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윅- 거대한 영화

영화감상평

헤드윅- 거대한 영화

1 정재원 3 2131 0
영화가 끝났을 때 서운해서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때론 분노하며, 때론 속삭이던 주옥같은 록넘버가 아직 귓전에 그득했으니까요. 아쉬웠어요.
 그를 처음봤을 땐, 노창(老娼)같은 이미지에 실망했죠. 꺼버릴까 생각했는데 웬걸, 첫곡부터 죽여주던군요.
 "난 베를린 장벽같은 존재야, 날 무너뜨려봐"
 왜 이 노창같은 여자가 이런 도전적인 리듬을 내뱉는지는 영화가 진행되며 설명되죠. 이 영화에서 록은 절대적입니다. 모든 설명은 음악으로 이루어집니다. 왜 그가 성전환수술을 했는지, 왜 망가져갔는지...
 그의 록은 분노합니다. 세상가득 맺힌 분노로 절규합니다. 강렬한 록넘버 Angry Inch에서 그의 폭력성, 세상에 대한 비웃음, 경악은 폭발하죠. 그러다 Wig in a Box같은 곡에선 너무나 아름다운 멜로디로  여성이 된 자신의 아름다움, 한편으론 반쪽 여성의 아픔을 노래하기도 합니다.
 그가 너무나 사랑했지만 미워할 수 밖에 없었던 토미 노시스와 화해할때 속삭이듯 흘러나오는 Wicked little Town.  헤드윅이 처음 작곡했던 노래이자, 토미 노시스와 음악적으로 처음 만나게 됐던 그 노래. 노시스는 화해하고픈 감정을  바로 그 노래에, 자신의 목소리로 실어보냅니다. 가슴 잔잔하게 밀려오는 침묵, 그리고 암전....
 노시스를 용서한 헤드윅. 그는 이제 더이상 위선적인 여자의 모습으로 살지 않을 것을 다짐합니다. 어릴 때 자신의 꿈을 키워주었던 '찬란한 라디오 전파'처럼 살리라 다짐하죠. 이젠 더이상 위선의 껍질인 가발(wig)도 쓰지않습니다. 그래, 손을 쳐들어 올려봐. 너는 한밤중 찬란한 라디오 전파와 같은, 꿈을 전달하는 그런 존재와 같애(Midnight Radio).
 위선도 벗으리라. 내 꿈을 찾아가리라... 한밤 실한오라기 하나 안걸치고 거리를 나서는 헤드윅. . 헤드윅은 남자도 여자도 아니지만, 그래서 오히려 origin of love의 구절처럼 헤어짐도 찢어지는 아픔도 없는 존재임을 인식합니다. 헤드윅은 마침내 사랑의 기원을 깨닫게 된 거죠.
 존 카메론 미첼과 스티븐 트래스크 콤비의 '거대한 첫걸음'에 환호하며 다음 작품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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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정성윤  
  정말 멋있는 영화죠. 개인적으로 락음악을 좋아해서 너무나도 신나면서 본 영화입니다..^^ 음악이 너무 좋죠. 물론 영화자체도 굉장히 좋구요. 강추!!!
G 르노  
  저도 강추에 한표....!  전율이 오더군요....
1 한당  
  2002년 최고의 영화중 하나..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