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
우선 개인적으로 볼만한 영화였음을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영화에 대한 지식이라곤 쥐뿔도 없는 그냥
영화 보는게 좋아요가 다인 소비자중 하나일뿐이고요.
해서 요령 없는 이 감상평엔 약간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는 1차 세계대전중 독일군의 함정에 빠진 1600여명의
아군(통신망이 모두 파괴되어 연락할 수 없는)에게 직접 작전 중지 명령서를 전달하게된
두명의 일병으로 부터 시작됩니다.
이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같은 비장한? 내러티브로 보는이들에게 사전 긴장감과
모티브를 주기도 하는 시발점이되겠죠.
그리고 영화는 원테이크 아닌 원테이크의 정교한 시각플롯을 유지하며 보는이들을
긴장감과 몰입감이란 올가미로 엮어 끌고갑니다.
그리고 그게 전부입니다.
자못 비장한 임무로 시작된 영화의 내러티브는 계속 유지되는 원테이크씬에 덮여
영화 시작 30여분만에 희석되기 시작하고 그 안에 보여지는 전쟁의 지옥도는
스쳐지나가는 풍경처럼 점점 무게감을 잃어버립니다.
중반부 이후부턴 테이크 유지를 위한 화면소재의 부족을 메꾸려는듯,
뜬금없는 아기와의 만남과 폐허에서의 전투씬 등이 보는 저에게 집중의 한계점을 던져주고
방향감각을 잃은체 내달리던 주인공이 다다른 목표지점은 조금의 헛웃음을 유발시키더군요.
그 메시아적인 노래의 작위감은 정말....
그간 비슷한 플롯으로 만들어졌던 1인칭과 3인칭 시점의 롱테이크와 원테이크적 편집이
가미된 영화들이 없었던건 아니었지만
이 영화가 보여주는 정교한 원테이크 편집은 인정받을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영화는 관람자를 위한 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회상씬이던, 여배우의 샤워씬이던, 진지먹던 배우가 방귀를 뀌는 씬이던 말입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게 없습니다.
제가, 영화가 시작된지 얼마나 되었지? 하고 시간을 본 때가 러닝타임 한시간 정도의 시점이었고
저 개인적으론 이 영화가 가진 진지하고도 실험적인? 편집의 한계점이었다 생각됩니다.
감독의 집착적인 원테이크 편집에 중반부 이후부턴 모든 내러티브가 다 묻혀버린듯한,
볼만은 하지만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스크린이 꽤 피곤함을 주는 뭔가 2%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많이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코로나 덕분에 야밤의 관람객 숫자가 10명 정도 뿐이었지만 그중 1/3이 잠들어 있는데는
영화 잘알.못알을 떠나 분명히 이유가 있었던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