운 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은 에밀리도 마찬가지이며, 특히 데이빗의 의식이 자리잡았을때의 극중 '데이빗'의 행동은 방어적이며, 매사를 소시민적이고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의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데이빗과 에밀리가 낚시를 갔을 때, 에밀리가 산 벌레를 잡아 미끼로 쓰는 것을 보고 거북해하는 것이나, 주차 실수로 딱지를 떼인 것을 보고 보안관에게 한번만 봐달라고 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반면에 찰리의 인격이 데이빗을 지배할때의 '데이빗'은 매우 공격적입니다. 때에 따라 눈을 번뜩이며, 대화할때 주도권을 가지려고 합니다. 이 두가지는 매우 구별하기 어렵고, 경우에 따라 구분이 모호해지는 경향도 있지만, 확실히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데이빗의 행동 하나하나와 표정에 주의해 가시면서 관찰해보시기 바랍니다. 분명히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실 수 있을겁니다. 개인적으로 이 정도의 연기력을 보여준 로버트 드 니로에게 감탄의 한마디가 아쉽더군요...

그리고 에밀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에밀리의 감독의 요구에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좀더 극명한 대비를 보여주는데, 특히 아빠로서 데이빗이 행동할때는 에밀리의 행동거지하나하나가 다소곳해지고, 얌전해지고, 상냥해집니다. 목소리는 물론이고 표정까지 바뀜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데이빗이 아빠임이 확실치 않은 경우. 에밀리의 행동과 표정은 급반전합니다. 마치 타인을 대하듯이... 말도 무뚝뚝해지며, 눈도 매섭게 째려봅니다. 그리고 물음에도 건성으로 대답하죠... 이는 셋째날 데이빗과 낚시를 다녀온 후의 저녁 식사에서 극명하게 대비되는데, 아침에 부녀 관계였던 에밀리와 데이빗은 저녁에 흡사 적과 동침이라도 한 듯 싸늘한 분위기를 만들어갑니다. 에밀리는 데이빗의 몇가지 물음에 바로 식욕을 잃고 잠자리에 들어가려 하죠. 이러한 정보를 추론해볼때, 감독은 에밀리를 '일종의' 객관적인 시야를 가진 인물로 설정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최소한 관객과 데이빗이 누가 데이빗이고 누가 찰리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언제 어느때 찰리가 활동하며, 또한 데이빗으로 돌아오는 지의 여부를 에밀리라는 객관적인 시야를 가진 (아인슈타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대상을 가장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방법은 어린이의 시각으로 보는 법이다.. 라고 역설하였죠. 이 영화에도 그러한 사상관이 반영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린이는 때묻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극중 상황에서 가장 객관적인 관찰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최소한 데이빗의 제자 마저 데이빗의 다중인격을 발견해내지 못한 점을 들었을 때 말이죠.) 한 관찰자로 존재할 수도 있다는 추측입니다.

얘기가 길었군요... 약간 숨을 돌린 후 그 이후의 과정을 지켜보도록 합시다.

◈ 네번째 날.

◎  엘리자베스 영의 방문. 엘리자베스 영은 데이빗과 얘기를 나누고, 영과 같이온 아이는 에밀리의 방에 놀러와 여자아이들이 주로 하는 놀이를 에밀리에게 보여줍니다. 그러나 곧 에밀리는 차가운 눈빛으로 여자아이의 인형을 부수면서

"You shouldn't be here. You can get hurt"

"넌 여기와선 안되. 다칠 수도 있어"

라고 말하죠. 이 말로써 에밀리가 찰리의 성격을 온전히 파악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여기서 또 한번 에밀리의 관찰자로서의 입장이 표명됩니다. 에밀리가 의도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찰리가 활동할때는 집에 누구도 있어서는 안된다" 그녀가 아빠와 찰리를 혼동하는 시기를 넘었으며, 또한 찰리의 위험성을 예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물론 이 똑같은 씬은 다른 관점에서 에밀리 또한 다중인격을 가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다중적인 해석이 될 여지를 가지고 있는거죠. 이래저래 골치아픈 대목인 듯 합니다.

◎ 엘리자베스 영과 여자아이가 돌아가게 된 이후, 데이빗은 에밀리가 옆집 아저씨가 보는 앞에서 여자아이들의 놀이를 하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때의 데이빗은 매우 소극적입니다. 그리고 이때 데이빗의 걸음거리를 잘 보시면 팔자걸음을 걷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는 영화 초반부에 부인의 죽음을 발견하기 직전의 데이빗의 그것과 동일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때의 데이빗은 데이빗 그 자체이며, 이 시간 약간 전에 데이빗이 자신이 뽑아 놓았던 칼을 기억하지 못하고 다시 칼집에 넣는 것을 감안할 때, 그 시간 이전까지의 데이빗은 데이빗이 아니라 '찰리'였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엘리자베스 영과 여자아이가 방문했을때의 데이빗은 데이빗이 아니라 찰리가 아닌가 합니다..

◎ 그날 밤, 데이빗은 주전자를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두고 잠시 자리를 비우는데, 시간이 얼마지나지 않아 곧 주전자는 끓게 됩니다. 이는 데이빗의 필름이 주전자가 끓는 동안 끊긴 것을 의미하는 듯 하며, 이 그 시간동안은 찰리가 활동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또 그후에 데이빗이 글을 쓰기 시작하고, 그와 동시에 허공에서 에밀리의 숫자 세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추측컨데, 이 시기에 데이빗은 무의식 속으로 잠들고, 찰리의 인격이 나타나 에밀리와 '숨바꼭질'을 하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하지만 찰리와 숨바꼭질을 하던 에밀리는 지하로 내려갔다가 곧 에밀리를 겁주려는 찰리에 의해 컴컴해진 공간에서 비명을 지르게 되고, 급하게 다시 데이빗의 인격이 돌아와 에밀리를 보호해주죠.... 여기까지가 저의 추측입니다.

◎ 간혹 에밀리가 데이빗의 물음에 대답을 하지 않고, 눈을 굴리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는 현재 데이빗이 아빠인지, 찰리인지를 알아내려는 행동인 듯 합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에밀리를 연기한 다코타 패닝 역시 수준급 연기 배우.

◈ 다섯번째 날, 여섯번째 날

주목할 만한 대사만 찝어서 적겠습니다. 판단은 알아서 하시길...

엘리자베스 영과의 저녁 식사에서

Emily : "Do you love her daddy?"

Emily : "Challie says he do"

Emily : "He says as much as mommy"

아침에 부엌에서

David : "Challie doesn't exist"

Emily : "Shouldn't say that"

Emily : "You gonna make him in"(정확하지는 않습니다...)

Emily : "He says he would have satisfied her"

엘리자베스 영과의 저녁식사에서

에밀리 : "아빠는 그녀를 사랑해요?"

            "찰리는 그렇다는데"

            "찰리는 엄마만큼이나 그녀를 사랑한다더군요"

그 다음날 아침 부엌에서

데이빗 : "찰리는 존재하지 않아"

에밀리 : "그렇게 말하면 안되죠"
 
            "아빠가 그를 들어오게 할꺼에요" 중략

            "찰리는 그라면 엄마를 만족시킬 수 있었을거라고 했어요"


◈ 일곱번째 날.

◎ 영의 방문. 이때 데이빗은 또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은 에밀리의 방안으로 올라가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는 에밀리를 보게되고, 죽임을 당하죠. 데이빗은 밤에 깨어납니다. 그리고 보안관이 방문을 하는데, 2층에서 에밀리는 2시 6분이 된 시계를 가리키며 절규합니다. 이것으로보아 2시 6분이 될때마다 데이빗에게서 뭔가 변화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죠. 짐작컨데 찰리가 살인을 저지르는 걸 본 에밀리는 겁에 질려 이때부터 찰리가 다시 나타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지 않나 합니다.

◎ 그리고 데이빗의 여제자가 방문하고, 동굴에서 추격전이 벌어집니다. 데이빗 아니 찰리는 죽고 에밀리는 병원에 입원하게 되죠....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다중인격의 영향과 또한 데이빗의 다중인격적 성격이 미친 악영향을 제거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분량이지만, 솔직히 얘기하면 80% 이상은 제 추측에 의해서 구성되어진 해석입니다. 이전에 얘기했던 내용보다 자신도 없구요. 그리고 매우 어두운 내용을 얘기하고 있어서 영화를 가볍게 즐기시는 분이라면 뜯어말리고 서라도 읽게 하고 싶지는 않군요...

영화를 재해석하면서 숨바꼭질에 대해 느낀 것이라곤 단 한 문장.
무섭지는 않지만, 소름끼치는 영화. 라고 평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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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리디  
  굉장히 통찰력 있는 분석입니다. :)
1 신민기  
  리디 님 말씀에 동감.. 저도 집중하고 봤는데 제가 못 찾은거 까지 찾아놓으셨군요.. 보면서 분석하셨다면 영화 보는 재미가 대단했을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