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퀴엠 - 시사회 감평..

영화감상평

레퀴엠 - 시사회 감평..

1 dimeola 4 2474 0

처음 레퀴엠 시사회신청을 하기 위해 그들의 홈피를 방문 했을 때 만해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잠시 눈길을 끌었던 신문기사 몇 줄과 가벼운 시놉시스 그리고 시네스트에서
di빅으로 본 사람들의 기본적인 영화평이 전부 다 였다. 작년에 부천영화제
개막식이라는 것과 굉장한 호평을 받았다는 것이 단지 영화에 대한 기대를 걸게
만들었을 뿐이었다.

시사회신청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자신의 중독에 관한 이야기를 게시판에 쓰면 하루에 열명인가를 매일 뽑아
표를 준다는 것이다. 역시 나는 생각없이 오분만에 글을 쓰고- 다운 중독증에 관한
글이었는데 사실 이건 어느정도 나도 인정을 하는 편이다 중간에 뽑힐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 물론 약간의 과장을 부여하는 것도 잊진 않았지만 말이다.- 이정도면 뽑히겠지
는 오만한 자신감에 넘쳐 잊고 있었었다.(사실 이벤트 초기라 글 올린 사람이 없었다 ^^;;
아마 그래서 할수 없이 남은 표 준거 같다는 느낌이 아주 강렬하다...)
어쨌든 마눌님이 몸이 무거워 못간다구 하기에 아무나 가려고 했더니
아무도 연락을...크.. 혼자 갈뻔 한걸 기분이 신통치 않아뵈던 남모양이 다행히도
전화를 하는 바람에 다행히도... 흐... 사실 둘다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좀 늦었다.
첨 가보는 극장이구 찾기두 드럽게 어려웠구 극장도 200석 규모의 아주 작은...
(인사동의 "미로 스페이스"라고 통인 가계 옆이라는데 개뿔.. 지하2층에 숨어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담당자와 핸폰 연락이 겨우 되어.. 크..)
다만 의자와 팔걸이가 좋았고 컵 홀더도 있는 것이...  작긴 정말 작더라
아.. 씨바..  사설이 길어져 버렸다.

여튼 난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 그들이 왜 중독에 관한 이야길 써달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중독..중독이라...
그대들은 매니아와 중독의 차이를 아는가 !
물론 이 것에 대한 답은 어느정도 영화와 관련이 없지는 않다.
아시는 분은 리플 좀 달아 주시길...  난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아프다..
내내 풀리지 않는 의문... 공통점과 차이점의 틈새에서 흘러나오는 이질감..

첫 장면에 나타나는 화면 분할기법이 다소 신선하다 싶더니
해리와 마리온의 정사후의 신에서 보여주는 장면은 꽤나 인상적이다.
뮤직비디오를 보는 듯한 프레임을 극도로 빨리 돌리는 화면이나
마약을 흡입하는 장면에서 혈관이 흐르고 동공이 확대되는 반복적인 장면은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더군다나 감독이나 영화사가 자신한대로 엔딩 20분은 세 주인공의 파탄적 결말을
빠른 화면속의 교차편집으로 숨쉴 틈조차 주지 않는 사실주의의 극치를 보여준다.
결말에 다이어트 약을 권해 주었던 할머니들이 주인공인 사라의 면화를 왔다가
돌아가는 도중 버스정류장에서 껴안고 우는 장면은 왠지 모를 깊은 슬픔을 내게 주었다.

살빼는 약인 각성제에 중독되었긴 했지만 아직 미치지 않은 사라를 결국 미치게 만든
병원의사들이나 마약에 자신의 모든 것을 팔아버리고 끝내 섹스파티를 마치고
돌아온 마리온이 마약을 꼬옥 끌어안고 잠드는 모습, 사라의 아들인 해리가 마약을
투약한 팔이 썩어들어가 결국 재활원에 끌려 들어가 팔이 잘린 후 오열하는 모습..
재활원에서 해리가 마리온에게 전화를 하며 보고 주저앉은 모습.. 그리고 마약상에게
몸을 팔러가기 위해 전화를 하며 화장을 고치는 마리온의 모습을 보며
그 영화속의 스크린을 찢어버리고 싶은 슬픔과 분노를 느꼈다.

결국 그들은 꿈을 이루기 위해.. 어머니인 사라는 다이어트를 해 TV쇼에 나가 남편이
칭찬해 준 빨간 드레스입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에 각성제의 중독에...아들인 해리는
여자친구와 행복한 미래를 위해 마약을 판매하다 중독자의 길에..
여자친구인 마리온은 삶의 희망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일탈에 마약을 손대 자가정신까지
파괴된 처참한 모습의 결말로...
-특히 각성제에 중독되어 가는 어머니 사라의 몸짓은 공포 그 자체였다.  아..지금도 무섭다...
 그 냉장고... 그 어지러운 시선처리...  아. 씨바.. 공포영화도 아닌것이..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영화였다.

영화가 끝나고 한동안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기 위해 무엇인가 딴짓을 해야만 했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영화라고 딱 잘라 말했지만
지금 이글을 쓰는 순간에도 다시 보고 싶은 충동이 강렬하게 느껴지는 레퀴엠...
감독의 힘이 느껴진 대단한 영화인거 같다.
파이트 클럽 이후로 내 뒤통수를 이렇게 휘갈긴 영환 처음...
DVD로 작년에 출시되어 di빅으로도 릴었는데 다시 한번 구해서 봐야 겠다.
여기 씨네스트에서도 한바탕 휩쓸고 간 영화... 누가 당나구에 올려줘요 !!!



ps 제니퍼 코넬리의 누드신(정확히 말하자면 하반신누드라고 해두자)에서 치모가 보인다고
    화면을 뭉갠 우리나라 수입사 측에 측은지심을 느끼며...  울 나라에 왜 그런 쓸데없는
    곳에만 신경을 써대는 검열관들이 수두룩한지... 차라리 CG로 빤쓰를 입히던지..
    기분탓이기도 하겠지만 몇 몇 장면이 짤린 것 같아 기분이 씁쓸하다...

ps2 필름스에 감상을 올린 김연정님의 글이 마음에 몹시 들어 옮겨본다.
      아.. 씨.. 졸라 비교되네..

    우리의 현실은 야속하게도 비정하여 우리가 인생에서 원하는 바를 얻는 것을 방해하는 상황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날마다 겪게 되는 이 비정하고 끔직함으로 가득찬 세상 앞에서 매번 화를 내는 것 밖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여기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 세상 앞에서 잠시동안 환상의 힘을 빌려서 탈출하는 간단한 방법과 거기서 질 가능성이 더 많지만 싸워나가는 방법이 있습니다.마음 약하고 이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한 당신이 전자를 선택했다면 이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아마도 후자쪽으로 당신의 생각을 바뀌겠지만 이미 당신이 그 세계에 빠져들었다면 당신은 그 속에서 나올 생각 조차 하고 있지 않겠지요. 그리고 처음부터 후자를 선택했다면 당신은 환상의 힘을 처음부터 빌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 안도의 한숨을 쉴지도 모릅니다.

헐리우드 영화들에서 보여진 것처럼(비록 경험은 해 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마약은 지금까지 당신이 보지 못한 신세계를 보여줄 것입니다. 언제나 이 세상 앞에서 초라하게 보였던 자신의 바보 같은 모습을 약기운의 힘이 다하는 그 순간(친절,봉사,최상의 서비스를 통해서)까지 180도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 시켜놓는 마법 같은힘을 가지고 있는 그 세계의 유혹을 그 누가 쉽사리 뿌리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 유혹의 뒤편에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처음에는 아무도 그들에게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레퀴엠]의 내용은 단순하다 못해 뻔뻔하기 까지 합니다.이 감독의 전작 [파이]에서 보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영화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될지는 안 봐도 충분히 예상할수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소재(마약홍보영화처럼 비쳐질수 밖에 없는 이야기)에서 당연히 따라올수 없는 진행상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거부할 수 없을 정도의 중독성과 현란함이 살아 있어서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는 지나치게 비관적이고 우울해서 그저 멍한 상태로 그들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관객들의 마음은 찹착하게 만듭니다. 또한 영화속 자신들은 인정하지 않겠지만 마약 중독자인 그들의 눈에 비친 세상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시선을 따른데 돌릴수 밖에 없을 정도로 차갑습니다. 우린 그런 그들에게 거기서 마음만 먹으면 나올수 있다고 구원의 손짓을 보내지만 이미 그세계에 중독되어 버린 그들의 눈에는 우리가 보내는 손짓은 저승사자가 보낸 손짓과 다를 바가 없겠지요.

 해리,타이론,마리온,사라 이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약기운이 만들어낸 신기루에 불과합니다. 거기에 자신의 몸과 마음을 맡겨버리고파국을 향해 한발짝 한발짝 다가가는 그들을 붙잡고 싶은 마음까지 생기게 할 정도로 대런 아로노프스키가 보여준 세계는 처절하다 못해 끔찍하기 까지 합니다. 약을 구하기 위해서 아무한테나 몸을 파는 창녀가 된 마리온,자신의 팔을 자를수 밖에 없는 상황까지 된 해리,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멍한 상태로 살아가는 타이론,친구들의얼굴 조차 이제 기억해 내지 못하는 사라 이들에게 미래란 있기란 한 것일까요.

몽환적이고 환각적인 세계에 빠져 버려서 이제 현실과 이상조차 구분할 수 없게 될만큼 망가져 버린 그들에게 생명을 연장시켜줄 수 있는 건 좀 더 많고 자극적인 약뿐입니다.그저하루 하루를 마약에 지탱하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폐인이 되어가는그들의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는 건 그다지 유쾌한 경험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세계가 주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을 쉽사리 뿌리치지 못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나는 건 왜일까요.


      - 졸라 길게 써 죄송스럽습니다.
        영화가 워낙 강렬하게 뇌리에 남아서리..
        여튼 개인적으로 -지극히 개인적으로 강추입니다.
        특히 가치관 정립이 될된 청소년 크...  순진하다고 믿는 여자들 보면
        충격 받아서 쓰러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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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우리누렁이  
다시보고 싶지않을정도로 몰입도 99%영화 - 마치 내가 미쳐가는것같다..사전에 약간의 내용을 알고 보기 바랍니다..그냥 봤다간 보는내내 스트레스 받습니다 한마디로 너무 강렬하다 .. 헤헤~ 감상평 잘봤습니다
1 진안수  
음.이영화보고 1주일동안 알아누웠어요. 보통영화는 영화로 끝내야 한다고 다들예기하지만 제가 그상황이라고 생각하니 머리가 아프더군요.
 영화중 가장 가슴에 쓸리는 부분은 역시 원치않는 매춘 -사람들 앞에서 이상한 도구로 정사를 해야만 했던 그장면이 몹시 충격적이었었습니다. 저는 다시안볼래요^^
G 다운왕  
아..오랜만에 본 괜찮은 영화였습니다..꿈을위한 진혼곡..딴나라에선 정말 있을수 있는 일이아닐까 하는 끔찍한 생각을 해봤습니다..마약하지맙시다..^^
1 김진우  
역시 마약이란것은 인간의 일생을.... 쩝... 마약공익광고영화로 쓰면 참 효과적일듯.
 정말이지 강렬한 영화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