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드 오브 처키] 인형가족호러슬래셔여!

영화감상평

[씨드 오브 처키] 인형가족호러슬래셔여!

1 codeinz 1 2088 0
[씨드 오브 처키] 인형가족호러슬래셔여!

역시나 처키는 돌아왔다. 이번에도 가고 나면 또 돌아올 것이다. 없지않아 우스꽝스럽지만 이번엔 제대로 돌아온 듯 하다. 처키 시리즈 중에 오리지날을 '예의'적으로 제외한다면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다. 뒤틀린 컨벤션은 여기 저기 밖혀 있으며 패러디와 오마주는 종횡무진 한다. 공포, 호러 매니아들이라면 더욱 즐거움과 감동을 느끼며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처음부터 각본으로 제작으로 지속적인 참여를 했던 돈 만치니가 이제는 못 참겠다고 자신이 직접 메가폰을 잡은 이 유쾌한 인형 슬래셔물은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처키의 정신세계까지 건드리는 발칙함을 보인다.

오. 놀라워라. 처키는 처음부터 놀라웠다. 인형이 살아나서 가공할 살인을 저지르고 다닌다는 처음의 이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는 믿지 못할 신선함과 유머를 담보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후에 연이은 처키의 성장통을 경유하여 전작인 <처키의 신부>에서는 인형들의 로맨스라는 해괴한 동화까지 가져오며 인형로드무비라는 서스펜스 액션까지도 확립하게 된다.

정말 이게 말이나 되는가? 인간들이 주요한 등장인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인형들이 나오는 그들이 주체가 되는 이런 인형극 아닌 인형극에서 이게 가능한 일이냐는 것이다. 이 5편에 와서는 더욱 점입가경이다. 처키와 처키의 신부 티파니는 당연히 사랑의 과정인 섹스를 하고 사랑의 결실을 만든다. 역시 놀랍다. 그래서 이제는 처키의 가족이 탄생하는 눈물겨운 순간을 맞이한다. 갈등은 3배가 되었으며 억압 귀환 봉합 착취 오이디푸스 컨벤션 트라우마 아포리아...등등과 더불어 이제는 가족 삼각형의 회귀와 공포까지도 거론하게 된다. 아. 이 지독한 모순이여. 인형가족호러슬래셔여!

당연하게 이 작품에서 멋진 점은 새로 세상에 나온 처키의 자식이다. 이 영혼은 인간들의 세상에 홀로 버려지고 짓밟히고 억압당하며 착취된다. 공포의 되물림. 복수의 시작. 잃어버린 부모를 찾아가는 더 정확히 어머니를 찾아가는 어둡고 힘겨운 여정의 공포 <오이디푸스>. 인형이라는 존재론적 자각과 함께 성 정체성의 혼란과 공포 속으로 침잠하는 소년 또는 소녀 <글렌, 글렌다>. 샤워실 살해 장면 패러디의 공포 <사이코>. 시점숏과 함께 드러나는 소년의 무의식. 그 공포 <할로윈>. 이제는 아버지가 되어버린 처키의 가부장적 공포 <샤이닝>. 오이디푸스의 선택과 종착역. 또 그 공포. <13일의 금요일>. 액션 장면에서의 <매트릭스>까지 종횡무진 비틀고 꺾는 이 작품은 이 모든 것이 능청스러운 유머로 점철되어 있다. 영리하다.

가족영화?로 변모한 덕분에 긴장감과 스트레이트한 서스펜스는 줄어들어 버렸지만 언제나 무서웠던 건 머리 속에 가만히 들어가 있는 우리들의 무의식을 보는 것이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말자. 매력적이지만 언제나 멍청한 듯 한결같은 제니퍼 틸리와 나머지 조연들의 B스러운 엉성한 연기들. 아무런 특징 없는 카메라. 인형극 같이 단조로운 조명과 화면은 단점이 아니라 이런 작품은 이래야 해 라고 말하는 가벼움의 철학을 보여주며 그 철학은 끈질긴 생명력의 호러 작품들을 인상적으로 만들어주는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실을 직조해 내는 이런 비현실의 작품은 언제나 당혹스럽고 좋다. 그것이 말도 안 되는 살인마 인형이라 할지라도.

사탄의 인형 5 - 씨드 오브 처키 (Seed of Chucky, 2004)

ⓒ codein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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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 픕ㅋㅋ  
  저도 호러 영화지만 무서움없이 재밌게 본영화입니다.코믹적인 요소 풍자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됐기 때문에 아무리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와도 무섭다기 보다는 그냥 그렇더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