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가? 방가 (스포일러 有)

영화감상평

방가? 방가 (스포일러 有)

22 박해원 0 4900 0
민감한 주제를 잘 다뤘네요. 법이라는 잣대에만 국한될 수 없는 불법 체류자들의 애환을
코메디의 역설로서 표현했는데,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잘 풀어간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는 사회 실정과 대중의 시선... 영화를 보며 마냥 웃을
수만 없는 이유가 이거겠죠. 하지만 동시에 많은 걸 되새기고 재밌게 볼 수 있었습니다.

우선 등장인물 개개인의 개성이 뛰어나 지루함은 거의 느끼지 못했습니다. 특히 주인공인
김인권은 능청스러운 연기에 도가 텄더군요. 내외적으로 자신의 모습과 너무도 닮은 이주
노동자들을 처음에는 이용하다가 나중엔 자기도 모르게 정체성까지 불분명해지며 도움을
주는 표현까지 자연스레 보여줬습니다. 또 베트남의 장미 역할은 한 배우는 한국분이던데
진한 눈썹과 강한 눈매가 무색하게 감쪽같이 연기를 해주셨더군요. ㅎㅎ

사이사이에 치고 들어오는 코미디도 끊임없는 전개에 큰 역할을 해줬습니다. 외국인들이
주가 되는 코미디이기 때문에 말장난이나 무지에 대한 개그가 어찌 보면 꽤 관대해졌죠.
고로 외국인의 욕설이라는 일차원적인 개그도 있었지만 악의가 없어 그것마저 정감 가고
전해주는 메시지가 와닿았습니다.

이 영화의 드라마성은 후반에 극대화되는데요. 결국 마지막에는 그렇게 연습해대던 노래
대신 평소에 익히 들어 귀에 아른거리던 노래로 대신합니다. 어찌 보면 반전일 수 있는데
가장 감동적인 화합의 장면이자 자연스런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대상을 발표하기 일보
직전에 대회가 뒤엎어지는 것도 하나의 장치였죠. 관객들은 다 알았겠죠. 그 팀이 우승할
거라는 걸... 하지만 뻔함을 피하고 차별성을 두기 위한 전개는 계속됩니다. 결과적으로
영화에 모호성을 가미해 여운을 남깁니다... 하지만 여한까지 남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이렇게 개인적인 해석의 여지까지 남겨놓고 말이죠. ㅋㅋ

잘 다루지 않았던 주제인 만큼 색다른 맛이 더러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코미디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두 감정의 비율이 거의 차이가 없는 것은 참 괜찮은 영화였다는 것이겠죠.
극장 분위기에 파묻혀 볼 영화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나라내 많은 인종이 웃고 공감하고
눈물 흘릴 영화였음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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