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나서] 밀리언 달러 베이비 - 스포일러 아주 조금

영화감상평

[보고 나서] 밀리언 달러 베이비 - 스포일러 아주 조금

1 전용민 0 1675 0
나는 제목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졸렬한 물질만능주의에 푹 빠진 것 같아 말이다. 하지만 헐리우드, 그들에게 이보다 더 진솔한(?) 표현도 없었을 것이다. 졸렬한 물질만능주의가 그래도 위선보다는 낫다.

나는 영화를 보며 잘 울고, 잘 웃고 하는 스타일인데 이 영화에서는 정말 놀랐다. 그 마지막 펀치 한방을 맞았을 때 정말 섬뜩했다. 큰 일 났구나 싶었다. 정말 큰 일이었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나쁜 사람도, 착한 사람도 없다. (물론 여 주인공의 가족은 나쁘게 나온다. 불만이다.) 어떤 수식어구가 붙은 인간이 아닌, 말 그대로의 인간, 인간에 대한 내용이었다. 간만에 만나는 반가운 메시지였다. 인간에 대한 그 어떤 질문에도 옳거나 또는 그른 대답은 없다. 모두가 정답이고 모두가 오답이다. 색즉시공 공즉시색같은 어려운 말로 굳이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알 수 있다. 아니 알고 있다.

이 영화를 접근하기 위해 하나의 방법을 소개하고 싶다. 우리는 이 영화속 인물중 한사람에 편중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어떤 인물을 조명하지 않고 세 사람의 관계를 통해 인간을, 삶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받아들이는 방법 역시 영화속 인물들간의 관계에 비춘 나와 주변의 관계를 통해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영화에서 이러한 시도는 유효하겠지만 말이다.

나는 이 영화가 좋다 나쁘다를 말 할 수 없다. 저마다의 이해(Understanding)나 주변과의 관계가 다를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 안에 보편성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만남, 믿음, 사랑, 아픔, 이별 이런 단어들이 유기적이고 동(Dynamic)적으로 융합되어 있는 우리의 삶에 대해서 말이다. 그것을 아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음에 나는 이 영화가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만남은 믿음을 낳고, 믿음을 사랑을, 사랑은 아픔과 이별을... 물론 이렇게 단순한 선형적인 구조만은 아니겠지만, 그 거대한 순환을, 복잡하고 다잡한 구조를 명확하고 유연하게(고개가 끄떡여 질만한 인과를 물고) 표현했다. 그것은 우리에게 이 영화의 메시지를 보다 정확하게 전달하는 효과의 면에서 탁월함을 말하는 것이고, 이 특수한 경우를 통한 보편의 메시지를 이끌어 냈다는 것은 배우와 제작진 모두가 그들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동의했다는 것이다. 이런 영화는 참으로 드물다.

배우를 위한 영화를 보며 왠지 식상하고 남는 것 없어 허무한 느낌을 받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르다. 매우 친숙한, 한때는 헐리우드를 풍미했던 배우들임에도 매우 겸손하고 인간적인 내면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들은 이 영화를 통해 튀고 싶은 것보다 자신을 통해 잘 완성된 영화 한 편을 제작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솔직한 영화라고 말 머리에 붙였다.

그리고 나는 이 영화의 메시지에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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