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마자 리뷰: 5점] 협녀, 칼의 기억(2014)

영화감상평

[보자마자 리뷰: 5점] 협녀, 칼의 기억(2014)

28 godELSA 3 2102 0

매혹적인 영상미만 본다면 감각적인 수작, 그 외에는 글쎄...

평점 ★★☆


박흥식 감독의 <협녀, 칼의 기억>은 고려 말기에 서로 부딪히게 되었던 세 검객과 검의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는 고전적 무협 서사를 이끌어가지만 검에 주인공의 사연을 실으면서 그들의 애절한 드라마를 묵직하게 이끌어낸다. 하지만 절절하게 와닿지는 않는다. 영화는 드라마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플래시백을 자주 사용하는데 서사 곳곳에 퍼져있다보니 에피소드를 띄엄띄엄 건너뛴다. 박흥식 감독은 그들의 내면을 가장 잘 나타내는 장면을 삽입하지만 지나치게 압축된 사연은 주인공들의 내면에 깊이 있게 들어가지 못하고 겉돌기만 한다. 인물은 평면적으로 각인되고 주인공의 내면의 변화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렇다 보니 스토리에 공백이 많이 생기고 영화의 흐름은 부드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상세한 설명이 배제된 플롯은 관객과 인물 간의 심리적 거리를 좁혀주지 못하다 보니 이병현과 전도연의 연기도 빛을 발하지 못한다. 플래시백이 남용되는 안 좋은 예다.


<협녀, 칼의 기억>은 기본적으로 무협에 기반을 둔다. 주인공이 날아다니는 와이어 액션과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검끼리 부딪히는 액션은 무협 액션의 기본적인 형태를 가진다. 하지만 박흥식 감독은 빠르기만 한 액션의 눈속임보다는 무협적인 분위기를 극대화시킨다. 고풍스런 한옥과 궁궐에 잘 녹아든 중국풍의 문화와 억새밭과 대나무숲 등의 장소의 활용, 극명한 색감과 곡선을 가진 소품들과 화려한 의상은 무협의 고전적인 풍류를 한껏 높인다. 비나 바람, 눈 등의 배경도 풍경에 그치지 않고 영화의 정서를 조성한다. 그리고 슬로우 모션과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영상미는 부드럽고 우아하다. 영상미만 본다면 <협녀>는 감각적인 수작이다. 다만 영화의 드라마틱한 정서와는 효과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결국 <협녀>는 장단점이 장르로 구분될 만큼 무협의 정서와 드라마의 정서와의 빈부격차가 크다. 무협과 드라마의 잘못된 만남이랄까.


개인적 후기) 스토리는 별로인데 영상미로 커버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장면장면이 모두 예뻐요. 다만 드라마와 뭉쳐놓으니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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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kimbabyo  
김고은 때문에 기대하는 영화인데  볼지 고민되네요
28 godELSA  
김고은이... 좀 발연기입니다. <협녀>에서는..;
9 오징어야  
포스터를 보면 왕년의 '스타일리쉬 액션' 생각이 나네요.. ^^

궁금합니다. 전도연이 와호장룡의 양자경 정도 비중이 되는지, 좀 더 내려놓은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