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ries 7: The Contenders] 발가벗겨진 상업주의의 씁쓸함

영화감상평

[Series 7: The Contenders] 발가벗겨진 상업주의의 씁쓸함

1 양정호 2 2171 0


‘선정적장면에 대한 경고문’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의 첫 장면은 꽤나 쇼킹하다.
임산부로 보이는 어느 여인이 주차장에서 총을 뻬들더니
상점에 들어가자마자 어느 남자의 등에 총을 꽃은 후 사정없이 난사한다.
그리고 나서 아무일 없다는 듯 먹거리를 사들고 나오는 이 여자는
바로 TV프로그램의 참가자 중 하나.

‘The Contenders’라는 제목은 TV프로그램의 이름이고 앞에 붙은
‘시리즈7’이란 말은 프로그램이 7번째횟수를 맞는다는 뜻이다.
국내케이블에도 방영되었던(지금도 하나?)
미국의 히트쇼 ‘써바이버’를 연상하면 된다.
룰은 뽑혀진 참가자 중 마지막까지 살아 남는 자가 우승하는 것.
하지만 이 ‘컨텐더스’에서의 탈락은 곧 죽음을 뜻한다.

영화는 이 가상의 TV프로그램을 스크린에 그대로 재현해놓는다.
 ‘Cops’스타일의 오밤중에 쫓고 달리는 카메라워크에
중간중간 끼워넣는 참가자들의 ‘소파’ 인터뷰들(항상 소파에 앉아있다.)
‘긴급구조911’에서 많이 들은 듯한 나레이터에다가
중간중간 선전을 위해 편집한 것까지.
마치 TV를 보고 있는 듯 한 착각에 빠진다.

90년대 초반쯤부터인가 미국에서 생겨나기 시작한 이런
소위 ‘리얼리티 TV’라는 장르는 ‘좀 더 리얼한것’,’좀 더 강렬한것’을
원하는 대중에 힘입어 우후죽순으로 키워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성공했던 초창기의 ‘긴급구조911’같은 프로그램은
품위를 유지했지만 그 후 나온 ‘Cops’라든가(이거까지도 나름대로 괜찮았다)
‘제리스프링어’류의 저질 토크쇼들.(여자들이 방송도중 머리채 휘어잡고
싸우는데 안볼사람이 누가 있으랴)
그리고 인간을 고립시키고 궁지에 몰아넣음으로써
공전의 대히트를 기록했던 작년의 ‘써바이버’까지.

영화는 이미 위험수위에 다다른 듯한
미국의 이런 저질 쓰레기 대중문화를 신랄하게 비꼬구 있다

그 기발한 소재만으로도 50점을 먹구 들어가야하는 이 영화는
보는 내내 황당한 웃음을 안겨준다. (물론 유쾌한 웃음은 아니지만.)
볼 때는 웃고 즐길 수 있을지 몰라도 보고 나면
영화 자체도 썩 유쾌한 영화는 아니다. 

이젠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걸 보고 흥미로워 할 우리들과
오래 전에 부끄러움을 상실한 채 이젠 낱낱이 발가벗겨진
상업주의의 씁쓸함만이 남는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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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윤동진  
시리즈 7 을 보면 꼭 블레어 윗치 프로젝트가 기억 나지 않습니까?
 어디서 본듯한 배우들..
 그냥. 갑ㅈㅏ기 블레어 윗치 프로젝트가 기억 나서.. 리플 달았네엽..
1 양정호  
들고 뛰는 거친 촬영기법때문에 그렇케 느끼셨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