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은 천재인가...

영화감상평

김기덕 감독은 천재인가...

1 남생이 12 4580 4

  내가 첨 본 김기덕 감독의 작품이 파란대문이었다.  그저 우연히 티비에서 하는 걸 봤는데 충격적이고 놀라웠다.  사회에서 가장 변두리 더러운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비춰주며 사람들의 추악한 욕망을 솔직하게 그려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 본 작품이 수취인 불명이란 작품인데 너무 잔인하고 고통스런 장면이  많이 나와 제대로 다 보진 못한거 같다.  양동근이  땅에 박혀 버릴 때는 정말 ..... 욕이 자연스레 나왔었다.

 그의 작품은 정말 독특하고 힘이 넘친다.  사회의 어두운 부분 인간의 탐욕스런 내면을 솔직한 시선으로 쳐다본다. 황당한 사건들이 종종 발생하지만 전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 바로 옆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소재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상상력은 뛰어나다 못해 천재적이다.  섬에서 낚시란 소재를 가지고 얼마나 놀라운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을 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잔인하지만...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해낼 수 있을까 생각이 들만큼 독특하고 독창적이다. 

  그리고 재미난 것은  나쁜 남자에서  새장 여인숙(파란 대문의 배경)이 나오고 거기에 창녀촌 주인여자가  수취인 불명에 가슴이 잘린 여자로 나온 분(내 예상)이 나오는 거 같다. 자신의 작품의 인물들을 다른 영화에 또다시 배치하는 아이디어는 그의 영화팬에 대한 서비스일 것이며 고통 받는 인물들에 대한 계속적인 관찰이다.

  또하나 그의 영화의 주인공은 별 말이 없다.  대사가 거의 없는편인데 그것은 바로 인물의 내면묘사를 중점으로 하기위한 감독의 의도 때문일 것이다.  정말 나쁜남자에서 조재현은 쉰목소리 몇마디의 대사가 다였다. 
  오로지 인물의 표정, 행동으로 그 모든걸 설명해 낸다.  침묵이 언어보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말해줄 수가 있음을 그의 작품을 보면서 느꼈다. 

  작품들을 보면 언제나 가슴은 쓸쓸해지고 기분이 별로 좋진 않다.  하지만 두꺼운 책을 읽고 난뒤의 여운같은 것이 남아있다.  생각을 하게 된다. 삶에 대해 좀더 솔직한 내 내면의 모습을 아주 잠깐이나마 들여다 볼 수가 있다. 

  마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을 읽은 듯한 느낌.  뭔가 쓸쓸하고 고통스럽지만 알수 없는 감동이 조금씩 밀려오는 묘한 느낌이 나게 된다.  너무나 강렬한 인상 때문에 그의 영화는 수년이 지나도 선명하게 내 뇌속에 각인되어 있다.

 폴 토마스 앤더슨이라는 미국의 천재감독과 김기덕 감독.. 둘은 꽤나 비슷하게 닮아 있다. 똑같이 사회의 더러운 곳을 솔직한 시선으로 뛰어난 아이디어로 담아내고 있고 그 중심엔 사람에 대한 진실된 사랑이 자리잡고 있다. 

 아주 비관적이고 비정상적인 내용인거 같지만 사실상 인간에 대한 진실된 사랑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이런 독톡한 감독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괴물을 보면서 사실 솔직하게 보고난뒤 아무런 여운이나 이런것이 남아있질 않았다. 칸영화제에서 주목받은 것과 기자들의 호평에 비해 개인적으론 그저 조금더 좋은 영화 정도의 느낌이었을 뿐이었다.
 cg 기술들도 대부분 외국 하청이었다니.... 그런면에서 그리 대단한 작품이었다고 평하기엔 너무나 부족하다. 


  김기덕 감독 말대로 조금더 다양한 영화를 우리 극장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이나 김기덕 감독같은 자신만의 색을 지닌 감독이 앞으로 많이 등장했으면 바램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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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1 이준호  
예전에 사진에 빠져있을때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보고 감명받아서 새벽 내내 가서 주산지에서 촬영을 하고 온적이 있는데 영화에선 그리도 넓은 호수같던것이 실제로 보니 엄청나게 쪼끄만 저수지더군요. 심하게 실망했습니다.-_-;; 뭐, 영화에선 정말 멋있더군요.
1 아디오스  
김기덕감독 마지막 작품인걸로 알고있습니다
영화찍으면 국내개봉은 안한다구 하더군요
1 mario  
개인적으로  김기덕이 '완소' 앤더슨과 비견될 만큼 레벨이 높지는 않다고 믿습니다.
완소 앤더슨이 모짜르트라면 김은 대략 살리에르가 거느리던 시종 a의 사돈의 팔촌의 마누라의 엑스룸메이트 정도? -_-;
1 손유진  
살리에르가 거느리던 시종 a의 사돈의 팔촌의 마누라의 엑스룸메이트...

하이든??
1 CAAL  
영화보면서 뭔 레벨 타령이야...겜좀 작작해라....
1 니귀미  
봄여름가을겨울 ㅋ 그거는 물위에 암자가 죽여줬죠.. 셋트라고하던데 남겨두었으면 좋았을텐데말이져.. 아마도 넘 중간에 덩그렇게 있으니까 군청에서 철거지시를 내렸나봅니다.. 원래 여간해선 남겨두고가거든요.. 예를들어 임수정 문근영 주연의 장화,홍련에 나온 그 집도 최소한 제가 가봤을떄는 그대로 있었음.. 개봉하고 1년정도후에 갔었는데.. 영화랑똑같이 집에서 조금내려오면 조그만 저수지랑 앉아서 발 담글수있는 작은나룻터도 그랬꾸요..그 바닥에 누가 칼로 임수정이니 문근영이니 파놓은게 좀 거슬렷깄했지만 모든게 그대로있으니 참좋더라구여.. 제작사 입장에서도 그런 셋트를 철거 회수 하는건 그 자체가 돈이들어가는거니..거의 남겨두는데말이져
1 니콜...  
김기덕감독을 좋아하지는않으나 만약 그의 영화를 더이상볼수없으면 상당히 섭섭할거같습니다.
볼때마다 느끼는거지만 김기덕감독의영화는 녹즙을먹는느낌입니다. 보고난후 상당히 찝찝하지만 가슴한켠에 뭔가 차있는것이 느껴집니다. 상당히 파격적이고 극으로 치닫는 인물묘사임에도 불구하고 현실과 영화의 괴리감이 그다지 느껴지지않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상당히매력적이고 능력있는 감독임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1 안성호  
예술가나 기술자나 예능계쪽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필요하죠.
솔직히 관객이 따라가기에는 너무 난해한 영화들 이기도 하고
서로를 위해 국내에서는 개봉안하는게 낫겠네요.
1 던필  
mario님 안녕하시죠..?                                                                                                  다른 분들은 낯선데 마리오님은 익숙해서 지나가다 글 남깁니다..                                          여전히 게임을 즐기시는군요.. 그것이 나쁘다는 뜻은 아니고 여전하신 것 같아서요.^^                남생이님 글 잘 읽었고요..                                                                                            폴 토마스 앤더슨과 김기덕 감독을 비교하기에는 조금 거리가 있지 않나 싶긴 한데, 두 감독 모두 좋은 감독들이고 자신의 미학적 소신대로 영화를 만드는 요즘의 고도로 산업화된 영화 시스템 속에서는 보기 드문 감독들이라고 생각됩니다..                                                                    주류냐 비주류냐를 떠나서 국내개봉을 안하겠다는 것은 소수일지라도(?)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유감스런 일입니다..                                                                            서로를 위해 국내에서는 개봉을 안하는게 낫겠다는 위에 안성호님의 리플은 선뜻 이해가 안되는군요..                                                                                                                            딴지를 걸고자하는 것은 전혀 아니고, 어렵더라도 국내에도 개봉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나가다 참견 한번 합니다..                                                                                              위에 언급된 감독들 모두 좋은 감독들이고 각자의 개성과 비전대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는게 영화팬들에게도 선택의 다양성과 풍부함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오랜 만에 쓰니 횡설수설하긴 한데, 좋은 글들 읽다가 노파심에 한마디 남기고 갑니다..              즐거운 씨네스트 생활들 되세요..^^;;                                                                             
1 mario  
던필님도 안녕하시죠? :)
1 고벤  
  솔직히 재미없는 건 재미없는 거 아닌가요 김기덕 감독에 영화에 대해 사회 어두운 곳에 대해 인간에 대한 추한 욕망을 천재적으로 표현했다고 말하는데 인간군상에 대한 감독에 시각이 어떠냐에 따라 진지하게 풀어갈수도 있고 또는 해학과 따뜻한 시선 그리고 덤덤한 시선으로도 풀어낼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님 표현대로 김기덕 영화는 깨알같은 글씨에 두꺼운 책처럼 그렇다고 스토리가 제 주관적이지만 재밌지도 않고 님이 무라카미까지 들먹이면서 괴물을 비교하면서  말하기엔 참 이해안가는 부분이 많더군요 무라카미소설은 일상을 덤덤하면서도 독특한 표현으로 봉준호 감독에 영화와 맥을 같이 하는거 같은데 어떻게 김기덕 영화를 보면서 무라카미를 찾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플란다스의 개는 봤는지 궁금하네요 모 딱 묶어서 그렇다는건 아니지만 암튼 김기덕에 영화는 인간에 성적 본능에 관해 우리 나라 사회 문제를 엮어가며 그나마 디테일하게 표현한게 세계에선 인정받았지만 그게 영화적 재능으로 연결하기엔 정말 무리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봉준호 감독에 괴물이란 영화를 아직 보진않았지만 전편영화를 보고 감독에 철학이나 생각들을 읽어가며 그 감독을 평가하면 님이 쓴글은 정말 어불성설이라고 밖엔..그리고 cg가 외국 하청이었다니란 표현을 보고 웃기더군요..우리나라에 cg를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팀을 짜서 작품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어야 쓰는거지 그게 봉준호 감독에 영화 제작 능력이랑 몬 상관이라고 그런 표현을 쓰는지
1 남생이  
  고벤님에 대한 의견 충분히 알겠구요. 1년 후에 다시 답글을 다네요. ㅎㅎ 플란더즈의 개 봤었구요. 봉준호 감독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하고 싶네요. 님이 말한대로 덤덤하면서 해학적인 표현들이 그의 영화의 스타일이고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인듯 합니다.  괴물을 비평한 것은 괴물을 너무 언론이 과대포장해서 평가한 것에 씁씁한 맘에 한 것이고, CG의 외주를 비판한 것은  순수하게 한국의 기술로 제작된 게 아니면서 한국 CG의 한단계 발전이란 보이지 않는 타이틀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디워가 어떻게 보면 특수효과 면에선 더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군요. 무라카미의 소설 주인공들은 절대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인물들이 아니죠.  상처받고 기형적인 심리를 다 가지고 있더군요.  자살을 시도하고, 삶에 대해 비관적인 캐릭이 많지요. 봉준호 감독의 작품보단 김기덕 감독의 스타일에 좀더 가깝다는 느낌이 드는게 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