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년대에 중세 유럽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가 죽은 한 사람의 일대기를 표현한 작품이다. 한데, 재미있는 것은 이 사람이 결코 위인이 아니며, 악인도 아니고, 특이한 업적을 남기지도 않았고, 존경할 만한 점도 없으며, 그저 좀 까불다가 돌아가신 것으로, 약간 발버둥 치면서 삶을 살았다고 보는 데, 왜 이런 인물의 전기적 영화를 만들었냐는 것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런 영화를 매우 흥미롭게 만들었다는 데에 있다.

감독은 우리가 살면서 맞딱뜨릴 수 있는 모든 감정들(기쁨과 증오와 슬픔, 그리고 황당함,..)을 이 영화 한편에 모두 담았다. 또한 영화에서 그 각각의 감정들이 표현된 정도와 차지하는 시간 분량이, 우리가 인생에서 느끼는 정도및 그 기간과 비율적으로 같다고 본다. 이건 그 사실 자체가 놀랍기도 하지만, 이 영화를 제작한 사람들이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 지를 생각해보면 또한 더욱 놀랍니다.

바로 그 정성이, 1975년에 만든 영화임에도, 이 영화가 만들어 진 지 35년이나 지난 오늘날의 영화인들이 이 영화에서 절대 카피할 수 없는 절대 영역인 듯하다.

이 영화에 평점을 따로 줄 필요가 없는 것이, 이 영화의 이런 가치를 비교할 다른 영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