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관객무시, 관객모독?

영화감상평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관객무시, 관객모독?

1 가륵왕검 8 2385 0
프렌차이즈의 긴 여정에서 이제 3편을 만들어낸 [해리 포터] 시리즈가 끝날때쯤이면 우리들에게 어떤 의미가 되어 있을까.

어쩌면 인간 고유의 존엄조차도 찾기 힘들지 모르는 그 시점에서는 해리 포터의 종말에 진심어린 눈물을 흘릴 이가 꽤 많을지 모를 일이다.

은하철도 999에서 철이가 떠나보낸 소년기의 마지막처럼,

세상을 구하기보다 자기분열의 징후와 싸우는 그러면서도 꿈의 나른함에 속살을 내맡기는 해리 포터의 순진함이 조금은 유효할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때까진 아직 멀었고 해리 포터도 아주 약간 어른이 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이번 작품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가 가진 테마 또한 처한 환경에 서서히 드러나는 해리 포터의 자아에 대한 것이다.

전작에서의 모습이 타인의 관심을 끄는 상황을 즐기고 영웅놀이에 만족하는 아이였다면 3편은 스스로가 감당할 수 없는 것에 분노와 애착을 보인다.

즉 자신을 둘러싼 것들의 책임감과 인과관계에 대한 해결자의 입장에서 스소르에 대한 불안함을 떨구지 못하는 독자적 인식을 시작한 것이다.

그런만큼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서는 가장 신경질적이고 두려움에 떠는 해리 포터가 나오며 사건 역시 부모님의 죽음에 얽힌 일을 푸는 정도에 만족한다.

그리고 이는 원작자 조안 롤링의 선택인 동시에 크리스 콜럼버스에 이어 감독을 맡은 알폰소 쿠아론의 연출목적이기도 하다.

해리 포터에 대해서는 영화를 본 적도 소설을 읽은 적도 없었다던 그는 그럼에도 만들어온 영화들과의 개연성을 찾아내어 거기에 타켓을 맞춘 것이다.

크리스 콜럼버스는 저연령층을 위한 가족물을 주로 만들어온 감독이고 1,2편 또한 그러한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3편까지 동일한 느낌으로 가기에는 부담을 느꼈는지 알폰소 쿠아론이 맡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는 1,2편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평에 대한 반영이며 좀더 다각적 요소를 잡어넣어 프렌차이즈를 끝까지 지탱해낼 힘을 만들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알폰소 쿠아론의 성향이 정확히 무엇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이 투 마마]같은 영화를 통해 십대의 정서를 제대로 다루고 무게감도 실어줄 수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러나 그 결과물이 과연 관객들의 욕구를 얼만큼 만족시켜줄지는 의문이 생긴다.

우선 이번 작품은 마법에 얽힌 자잘한 에피소드나 유머는 줄어들고 디멘터의 등장으로 인한 우울하고 칙칙한 분위기가 대신한다.

그리고 물론 원작 자체가 해리 포터 하나에게 집중하고 있다지만 모든 이야기의 흐름이 해리포터부터 시작해서 해리포터로 끝난다.

원래 다른 인물들은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태생적 한계가 처음부터 있었으나 그것은 해리 포터의 행동이 궁극적으로 그들을 위해 쓰여진다는 의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즈카반의 죄수]는 시리우스 블랙이라는 존재부터 해리 포터 하나에게 귀속되는 사적인 부분이며 그를 구함으로써 얻어지는 것도 본인의 만족감일 뿐이다.

이에 대해 벅빅이라는 반은 매고 반은 말인 짐승을 구하는 이야기를 덧붙이고는 있지만 설득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물론 이것은 영화에 대한 비판만은 아니다. 소설로서 본다면 [아즈카반의 죄수]는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속한 하나의 과정이다.

하지만 영화까지 그러한 과정의 일부로 쓰여지는 것에는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즈카반의 죄수] 역시 하나의 독립적 영화로써 갖추어야 할 부분들은 엄연히 있으며 그것은 보는 이들의 목적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원작의 열혈 팬이라 시리즈가 순서대로 영화화되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해리 포터가 다른 이들을 위해 능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고자 할거라 믿는다.

그런 면에서 [아즈카반의 죄수]에서의 모습은 너무 일찍 인간적 한계를 전면에 내세운, 보는 이의 환상에까지 얼룩을 남기는 이른 시도는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들리는 말로는 원작의 설정하고도 상당부분 차이가 있다고 한다. 그럴바에 해리 포터가 구하게 되는 대상에 대한 고민을 관객들이 뭘 원하는지를 기준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았을까.

아마도 그것이 벅빅이 별다른 이유도 없이 해리 포터에게 순종하는 것 처럼 모든게 너무나 당연히 가족사를 알아내는 것에 쓰이는 것을 2시간동안 지켜보는 것보다는 나았을 것이다.

사실 해리 포터가 그래도 되는 인물인지는 소설의 세계에 철저히 수긍한 사람들 외에는 합의가 된 부분이 아니며 그것을 알폰소 쿠아론의 개인적 취향으로 가지고 노는 것 또한 관심 밖의 일이다.

아무튼 이번 작품 [아즈카반의 죄수]는 무게감있는 블록버스터라는 칭호는 들을지 모르지만 해리 포터 시리즈를 즐겨온 이들의 목적과는 상당히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 듯 하다.

중요한 것은 뭔가 있어 보이는 감독을 영입해 중심을 잃는 것이 아니라 영화로서의 쓰임새에 충실하려는 소박함이 우선 아닐까.

온갖 잡다한 판타지의 이미지를 차용하면서 동시에 보이는 케릭터에 대한 지나친 애착이 영화에까지 미치는 것은 해리 포터 시리즈의 미래에 결코 도움은 안 될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더 재수없는 것은 은연 중에 보이는 혈통주의. 머글인 헤르미온느와 순수혈통 해리 포터 사이에 흐르는 그 미묘한 차별의 기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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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이재철  
  글짓기하나요? ㅡㅡ
1 김진수  
  글짓기 ......... 혼자서 한참웃었습니다.
지루한 감상기를 한방에 유머로 날려버린 한마디
강추!!!
1 가륵왕검  
  뭐 칭찬이나 정중한 비판을 늘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만 글을 쓴 순수한 의도까지 망가뜨리는 대단한 꼬리들이시군요. 감사드립니다.
G 블루베리  
  리플들 차암 싸가지없게 쓰는구만..
잘봤다고 인사는 못할망정..
1 이정욱  
  잘 읽었습니다,,^^:
1 the rock  
  제 생각이 잘못된지 모르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리플들이 찬성이나비판글을 이어가는데....님이 쓴글은 정말 빈틈이 없네요^^ ... 좋은글이었습니다~~~
1 최청룡  
  맨위 두분 이곳에 리플 달 자격없음
남의 의견을 쉽게 장난삼아 무시하는 넷티켓도
모르는 그런 부류이것 같군요  제 리플에 기분 나쁘시죠
아마 이글 쓰신분도 같은 기분 이었을 겁니다.
1 알드니로  
  인간이라기보다 쓰래기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