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마자 리뷰: 4점] 영도(2014)

영화감상평

[보자마자 리뷰: 4점] 영도(2014)

28 godELSA 0 2126 0

피동적인 시선에 지나치게 갇혀버린 비극

평점 ★★

 

손승웅 감독의 <영도>는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살인마의 아들 '영도'가 사회적으로 받는 핍박과 구박을 그리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색다른 캐릭터를 지닌 '영도'를 따라가면서 사회의 부당한 시선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핏줄을 이어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죄를 짓지 않았음에도 처벌을 받고 구박받는 인물을 통해서 죄의 대물림과 인권 문제를 사회적으로 환기시키려 하고 있죠. 영원히 과거에 얽힌 채 살아가야하는 인물의 비관적인 운명도 '영도(影島 : 그림자의 섬)'라는 지명이 가지는 의미와 '영도를 떠나도 3년 안에 돌아오게 된다'는 실제 전설을 통해서 암시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영화는 개인의 드라마에만 그칠 뿐 사회적으로 힘 있게 환기되지는 못합니다. 위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영화는 주인공 '영도'를 통해서 전개되지만 인물의 성격이 영화의 발목을 잡습니다. 주인공은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들지 않고 절망적이고 비관적인 자세로만 일관합니다. 사회의 낙인을 한탄하기만 하며 피동적인 시선에만 지나치게 갇혀있는 주인공에게서 영화는 고찰이나 연민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지 못하죠. 그래도 영화는 어떻게든 사회 문제를 환기하기 위해 주인공의 사연을 엮지만 시간대를 너무 많이 분해했고 너무 불필요하게 자주 오가는 시간대는 오히려 혼란스럽기만합니다. 기능적으로 병치시킨 시간대는 캐릭터에 대한 설명도 기능적으로 저해시키며 무엇보다 메시지 전달에 중요한 '영도'의 성격과 내면도 기능적인 요소로 자리잡게 하지만 그마저도 디테일이 부족하여 설명이 부족한 채 남겨집니다. 그리고 주인공을 비극으로 억지로 몰고 간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야기 내부에 작위적인 요소가 많습니다. 우연성에 지나치게 기대는 전개는 스토리의 설득력마저 저하시키고 있고 그것은 메시지의 설득력마저 떨어뜨립니다. 또, 장면들 간의 리듬도 불규칙적이어서 장면의 이음새도 매끄럽지 않습니다. 메시지를 환기하려는 시도는 좋지만 '피동'이 '억지'가 되어버려 설득력이 부족해진 작품.


개인적 후기) <뷰티 인사이드><오피스><영도>로 한국영화 뒤통수 3연타를 당했네요.

오랜만에 극장에서 보는 한국 독립영화가 뒤통수를 세게 칠 줄은 몰랐습니다.

영도가 바로 앞에 자리한 롯데시네마 광복에서 관람했는데 관객들은 로드무비 보시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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