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지 않는 신파의 뭉클함

영화감상평

시들지 않는 신파의 뭉클함 <우견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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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액션 느와르의 열기가 어느 정도 식어갈 무렵 빼놓을 수 없었던 홍콩영화의 장르가
가슴 뭉클한 로맨스였습니다.
그 중 '진목승' 감독의 1990년 작품 <천장지구>는
몇 번을 봐도 눈물이 마르지 않을 만큼 진한 감동을 전해주었었지요.
그런데 그보다는 별로 유명하지 않지만
'두기봉' 감독의 1989년 작품 <우견아랑> 또한 그에 못지 않은 뭉클함을 전해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들의 스토리 전개나 비극적인 결말 등은
지금 와 생각하면 지극히 식상한 신파조이지만
세월이 흘러도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고 세련된 영화가 어디 그리 흔할까요.
어쨌든 그 당시만큼은 모든 남녀의 감성을 자극하는 훌륭한 로맨스였을테지요.

최근 들어 이 두 영화를 다시 한 번 감상했습니다.
아...
15년이 흘러도 그 때 느꼈었던 감동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유치한 신파조라 해도 잘 만들지 않는 이상 어찌 이리 가슴 찡함을 전해 줄 수 있을까요.
특히 <우견아랑>의 마지막 5분은 정말 괴상한 부분입니다.
이 영화의 주된 스토리는
오해로 인해 결별을 했던 남녀가 아들을 계기로 다시 만나게 되고
힘들게 다시 사랑하게 되는 순간 남자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는
참으로 통속적인 내용입니다.
영화 내내 너무나 뻔한 내용에 염증을 느끼다가 마지막 5분에는 감정의 대격변을 겪게 됩니다.
'주윤발'의 생명이 끊어져가는 동안 흘러나오는 마지막 엔딩음악이 어찌나 그리 애절하던지...
이 영화가 주는 슬픔의 90% 이상이 그 음악에 들어있다 할 정도로...
가히 영화 사운드트랙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우견아랑(1989)>,<천장지구(1990)>.
홍콩영화의 추억과 그리움이 간절한 때,
그 갈증을 해소해 주는 영화들은 가물에 콩나듯 하는 최근의 작품들이 아니라
10년이 넘어도 시들지 않는 신파의 뭉클함이라는 사실이 참으로 아이러니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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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 김영철  
  우견아랑......액션은 없어도 한마디로 강추 입니다.
개인적으론 천장지구보다 더 슬프게 봤는 영화죠.
요즘 방탄승려같은 허접한 영화에 출연하는 주윤발을보니 심히 안타깝습니다.
성냥개비 물고 바바리 휘날리며 쌍권총 쏘던 주윤발이 그리워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