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by Boy] '철없는 남자의 이야기'

영화감상평

[Baby Boy] '철없는 남자의 이야기'

1 양정호 0 2283 1

영화의 첫장면에서 나레이션은 재미난 이론 하나를 얘기한다.
미국의 흑인남성들은 인종차별적 사회구조 덕분에 어른이 되어도
그 유아적 기질을 버리기 힘들다는 것.
일례로 흑인남성들이 자기여자친구를 ‘mama’라고 부를 때.
친한 친구들은 ‘boys’, 그리고 자기가 사는 곳을
‘crib(요람)’이라고 부르는 걸 봐도 그렇탄다.
(흠…고개가 끄떡여지는 이론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주인공인 ‘조디’의 삶을 들여다보면 더더욱
이 이론을 부정하기 힘들다.
20살의 철없는, 하지만 잘생긴 백수.
얼굴값은 또 해가지고 여자친구 두 명을 벌써 미혼모를 만들어버렸다.
느지막히 일어나 두 여자친구네 집을 전전하며…
나머지시간은 껄렁한 친구들과 보내고…
밤에는 조립식 자동차를 만지작거리며 하루를 보내는 우리의 주인공..
하지만 세월은 마냥 그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고.
주의의 갑작스러운 변화들은 점점 조디를 궁지로 몰고 가는데…

영화는 한남자의 사랑과 성숙. 그리고 가족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스크린에 꾸밈 없이 베어있는 미국 중산층 흑인들의 생활상을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롭다..
매우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많은 흑인영화에서
보이는 갱스터스타일의 총쌈을 배제한 것 역시 신선하다.

연기에 천부적인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듯한 주인공역의 타이리스 깁슨은
가수이자 모델로 ‘타미 힐휘거’나 ‘게스’광고 속의 그의 모습을 잡자같은데서
한번쯤 본적이 있을 것이다.
엄마의 ‘터프가이’ 남자친구역으로 나오는 빙 라임은 그 허벅지만한 팔뚝과
함께 근래 최고의 연기를 뽐내고있고 요즘 스크린에 자주 등장하는
랩퍼 스눕 독의 모습도 보인다.

어른이 된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성인남성들이라면 각자의 성장기를 회상하며 많은 공감이 가능한 영화이다.
차가운 현실에 부닥친 후 자신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통해 동기를 부여 받고
결국 성숙져해 가는 조디의 모습을 보며 코미디 드라마물이지만
그냥 가볍게 웃어 넘길 수만은 없는 진지함이 베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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