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연코 명작, 세비지스

영화감상평

단연코 명작, 세비지스

1 안일범 0 4445 0
병을 소재로 제작된 영화는 셀 수 없이 많다. 하다못해 밤 10시 체널을 돌리다가서도 병상에 누워있는, 백혈병걸린 꽃미남 미녀들이 등장하니 오죽하겠는가. 그래서일까. 웬지 식상해지는 이 소재를 갖고 영화화한 작품들은 뭐랄까, 이미 보기전부터 지레 겁이나곤 한다.

세비지스도 병을 소재로 한 영화다. 치매. 그렇다 분명 보기전부터 눈꺼풀이 무거워지면서 '잘까?'를 고민하게 만든다. 하지만 영화가 시작되면 어느새 진지하게 인생을 고민하는 한 남자와 여자가 있고, 그에 심각하게 몰입된 관객만이 남을 뿐이다. 한숨소리 하나 아쉬울 정도로 조용한 침묵. 그리고 영화가 끝난뒤에 쉬이 자리를 뜨지 못하는 관객들은, 이 영화가 가진 힘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감독은 영화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과 관련 인물들의 사건을 철저히 객관적인 시각에서 바라본다. 그 속에 녹아나는 주인공들의 행동은 관객들의 심장 언저리까지 다가온다. 그리곤 아무 이야기도 없다. 잠시간의 정적. 많은 이야기들이 떠오르고, 추억이 떠오르고, 괴로움에 가슴이 저미는 시간이 지나간다.

무미건조하면서도 냉정한 전개. 그녀가 털어놓는 이야기들에 관객들의 마음은 너덜너덜해진다. 이쯤에서 화해를 구해달라고 사정하고 싶지만, 감독은 멈추지 않는다. 무려 한시간 삼십분이 지나서야 감독은 그만하자며 화해의 메세지를 던진다. 한숨이 남는다. 그리고는 곰곰히 곱씹어 본다.


PS 영화는 아저씨 아줌마들의 세계를 담고 있습니다. 나이가 어리신 분들이라면, 아저씨와 아줌마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이 영화를 한번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물론 마음의 준비는 하셔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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