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반지의 제왕' 완결편 보기(스포일러)

영화감상평

'매트릭스' '반지의 제왕' 완결편 보기(스포일러)

1 한정섭 2 2868 0
'매트릭스' '반지의 제왕' 완결편 보기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마니아를 양산한 [매트릭스](감독 워쇼스키 형제)와 [반지의 제왕](감독 피터 잭슨) 3편이 각각 11월 5일과 12월 17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 두 영화의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 개봉되는 두 영화가 모두 완결편인 데다 영화사측에서 개봉 전까지 영화에 대한 정보 노출을 극히 꺼리고 있어 팬들의 갈증을 가중시키고 있다. 완결편의 개봉을 앞두고 [매트릭스]와 [반지의 제왕] 마니아 사이에서는 결말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과연 이들 영화는 어떻게 끝을 맺을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트릭스]와 [반지의 제왕] 모두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매트릭스3:레볼루션]에서 네오(키아누 리브스)는 인류를 구원하는 데 성공한다. 또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에서 주인공 프로도(일라이저  우드)는 샘과의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절대 반지는 골룸과 함께 운명의 산으로 던져진다. 두 영화 모두 전편을 능가하는 스펙터클한 화면을 보여준다. [매트릭스]는 2편과 3편이 동시에 제작됐고, [반지의 제왕]은 1, 2, 3편이 함께 촬영됐다.


전편 능가하는 스펙터클 화면


영화 역사상 최초로 전 세계 50개국에서 같은날, 같은 시각에 동시 개봉되는 [매트릭스3:레볼루션]은 한국 시각으로 11월 5일 밤 11시에 첫선을 보인다. 3편에서 기계들은 인간 말살을 목적으로 인류 최후의 보루인 '시온'을 침략하고 인간은 인류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기계와 필사적인 전투를 벌인다. 그러나 베인의 몸 속에 침투한 에이전트 스미스(휴고 위빙)가 본 모습을 드러내면서 네오에게는 예기치 못한 시련이 닥친다. 매순간 세력이 커지면서 기계들의 통제권까지 벗어난 스미스는 현실 세계와 매트릭스는 물론, 기계도시까지 말살할 야욕을 갖는다. 오라클(매리 앨리스)은 네오에게 마지막 조언을 하고, 네오는 오라클 역시 매트릭스라는 거대한 구조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프로그램에 불과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그녀의 조언을 수용한다.


네오와 트리니티(캐리 앤 모스)는 니오베(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함선을 타고 일찍이 그 어느 인간도 가본 적 없는 기계도시의 심장부로 잠입한다. 그 와중에 트리니티는 죽음을 맞고 네오는 눈을 다쳐 실명한다. 기계도시의 심장부에서 네오는 기계 세상의 절대 권력자를 만나 "스미스가 당신의 통제권을 벗어났다"며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고 말한다. 절대 권력자는 스미스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네오는 가상세계로 들어가 수많은 스미스 복제품이 지켜보는 가운데 스미스와 격투를 벌인다.


네오와 스미스가 암울한 도시를 배경으로 장대비가 쏟아지는 속에서 격전을 벌이는 장면은 [매트릭스3:레볼루션]의 최고 볼거리다. 이 장면은 준비 기간만 수개월이 걸렸고, 촬영하는 데도 8주가 소요됐다. 네오와 스미스는 번개 치는 하늘로 2,500피트나 솟아올라가는가 하면 폐허가 된 고층빌딩 숲을 종횡무진 누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장면 중 일부가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것없다]의 우중격투 장면을 차용했다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장대비 속에서  상대방의 얼굴을 향해 서로 주먹을 날리는 순간을 슬로모션으로 잡은 부분이다.


이 장면에는 일반 '영화용 비'보다 훨씬 잘 보이고 반짝거리는 대형 물방울이 사용됐다. 또 수많은 스미스의 분신은 얼굴 몰딩 제작과

피부톤 테스트, 정교한 가발 등으로 완성된 인형과 컴퓨터 그래픽, 그리고 대역 배우의 조합으로 이루어졌다. 대역 배우들은 스미스의 마스크를 쓰고 맨 뒷줄에 서서 앞 두 줄의 스미스 인형들의 고개를 조종, 모든 스미스가 똑같은 격투 동작을 하게끔 연출했다.


우주시대 예수처럼 묘사된 네오


나이트클럽에서의 공중 격투신과 시온의 사람들과 기계들의 싸움도 볼 만하다. 나이트클럽에서의 격투신에서 배우와 스턴트맨들은 천장에 설치된 트랙에 거꾸로 매달려 연기했는데, 공중에 떠서 독수리 자세로 상대를 가격하는 발차기 동작이 압권이다.


[매트릭스3:레볼루션]에서 매듭지어지는 결론은 상당히 종교적이어서 신파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이 영화에서 네오는 예수처럼 묘사된다. 십자가에 못박히는 장면은 없지만 여러 정황상 예수의 구원을 우주 시대로 옮겨놓은 느낌이다. 이는 네오와 스미스의 결투에서 두 사람이 주고받는 대화 내용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스미스는 "너는 왜 너를 희생하면서까지 시온을 지켜주려 하느냐"고 묻는다. 이에 네오는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순간 스미스는 놀라는 표정을 짓고 네오를 가격한다(이 장면은 스미스가 오라클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장면을 끝으로 네오는 영화 속에서 사라진다. 격투 중 스미스의 손이 네오의 몸 속으로 쑥 들어가면서 네오가 스미스로 변하기 때문이다. 순간, 기계들은 시온을 떠나고 사람들은 "네오가 마침내 해냈다"며 환호한다.


이 영화는 '사랑'이 곧 '구원'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트리니티가 죽어가는 장면에도 사랑 이야기를 곁들여 '사랑의 힘'을 강조한다.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은 1편과 2편을 합한 것보다 더 장대한 스펙터클을 자랑한다. 3편에는 2편 '두 개의 탑'에 등장한 헬름 계곡의 처절한 전투보다 더 규모가 큰 펠렌노르 전투가 나온다. [반지의 제왕] 3부작을 통해 조지 루카스의 ILM과 자웅을 겨루는 컴퓨터그래픽 전문업체로 부상한 웨타디지털은 3편의 펠렌노르 전투를 위해 무려 20만 명의 디지털 캐릭터를 만들었다. 헬름 계곡의 디지털 캐릭터가 1만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배 규모다. 피터 잭슨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헬름 계곡의 전투 장면은 '왕의 귀환'의 전투 장면들에 비하면 미니어처에 불과하다"고 말했을 만큼 필렌노르 전투 장면에 대해 자신감이 넘쳤다.

J. R. R. 톨킨의 원작 소설에 의하면 지난 시절의 왕들은 모두 최후를 맞이한다. 곤도르 왕국을 돕기 위해 출정한 로한의 군대는 암흑의 기사와 일대 격전을 벌이고, 아버지를 따라 나선 에오윈 공주(미란다 오토)는 큰 부상을 입는다. 이 전투로 인해 로한의 왕 세오덴(버나드 힐)은 죽음을 맞고, 왕위는 요머에게 전수된다. 이 과정에서 메리(도미닉 모나한)는 말타는 법과 칼 다루는 법을 익혀 용맹한 호비트 전사로 다시 태어난다.


보로미르와 파라미르의 아버지인 곤도르의 통치자 데네소르(존 노블)은 정신이 이상한 상태로 등장한다. 그는 아들 파라미르를 생매장하려다 간달프의 저지를 당하자 스스로 물 속으로 뛰어들어 자살한다. 이처럼 '왕의 귀환'의 권력과 운명에 관한 이야기는 왕과 왕자들의 대립과 갈등을 통해 묘사된다. 데네소르가 죽은 후 곤도르의 왕위는 아라곤(비고 모르텐슨)에게 주어진다.


사랑 이야기도 있다.

아라곤에게 은근한 눈길을 보내던 세오덴의 딸 에오윈은 아라곤과의 사랑을 이루지 못한다. 대신 곤도르의 왕자 파라미르에게 프로포즈를 받는다. 아라곤은 불멸의 엘프족 요정인 아르웬(리브 타일러)과 다시 만나 사랑을 이룬다.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에서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악의 지도자 '사우론'의 모습과 반지의 힘을 거부하지 못한 골룸의 최후가 어떻게 표현될지이다. 피터 잭슨이 이 부분을 어떻게 표현했는지는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분명한 점은 절대 반지가 파괴된 후에 일어나는 또다른 전투 장면은 원작엔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생략된다는 점이다. 피터 잭슨이 이미 오래 전부터 이 전투의 장면을 완결편에 담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어, [인정사정 볼것없다] 빼다 박았네


[매트릭스3:레볼루션]에 나오는 빗속 격투장면을 지켜본 국내 영화 관계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장대비 속에서 네오와 스미스가 상대방의 얼굴을 향해 서로 주먹을 주고받는 격투신이 1999년 개봉된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것없다]의 한 장면을 빼다박은 것처럼 닮았기 때문이다. 워쇼스키 형제가 이 감독의 영화를 표절한 것일까. 일단 이에 대해 [매트릭스3:레볼루션] 제작자인 조엘 실버는 공식 인터뷰 석상에서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조엘 실버는 "워쇼스키 형제는 [인정사정 볼것없다]를 본 적이 없으며, 그 영화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쇼스키 형제가 직접 한 말은 아니지만 조엘 실버의 언급은 곧 워쇼스키 형제 감독의 말이라고 이해하면 무리가 없다. 워쇼스키 형제는 '영화 홍보에는 전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을 워너브라더스사와 체결한 계약서 내용에도 첨부했을 정도로 언론과 만남을 꺼려 영화와 관련한 홍보는 전적으로 조엘 실버가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워너브라더스코리아의 심영신 대리는 "본사에서도 한국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러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제작자가 확언한 만큼 [인정사정 볼것없다]를 참조하지 않은 게 사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인정사정 볼것없다]는 선댄스영화제에서 상영된 데다 미국에서 'No Where To Hide'라는 제목으로도 개봉했기 때문이다. 선댄스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본 〈양들의 침묵〉의 조너선 드미 감독이 박중훈을 자신의 영화 [찰리의 진실]에 전격 캐스팅했을 정도로 눈길을 끌지 않았는가. [촉산전]을 보고 원화평을 [매트릭스3:레볼루션]의 무술감독으로 기용했을 만큼 아시아 영화 팬인 것으로 알려진 워쇼스키 감독도 [인정사정 볼것없다]를 봤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와 관련해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워쇼스키 감독이 [인정사정 볼것없다]를 봤다고 인정하건 안 하건 그런 시비가 일어난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라며 "그만큼 한국 영화 위상이 높아졌음을 방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영화라는 장르는 태생부터 표절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 어떤 영화도 순수한 오리지널이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워쇼스키 감독이 이 감독의 영화를 표절했다고 함부로 말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영화라는 것은 그것을 연출한 감독이 수많은 영화로부터 영감을 받은 토대 위에서 태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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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이동민  
  퍼온글은 부디 출처를 밝혀주시길..
1 zoltarsyndrome  
  짝!짝!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