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결론이 다른 감독판까지 다 보고 .. ['감독판' 감상문]

영화감상평

[re] 결론이 다른 감독판까지 다 보고 .. ['감독판' 감상문]

1 야미쿠로 6 2118 0

** 위에, 극장판 감상문을 먼저 보시고, 감독판 감상문을 봐 주세요. **




===============
===============



방금, 감독판을 봤습니다.

결론이 전혀 다르다길래, 궁금하기도 하고 감독판이 더 재미있다는 분들도 있어서 구해서 봤습니다. 보고 나서 왜 감독판을 봤을까 후회가 되고 있습니다.
(사실, 전부 다시 본 것은 아니고요. 극장판과 다른 부분만 찾아서 봤습니다)


일단. 감독판은 극장판과 다른 부분은 총 3군데였습니다.

첫째는 - 성인이 된 에반이 어머니를 만나서 점을 보는 장면.
둘째는 - 에반에게 신적인 힘이 있음을 암시하는 곳곳의 대사들.
셋째는 - 에반은 이미 사산아 였음을 말해주는 반전.

극장판을 나름대로 흥미롭게 본 저로써는, 미국 현지 언론으로부터 "1월은 원래 각 영화사에서 가장 쓸모없는 영화를 내놓는 달이기는 하지만 '나비효과'는 쓰레기 그 자체다" 라는 최악의 혹평을 받았던 점을 사실 잘 이해 못했습니다.
플롯이 난장판이고, 주인공들의 뒤틀린 관계 구조, 불필요한 조연들의 난발..
너무나도 조악하기는 하지만,
싸구려 로맨틱 코메디가 난무하는 헐리우드에서 과연 "쓰레기" 라는 칭호를 받아야 할 만큼의 작품일 것인가 ?

감독감을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왜? 나비효과가 쓰레기라는 소리를 들었는지..

일단, 극장판에서 보여지는 - 현실 우선주의에 입각한 결론.
(에반을 약간은 정신병자로 몰고 가는 감이 있지만, 스토리 전개가 제법 이치적으로 잘 맞아 떨어지고... 감독의 작가정신 또한 적당히 느껴집니다)

하지만,
감독판의 짤리지 않는 부분과 결말은 - 그야말로 '나비효과'(=혼돈) 그 자체로군요.

위에 극장판에서는 연출자체는 스릴러 틱해도 그야말로 미래지향적인 "인생의 참맛이란 자신의 선택과 그 시발점인 바로 지금" 이라는 휴머니즘 영화였다면,
감독판은 주제의식 + 장르 자체가 달라집니다...

어머니와 점을 보면서,
자신의 영혼이 존재치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SF 스릴러로 빠지기 시작하죠)
그리고, 자신이 사산아 끝에 태어난 기적의 3번재 아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암 투병중인 어머니에게 과거를 바꾸겠다고 단언을 합니다.
(물론, 극장판 교도소에서도 이런 장면이 나옵니다만, 병원씬과는 천지차이.... 아들의 그런 신적인 능력을 알고 있는 어머니가 하지 말라고 말리는 장면이 감독감에는 나오더군요)

다시말해, 극장판에서는 ... 존재치 않았던 과거를 나약한 청년 에반이 망상으로 만들어내다가, 그런 과거의 망상을 벗어나 현실에 안주하는 스토리라면,

감독판은 정신병이 아닌, 에반에게 신적인 능력 자체를 부여해 버렸습니다.. ㅡ.ㅡ;;

외계인과 로봇만 안 나왔을뿐, 전형적인 SF 영화가 되어 버린 겁니다.



..... 그리고, 결론에 가서

토미가 고등학교 졸업식장에서 아주 멋드러진(?) 말을 내뱉는군요

"부모의 희생을 통해서 우리가 이 자리에 있다."

이게 뭔 소린지 ??
결국, 영화 후반부에 나오지만 - 물론, 초반부에 점을 볼때 점쟁이의 말도 안되는 말이 나오기는 하지만
(왜? 점쟁이의 - 너는 산 사람이 아니다. 영혼이 없다.. .. 하지만, 에반이 실질적으로 존재치 않는다 해도 점을 보는 그 순간에는 분명 실체가 존재합니다. 무당이라서 미래를 보니, 영화 결론처럼 나중에 에반이 죽는것을 감지했다 ? 하하하. 그렇게 되면 운명의 존재함을 인정하는 꼴이 되는데.. 운명을 수차례 뒤틀리게 만드는 SF영화에서 말이 되는 이야기인가? 암튼, 영화 중반 까지 그는 신적인 능력으로 생쑈들을 마구 펼쳐보입니다. 극장판에서는 망각이지만, 감독판에서는 그 순간들은 분명 사실입니다)


에반은, 태어나지도 못 합니다.
에반이 태어나면서 너무 많은 일들이 뒤틀리기 때문에 --- 스스로 탯줄로 목을 감아서 죽더군요.

그리고.... 토미 + 켈리 + 레리의 아주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일상이 쏟아져 나오고




...... 에반은 .......................................... 그렇습니다.





그냥, 존재하지 않습니다.




감독판을 보면서 - 보다 더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결론으로, 흥미롭기는 한데

도대체.. 이 영화가 지향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

도대체.... 감독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요?
(감독이 영화 보는 동안 재미있게 봤으면 됐지. 뭘 바라는거냐고 한다면 - 머리통을 날리고 싶군요)

감독판만으로 보면, 이 영화는 미국 평론가들의 말처럼 쓰레기가 됩니다.

극장판은 어설프고 어눌해도 - 나름대로 작가의 철학과 교훈이 담긴 작품이었다면
(제가 윗글에 썼지만, 극장판에 담긴 의미는 작은 실수 하나를 고친다고 해서 현실이 되바뀌지는 않는다. 우리는 미련을 갖기보다 현실에 보다 더 충실한 삶은 살아야 한다)

감독판은 그저, 혼란스럽기만한 지저분한 시간여행과 쓸데없이 난무하는 폭력이 판치는 쓰레기로 전락해 버리고 마는 겁니다.

왜냐하면, 미국의 끔찍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을 해놓고는
(아동 학대. 성적인 문제 등등)
그것을 해결해 나가기 보다는 - 그것을 안 하고 참아준 부모님들에게 감사하다는 식의 결론이 나오다니.
나비효과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한 번의 실수는 영원히 돌릴 수 없는 것으로 포장하면서 끝을 내면,
이 영화를 보는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그저 절망감을 안겨 줄 뿐인데..
(리얼리즘 영화라면, 현실 반영을 제대로 보여줬군하고 이해하겠지만 - 끔찍한 사건으로 도배한 엉성한 플롯의 "SF" 영화의 결론이 이럴수가)

도대체가, 이게 무슨 정신병자 같은 스토리인지 .... ㅡ.ㅡ;;




어이, 감독 ----- 인생이 무슨 단순한 일직선 하나인 줄 아는가 ?

에반이 안 태어났다고해서, 켈리와 토미, 래리가 그토록 평범한 행복을 누리면서 살 수 있다고 누가 장담한단 말인가 ?
정녕,
자네는 빈 라덴 한 명만 죽으면 - 세상의 모든 테러가 사라지고 영원한 행복이 올거라 믿는가 ?


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 혼돈과 파괴만을 불러오는 법은 아닐터,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행복과 기쁨으로 다가올 수 도 있는 법이다.
(여친의 저주라고 생각하는 수능 당일 감기가 내게는 다시 올수 없는 기적같은 행복이듯)


결코, 인생은 일직선 하나가 아닐걸............................. !!








..
..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6 Comments
1 helboy  
  감독판 안본게 다행이네여..........
이런영화들 만들다 보면 자신이 헷갈리게 되는것 같네여...
어떤게 진실이고 거짓인지... 세상이 변하니 이런영화들이 많이 나오는것 같네여.....내가 살고 있는 세상조차 믿지 못하겠으니....
전 아이인사이드가 더 좋았던것 같은데....
1 이휘종  
  미국평론가들이 혹평한 영화는
감독판이 아니라 극장판 아닌가요.??
1 김민영  
  극장판 맞습니다..
그리고 쓰레기는 아닌듯 하네요
1 김상민  
  장문의 글 잘읽었습니다. 위의 극장판은 감상문을 아주 잘쓰셨는데 아리러니하네요. 이곳 게시판에서 쓰레기라는 등의 표현은 논란거리가 될수 있으니 자제해주시길.. 저를 포함한 일부사람들은 감독판을 더욱 재미있게 봤습니다. 에반의 죽음으로 주변인물의 행복은 장담할수가 없죠. 하지만 자신의 존재했던 케이스보다는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는 것을 감독은 보여준것입니다. 에반 역시 자신으로 인해 주변인물의 불행해진다면 차라리 자신의 존재자체를 부정하기 위한것으로 죽음을 택한것이구요. 사랑하는 사람들 부모님, 친구, 연인 그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자기를 지운것입니다.

빈라덴이 태어나지 않았다하더라도 테러는 일어나고 모두 행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로인해 불행한 사람들의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사실이죠.
1 김상민  
  그리고 이 영화는 다분히 시간여행의 성격을 담고있고 SF적인 요소도 물론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에반은 신적인 존재라고 하셨는데 아마 그런것도 감독의 의도라고 생각됩니다. 존재해서는 안될존재 즉 실제로 극상에서 에반은 우리세상의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죠. 감독판의 에반의 어머니가 그러했듯 에반의 형 둘쨰형까지 태어난 후에 에반처럼 현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죽음을 택하죠. 에반이 계속 살아간다 하더라도 에반이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게 된다면 어떨까요? 에반과 같은 능력을 가진 애들은 다시 죽음을 택하게 될꺼요. 그의 부인또한 유산으로 인해 괴로워 하게 된다는 것이죠. 즉 그로 인해 불행한 사람은 계속 생기는 거죠. 그래서 에반은 모든 사람이 행복하기를 원한것이 아니고 자기로 인해 불행해질 사람들을 없애기 위해 죽음을 택한것입니다.

극장판의 엔딩처럼 모른채한다고 끊내는 것이 더욱 허무하죠. 또다른 사람들이 에반과 맞물려 불행해 질테니까요.

극장판도 물론 재미있지만. 저의 소견으로 볼때 제목과 가장 어울리고 더욱 가슴에 와닿았던 작품은 감독판이었습니다. 더욱 많은것을 생각하게 해주었구요.

중국에서의 나비 날개짓이 반대편에 태풍을 가져올수도 있다. 그 나비가 중국에서 날개짓을 하지 않고 일본으로 날아와 날개짓을 한다면  그 역시 반대편에 태풍을 불러올수도 있습니다. 그럼. 그 태풍을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그 나비의 존재가 없었다면... 태풍은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혼돈을 없애는 것은 無로의 회귀 밖에 없다는 것을 감독은 말하려 한것은 아닐까요?
1 이원교  
  저도 글쓰는 재주가 없어서 잘은 쓰지 못하지만 위에 김상민씨 댓글 처럼 감독판을 더 재미있게 봤습니다. 뭐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영화에서는 말이 안되는 부분 투성이 일테지만 감독판에서 보여준 선택도 한가지 선택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도 쓰레기라는 말을 들을 정도의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