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지구를 지켜라'를 보고...

영화감상평

뒤늦게 '지구를 지켜라'를 보고...

1 박면용 8 1747 0
이런 저런 사정으로 결국 극장에서 못보고 어제 친구와 함께 비디오로 봤습니다.
우선 다보고서 느낀건 '이런 영화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졌다는게 너무 멋지다.'입니다.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그리고 잘만들어진 세트들.
하지만 최근 흥행1순위를 달리는 '살인의 추억'과는 다른 궤를 그리는 영화이기에 상업적인 성공을 바라기엔 힘든 영화라고는 생각을 합니다. 요즘 소위말하는 대박영화들('살인의 추억'은 제외)이 추구하는 망가지는 예쁜 여배우, 로맨스, 슬랩스틱식 웃음과 조연으로 등장하는 조폭들의 폭력, 그리고 사투리 등과 같은 흥행코드들과는 어떠한 연결고리가 없기 때문에 어쩌면 극장에서 그렇게 일찍 사라진거 일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그러나 '지구를 지켜라'는 요즘의 흥행코드들은 없지만 충분히 훌륭한 영화입니다.
뛰어난 시나리오나 연출, 연기력은 제가 보기에 이미 논외의 대상이 아니더군요. 그 정도로 뛰어나단 거겠죠. 하지만 정작 제가 감탄한건 뛰어난 세트와 소품 디자인입니다. 영화 중에서 가장많은 장면을 차지하는 탄광촌의 비밀기지(?)는 자칫 소홀하게 만들면 눈이 괴로울 수 있는데 영화내내 이질감없이 극중에 녹아있었습니다. 또한 스쳐지나가는 작은 소품들에게까지도 신경을 많이 썼다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CG도 남발하므로써 오히려 안쓴것만 못한 그런 어정쩡함없이 적시적소에 잘 넣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2003년의 절반밖에 안지났지만 현시점에선 지금까지 국내개봉한 모든 영화들 중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두번째는 '살인의 추억'이지요. ^^ 잘만들어진 한국영화가 해외블록버스터보다 더 재미있고 이렇게 선전하니까 정말 기분이 좋네요.

PS : 기괴할 수도 있는 영화스토리이기에 아마도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일꺼 같네요. 열광하는 사람과 그저그렇다는 사람...왜냐하면 '지구를 지켜라'는뚜렷한 색깔로 정의할 수 없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장르로 따진다면 '하드고어 SF코믹스릴러'라고 할까요... 감안하시고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PS 2 : '화성으로 간 사나이'의 흥행실패는 신하균의 연기력이 관객에게 주는 메리트보다 국어책 김희선을 봐야하는 고통이 크기 때문에 관객들이 외면을 한건 아닐까 하는 억측이 제 머리 속을 떠나지않네요. ㅡㅡ;;  우울증에서 벗어나서 TV브라운관에 당당하게 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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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G 성기현  
  이영화 아주유명한 컬트영화죠.... 제가 생각하기에도 흥행코드는없는영화같네요...대중성이 부족함....
1 이재학  
  제가 생각하는 한국 최고의 영화입니다.
1 두리  
  연기가 압권입니다.....사실 이 영화야 말로 독창성이 묻어나는 영화인데...관객은 맥도날드처럼 프랜차이즈 맛이 나는 장화홍련이 더 구미에 맞죠.....안타깝습니다. 예전에 고양이를 부탁해가 개봉 몇 주를 못 넘기고 간판을 내렸을 때처럼 안타깝습니다. 그 이후, 소수의 팬들에 의해서 재개봉이 되었지만. 영화는 산업이라 어쩔 수 없이 지금 이 순간 현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먹혀드는 걸 만들어야 돈이 되지여
1 miguel  
  전 극단적평가의 다른극에 서있는 사람입니다-ㅁ-마지막 결말이 너무 황당해서..그게 놀라움보다는 실망감으로 다가오더라구요.초반부터 중반부까지는 아주 좋았는데,왜 결말로 치다를수록 삼류 어린이비디오를 보는느낌이 나던지..ㅠ.ㅠ 봐서 손해볼 영화는 아니나 그렇게 극찬할만한 작품이라고도 말 못하겠는..전 외려 이 영화의 흥행실패가 이 영화를 더 작품성있는 영화로 보이게하는 메리트로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만일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다면? 모르긴 몰라도 욕을 좀 먹었을듯 한데요.(요새 평단은 흥행한 영화는 무조건 도끼눈뜨고보고 흥행실패한 영화는 일단 작품성은 있었던 비운의 영화목록으로 분류하는 경향이 없잖아 있다고 느낌) 마지막에 뒤통수 된통 때리잖아요.신선한 손맛이 아닌 설마..그것만은..했던걸로 뒤통수 맞아서 무지 아렸습니다.ㅠ.ㅠ
1 한혁준  
  이 영화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는... 감독이 찍고 싶은대로 마음껏 찍은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흥행생각했다면 마지막에 그렇게 못하죠..) 다음부터는 영화사에서도 아마도 이 감독님에게 흥행성을 강요하겠죠. '설마 했던' 그것이 뒤통수를 때렸던 그 느낌이... 누군가에게는 '아린 아픔'이었겠고, 누군가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겠죠.. ㅋㅋ 역시 영화는 사람마다 틀리게 작용하는군요.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에 감독 마음대로 '컬트'에 '삼류'로 만들어버린게 되려 통쾌하더군요. 아마 신하균이 그런식으로 죽으면서 결말이 났다면, 정말 찝찝했을거에요.. (물론 죽긴 죽었지만... 그는 정말 우리의 영웅이었다는 ㅋㅋ^^) 이런 작품 역시나 다시 나오긴 힘들거에요. 대중성을 요구하는 시대니만큼... 그래서 소중한 겁니다.
1 백진  
  흐흐~지나가다 한줄 남겨요.저도 얼마전에 이 영활 봤기에..전 이 영화 잘 몰랐는데 살인의 추억 사이트에선가 이 영화 칭찬하길래 비디오로 봤었거든요.저도 영화를 봤다면 본 사람인데,동일한 수준의 영화라면 외화보단 한국영화에 더 애정을 갖는 편이긴 하지요.그런저런 면에서는 보라고 추천드립니다만,역쉬 사람이 느끼는건 워낙~~상대적인 거니까 특히 이 영화는 더 그럴것같구요.그냥 끌리면 보시고 관심없으면 안보셔도 될듯하네요~ 갠적으론 영화에 대한 평가가 약간 부풀려지진 않았나...라는 생각이 영화가 끝남과 동시에 깨알만큼 들긴 했는데 그건 제가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일듯..기대하지 말고,평론가들의 평가도 잊고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보시길^^
1 백진  
  헉..몇마디 안했는데 리플이 저래 길다뉘..ㅡㅡ;
1 마미치  
  저도 여기 감상평을 보고..친구의 감상평도 듣고 뒤늦게 봤지만..정말 신선한 충격이더군요.. 정말이지, 연출, 스토리, 연기력, 세트, 촬영 다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