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어(Spare, 2008) - This is what i want!!!(스포일러)

영화감상평

스페어(Spare, 2008) - This is what i want!!!(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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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웃과 같이 대규모 자본을 들이기 힘든 우리나라에서 내 취향에 맞는 영화를 어떻게 만들수 있을까?
인물들 간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섥히는 스토리와
80년대 홍콩액션영화 처럼 긴장감 있으면서도 화려한 액션을 잘 뒤섞는 게 가장 낫다.

어쩌다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스페어의 예고편을 보고 설마설마 했는데 진짜로 나와버렸군요.     


[마음에 드는 점]

1. 스토리
이 작품의 최대 강점은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얽히고 섥히는 인물들입니다.

광태(임준일) - 자신의 간 판매를 통한 빚의 변제
사토(코가 미츠키) - 야쿠자의 두목인 아버지에게 광태의 간을 이식

길도(정 우) - 역시 간 판매액을 통한 빚의 변제 및 도박 비용 마련

기무라(오자와 가즈요시) - 간의 조달을 막아 보스를 죽게 만들어야 함

명수(김수현) - 광태와 길도의 채권자, 광태의 간으로 한몫 잡기

이런 각자의 목적과 이해관계들이 복잡하게 좌충우돌하면서 흐름을 만들어내고
이 흐름이 영화에 몰입하게 되는 근본적인 원동력이 됩니다.



2. 인물

광태 - 길도
돈도 없고 빚쟁이에다 약간의 양아치 기질도 있는 광태. 
뱃속에다 능구렁이+너구리+구미호를 넣어놓고도 도박벽에 허덕이는 길도.
둘은 불알친구 이지만 길도는 눈꼽만큼의 가책도 없이 광태를 벗겨먹고
빚 변제를 위해 도움 좀 받으려고 살살기던 광태는 이 사실을 알고 나중에 된통 손봐주게 되죠.
그런 와중에 오고가는 이 둘의 대화와 행동들은
여태껏 보아왔던 드라마나 영화의 다듬어진 그것들과는 달리
현실속에서 얼마든지 보고 들을 수 있는 친숙한 모습들입니다.
아무런 거부감 없이 감칠맛 나게 받아들이게 되더군요.

광태 - 사토
야쿠자 보스의 아들로서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광태의 간이 필요한 사토.
일반적으로 알는 야쿠자의 모습과는 달리 중후하고 무게감있는 옛날 무사와 같은 느낌입니다.
빚이 변제된 줄 알고 좋아하다 그게 아닌 걸 알고 길도를 찾으러 호랑이 굴로 가야되는 광태를
어쩔수 없이 보호하기 위해 동행하게 되는데 이때 부터 영화는 버디 무비의 모습도 띄게되죠.
재밌는 점은 이 두 인물의 국가, 신분, 성격이 극명하게 상반된다는 점입니다.
바다 건너의 한국인과 일본인.
거리의 양아치와 조직의 2인자.
가볍고 껄렁거리고 살살대는..... 현실속에서 얼마든지 볼 듯 한 성격과
무겁고 흔들림 없으며 무협지에나 나올 법 한, 조금은 비 현실적인 성격.
대사의 느낌도 광태-길도의 관계와는 달리 완전히 서로 다른 세계에서 온 듯 하며
말 자체도 한국어와 일본어로 틀리죠. ^^
이 극명하게 상반된 두 캐릭터가 꼬여가는 상황을 통해 융화되어 가며 흥미를 자아냅니다.

명수 - 종일
명수는 사채와 불법도박장을 운영하는 조직의 보스이고
종일은 그의 바로 아래 똘마니입니다.
아무 것도 없으면서도 뭔가 있는 척하며 으시대다 일꼬이면 마구 열내버리는 조직 두목과
강한자 앞에서는 약하고 약한자 앞에서는 강하며 좀 멍청하고 허풍끼가 있는 그 똘마니.
뭐 전형적인 코믹 악역 캐릭터 조합이자 이 영화의 실세 악역이죠.
한쪽은 문자 써가며, 한쪽은 살살 비꼬아 대며 말하는 투가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기무라
베일에 싸인 인물의 명을 받고 사토의 아버지를 찌른 장본인이며 광태 간의 조달을 막으려는 인물이죠.
오자와 가즈요시, 상당히 포스 넘치는 배우이고 스토리상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만 했었는데
중간에 너무 허무하게 사라져서 아쉬웠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서 다루죠.


3. 액션
일단 제가 딱 원하던 스타일의 액션임은 분명합니다.
권과 각이 오고가며 적당히 화려한 동작들을 조합하여
시각적 만족도가 높습니다.
영화 중후반 쌍둥이 들과 격투씬이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라고 할만 한데요.
두 주인공이 밀리다가 카포에라와 절권도로
스타일을 바꿔서 승기를 잡는 장면에서는 좀 놀랐습니다.


4. 연출
  영화 초반, 전혀 상관의 없는 두 세계인
  우리나라 뒷동네와 야쿠자의 조직의 모습이 교차 편집되면서
  이 놈들은 다 함께 심하게 꼬여 갈거다 라는 예고를 하며 흥미를 돋구죠.
  또한 양념으로 어색하지 않으면서도 코믹한 상황이
  중간중간을 장식하며 웃음을 유발하는데도 성공적입니다.
  (특히 라면씬이 정말 웃겼어요. ㅋㅋㅋ)       



[아쉬웠던 점]

1. 스토리
이 작품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얽히고 섥히며 막나가는 스토리를 뚝심있게 끝까지 밀고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광태, 사토(단순 무식 몸으로 밀고 나가기) - 길도(사악한 잔머리) - 명수(조직의 쓴맛) - 기무라(역시 조직의 쓴맛)
이 네가지로 대표되는 힘의 관계가 서로 밀고 당기며 영화 끝까지 이어져 갔어야 했는데
영화 중반에서 기무라가 허무하게 나가 떨어지고 길도 역시 도박판에서 망해버림으로써 힘을 잃어 버려서
종국에는 광태, 사토-명수의 대립 구도로 좁혀져 버립니다.
이로써 팽팽하게 유지되던 극적 긴장감이 후반들어 느슨해져 버리는 우를 범해 버리더군요.

2. 인물
  광태와 사토의 감정이 좀 더 깊게 통하지 못했던 점이 아쉽습니다.
  영화의 절반 가까이가 둘의 버디무비 형식인데
  이 둘의 감정이 서로 신뢰하게 되는 데 까지 나아갔더라면
  감동도 더 했으리라 생각이 되네요.

3. 액션
스타일 만큼은 딱 제 취향입니다만 완성도 면에서는 좀 떨어지더군요.
정확히 타격이 되는 걸로 보여야 되는 부분에서 비껴치는게 간혹 보이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동작 하나하나에 힘이 좀 덜 들어간게 눈에 띕니다.
또한 심하지는 않지만 흔들리는 카메라와
(너무 싫어!!  액션은 카메라가 아닌 배우가 하는 겁니다!)
액션씬 도중 다른 장면의 빈번한 삽입은 액션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더군요.

한가지 재밌는 점은 타격음인데
여타 육탄액션 영화와는 달리 이 작품에서는 타격음이 거의 들어가지 않습니다.
물론 액션의 리얼리티를 살리겠다는 점은 저도 공감합니다.
수많은 육탄 액션을 보며 타격음을 현실과 똑같이 집어넣으면 어떨까 하고 저 역시 생각해왔었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을 보며 그 생각은 접었습니다.
역시 비현실적이지만 타격음이 액션을 살려주는 데 지대한 역활을 한다는 결론이 나와버리네요.

4. 연출
  이 부분은 나무랄데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영화 전문지식은 문외한이라 어떻게 평이 불가..... 무식이 드러나네요. ㅋㅋ)




[아쉬워서 내가 수정해 본 스토리]
호텔에서 사토와 맞닥뜨린 기무라는 도망치는데 성공하고 사람을 다시 모으며 사토와 광태의 행적을 쫒는다.길도와 만나기 위해 명수의 본거지로 들이닥친 광태와 사토는 한바탕 난리를 피우고
다시 빠져나가기 위해 쌍둥이와의 격투를 시작한다(단, 위치는 주차장이 아닌 도박장과 가까운 곳)
길도는 난리통에 끊겼던 포커를 계속하게 되고 광태의 빚과 자신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올인을 하는데 이게 대박을 맞아 포커판에서 승리하게 된다.(먼저 패를 펴고 칩을 긁어가는 것은 길도가 아닌 상대방)
길도가 환호하는 순간 쌍둥이에게 도박장까지 다시 밀려들어온 광태와 사토가 싸우는 도중 포커판을 박살내 버리게된다. 포커를 같이 하던 사람들은 얼씨구나 하고 칩을 몽땅 집어가 버리고 길도는 망연자실.
결국 광태와 사토는 쌍둥이를 이기고는 탈출하는데 성공.


길도는 떼먹힌 1억 때문에 브로커를 찾아갔다가 먼저 그 브로커를 찾아와 닥달하던 기무라와 마주치게 된다.
기무라에게 협박당해 광태와 전화통화를 해서 그들의 위치를 알아낸다.
광태와 사토가 있는 곳으로 끌려가는 길도.


영화의 마지막
밀항을 하려는 광태, 사토는 항구에 도착하는데
그 행적을 찾아낸 명수와 기무라 일당이 몰려와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다.
한바탕 벌어지는 격투.
기무라는 광태의 간이 없어져야 보스가 죽게 되니
광태를 죽이려고 하고 광태는 위기에 빠진다.
광태의 간으로 한몫 보려는 명수는 그 장면을 보고 기무라를 쳐버린다.
동시에 길도는 원래 싸움을 잘했는데 어떤 이유로 그 사실을 숨가고 있다가
위험에 빠진 광태를 구하기 위해 결국 자신의 절기를 드러낸다.(작은 반전! 슬로우 모션과 함께 극적인 등장!)
화가난 기무라도 명수 패거리를 쳐버리게 되고 이때부터 중구난방 개난장판이 벌어진다.
결국 기무라와 명수 일당을 전부 처리해 버린 광태 길도 사토.
광태는 길도가 구해주긴 했지만 길도의 잔머리에 진저리가 난 나머지 전처럼 또 치려고 하자
길도는 그냥 맞지는 않는다.
이번에는 멋지게 한판 붙는 광태와 길도.
사토는 그 장면을 보고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머리를 싸쥔다.

그리고 6개월 후....




전반적으로 이 작품에 점수를 주자면 85점에
제가 숙원해왔던 장르의 작품이 우리나라 영화판에 등장했으니
보너스 점수 5점으로 90점을 주고 싶습니다.
마지막을 보니 후속편이 나올 것 같아 기대 만빵이며,
더 나아가 이성한 감독은 심형래 감독과 손잡고 서로를 보완해서
울트라 엑설런트 수퍼 스펙타클 울티메이트한 작품을 만들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제게 있어서 너무나 애착이 가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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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 한정섭  
클로버필드 영화나  메멘토같은류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 보면 강추
재미를 위한 영화나 여친이랑 보러갈때 보면 대략 난감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