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 EBS에서 방영을 한 것을 보았습니다.
이번에 보면 두 번을 보게 되는데.
처음엔 장승업이라는 인물 보다는 스크린에 비춰진 수려한 영상을 보느라고 제대로 된 감상을 하지 못 한 듯 했는데요..
그래서 기회가 되면 한번 더 보고자 했던 영화가 <취화선>이었습니다..
마침 EBS에서 HD로 방영을 해 주어 시간에 맞추어 보았죠..

EBS의 한국영화걸작선은 대개 제가 태어나기 전 후의 영화를 주로 방영을 했었는데..
요근래에는 최신 영화도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저번에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를 보여 주어 너무 재미있게 보았는데 이번엔 <취화선>이네요..

영화 <취화선>은 화가 장승업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그가 활동한 연대는 19세기 중반..
사대부의 나라.. 조선이 망하기 직전에 살았던 조선의 3대 화가 중의 한명이라고 하네요..
그에 관한 내용은 인터넷을 검색해 보시면 잘 나와 있습니다..
마침 취화선 공식 사이트도 아직 있군요..
http://www.chihwaseon.com/

이 영화는 거장 임권택 감독이 만든 영화입니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를 몇 편 보지는 못 했지만 이 영화도 역시 정말 멋진 영화인 것 같습니다.
취화선은 영화 <서편제> 처럼의 아련하고도 한스러운은 느낌은 좀 덜 했지만 임권택 감독 특유의 한국적 정취는 물씬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그 당시 서울 거리가 눈에 들어 오는데요..
보통 우리가 TV에서 보던 사극과는 조금 다른..
뭐랄까 더 리얼하고 생생하다고 해야 하나요..
장면 하나하나에 혼이 들어 있다고 해야 할까요..
암튼 제 눈에는 완전 킹왕짱으로 보여 한번 찾아 보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세트장을 별도로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몇 일전 SBS 사극 드라마 <제중원>도 세트장을 별로도 만들어 촬영을 하는 듯 했는데 영화 <취화선>과 좀 대비가 되더군요..
거기의 세트장은 막 새로 만든 것임을 단번에 알아차릴 정도로 디테일 하지 못 한게 눈에 들어 왔는데요..
영화 <취화선>은 실제로 그 당시로 회귀해서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거장의 손길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1800년대 서울 종로 거리를 재현 하기 위해 철저한 고증을 거쳐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영화 한 편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잘 알 수 있는 대목인 것 같아요..
세트장 제작에 참여한 인원이 5천명이 넘고 문화재기능 보유자분들도 참여를 했으며 영화의 분위기를 위해 소나무는 전라도 해남에서 돌은 충주 보령에서 돌담집길은 전라도에서 홁돌담 자체를 걷어 왔다고 합니다.
총 제작비의 3분의 1이 이 세트장 건립에 들었다고 합니다.

제가 그림에 대해 아는게 전혀 없는지라 영화 속 그림들에 대해 별다른 감흥은 없었습니다.
이러다보니 화가 장승업과 인간 장승업에 대한 느낌도 별다른 것은 없었죠..
동양화에 대한 지식이 좀 있었다면 영화의 느낌도 더 새로울 것이고 임 감독이 의도한 그런 감상도 더 잘 따라 갔을 듯 한데요..
그게 되지 못 하는 것 같아 많이 아쉽네요..
그림은..
참..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영화 전편에 흐르는 한국적 정취는 가히 압권입니다.
기와집도 그렇고 초가집..
종로 술집도 그렇습니다.
옛 조상들이 입었던 누더기 옷도 그렇고..
막걸리도 새로워 보이더군요..
여기에 울그락 푸르락 하던 나무와 꼿..
그리고 산과 들판과 갯펄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정말 편하해 지다가도 싸한 감정이 생깁니다..
이런 느낌을 줄 수 있는 영화가 임권택 감독의 영화가 아닐까하네요..

그리고 배우 최민식의 연기도 정말 좋았습니다.
순박한 듯 하면서도 정열적인 그의 연기도 뭐라 표현은 못 하겠지만 정말 멋졌습니다..
간간히 흐르는 우리의 정통 음악도 영상과 잘 어울렸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 영화로 임권택 감독은 2002년도 칸 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장인이 외국에서도 인정 받는 듯 하여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