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을 넘어서는 분식집 음식 맛의 플라이 보이즈

영화감상평

보통을 넘어서는 분식집 음식 맛의 플라이 보이즈

1 흰곰 5 1881 7
미식가인 내 친구는 새벽에도 생각나는 음식이 있으면
바람같이 일어나 역대 고속도로 기록을 갈아치우며
지방을 넘나 들면서까지도 그것을 꼭 먹고야 만다.
이런 분들의 특징은 음식을 잘 먹기도 하지만 잘 만든다는 것이다
또한 고맙게도 그 음식을 잘 준다는 거……
평소 캡슐 같은 알약 하나만 먹고 살면 좋겠다는 약간은 SF적 사고방식을 가진 나.
나의 영양학적 식생활 개선에 지대한 공헌을 한 그 친구는
늘 모든 것을 음식에 비유한다.
이러한 그의 방식은 여자를 평가할 때 빼곤
별로 거부감을 주지 않고 오히려 신선한 느낌을 줄 때가 있다.
한때 초록 불을 보며 파란 불에 건너야 한다며 우겨싸는 어른들을 정면으로 반하는
그 친구의 신호등에 관한 그 만의 표현
“김장 때 심심해서 배추로 럭비 경기했는데
그의 형이 너무 세게 던져 배추에 맞아 기절했다고….
바로 그때 그 배추 색.
첫 번째 껍질 깐 그 배추 색깔……..”
그 해 김치 맛이 유난히 좋았다며
신호등 초록 불에 관한 깊숙한 고찰을 마무리 했던
그 친구 방식대로라면
 
깨물어 먹으면 쓰지만 빨아 먹으면 고소함을 느낄 수 있는
99프로 카카오 초콜릿의 맛 같은 “메멘토“
식당 음식만 먹었던 아들이 막 고향 집에 돌아와
어머니가 막 끓여주신 청국장을 첫 숟갈 떠서 넣었을 때 맛을 닮은 “라디오 스타”
어렸을 때 추운 겨울날 집안의 여자들이 모두 나와 떠들썩하게 김장을 한창할 때
커다란 칼로 멋대가리 없이 쑥 잘라주신 무의 맛이 나는 “천국의 아이들”
뭐 이런 식으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플라이 보이즈를 볼 때 그 친구의 그 삘이 느껴졌다
플라이 보이즈  이 영화는
동네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분식점 음식 맛.
그러나 내가 자주 가는 “아무” 분식점보단 쬐금 경쟁력 있는
단골 분식점의
모든 메뉴에서 느낄 수 있는
주인 아줌마의 철저한 CI작업과 검증된 테스트를 무난히 거친
바로 그 맛이 난다.
들어갈 것 들어가고 적당히 맵지도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대중적 맛.
“멤피스 벨” 만큼 공중전의 흡입력이 없지만
“라이언 일병 구하기”만큼 리얼한 전투장면도 없지만
“9중대”만큼 생의 허무함도
“씬 레드 라인” 같은 선문답 식의 물음도 없지만
전쟁 영화에서 나오는 모든 것이 잘 버무려져 있는 그런 영화다
80년대 명절 선물로 각광받던 “종합선물세트”의 느낌
까보면 딱히 먹을 것도 안 먹을 것도 없는……그 중 몇 개는 맛있는 딱 그거
그게 플라이 보이즈 아닐까?
좀 빠진게 있다면 다시다 같은 “노출씬”
하지만 대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소피 마르소의
그 청순함, 순수함의 귀환을 느낄만한 처자가 나온다는 거……..
[배우 황정민씨가 먹었던 맛있는 밥상과 전혀 다른 밥상을 먹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FEEL을 주는 여인네…………ㅎㅎ]
또 우리의 레옹 “장 르노” 형님이 “비지터” 처럼 웃기는 역이 아닌
진지한 역으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우습다(?)는 거…………

아무튼 배고픈 사람은 특별한 알레르기(알러지)가 없다면 먹어도 좋을 듯………
분명한 것은 보통 분식점의 맛을 넘어서는 그런 맛이란 사실.
   

From 흰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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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1 송정섭  
  ㅎㅎ  비행소년들, 꼭 봐야겠군요.
지가 워낙 분식을 좋아 해서요~ ^^*
1 흰곰  
  저도 무지 좋아합니다.
그러나 기억나는 음식은 언제나 맛 완전 없거나 엄청 맛있거나한 음식

항상 댓글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1 이환용  
  청국장의 라디오스타 ㅋㅋ 정말 공감가는 평~
님 감상평 항상 잘보고있어요..
무슨 작가세요? 국어 선생님이신가...^^
온라인상이지만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알고 지내고싶어요~
플라이보이스 바로 봐야겠네..ㅋㅋ
1 흰곰  
  작가하기엔 생각이 없고, 국어 선생님하기엔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앞으로 자주 뵐텐데 친하게 지내요
1 이환용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