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신아리.. 링에서 좀 제발 멀어져라.

영화감상평

착신아리.. 링에서 좀 제발 멀어져라.

1 가륵왕검 5 2143 0
영화 [착신아리]가 링의 유사복제품이라는 평가에서 자유롭기는 아마 힘들 것이다.

일정한 공식이 존재하는 원령의 저주와 관객을 놀래키는 퍼포먼스의 유사함은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50여편 정도의 필모그래피를 가진 미케 다케시 감독의 작품 중에 최초의 개봉작이 [착신아리]인 것이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쉽게 판단될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특유의 시각이 없다고 할만큼 다양한 측면의 영화들 중에서 [착신아리]는 정서와 표현의 강도가 무척 평범한 축에 속한다.

이는 극단적 콩가루 집안을 다룬 [비지터 큐]나 한 여자의 끔찍한 집착을 다룬 [오디션]같은 작품들이 수입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착신아리]의 소재는 알려진대로 핸드폰이며 자기 자신에게서 메시지가 오고 확인한 순간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이 내용이다.

주인공 나카무라 유미[시바사키 고우 분]를 둘러싼 인물들이 죽어가는 과정은 링의 그것보다 즉각적이다.

[링]은 이미 죽은 자의 모습을 통해 공포를 추론해내지만 [착신아리]는 죽어가는 자의 공포가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전이된다.

이렇게 핸드폰이라는 문명의 이기가 가진 속성을 죽음에 대한 공포로 치환시킨 설정은 초반부에는 꽤 효과적이다.

하지만 그러한 설정이 죽음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하는 논리적 구조로까지는 닿지 않는다.

등장인물들 사이에는 공통분모가 존재하나 그것은 원령의 행동에 대한 부연설명으로만 활용되어진다.

즉 그러한 공식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하지 않으며 대신 후반부에는 원령의 원한이 생겨난 이유에 대해 집중한다.

그리고 유미가 희생자가 선택된 때부터 죽음의 룰이 멈추고 유미의 과거와 원령 사이의 연관점을 만드는데 이때부터 영화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죽음을 피해갈 방법이 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공포영화의 규칙에 충실하게 풀어나가다가 유미와 원령의 개인적 사연이 나오면서 그 둘에게 촛점을 맞추어 버리는 것이다.

물론 어릴적 학대를 받은 유미의 사연이 원령과 관계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으나 죽지 않아야 할 이유의 정당성으로는 부족하다.

그럼에도 [착신아리]는 유미에게 지나치게 예외의 경우를 제시한다.

또한 더 문제인 것은 원령의 저주에 대한 원인이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부모의 무관심과 정서적 학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착신아리]에 등장하는 원령은 생전에 이상성격의 소유자였다.

단지 자신을 아무도 돌봐주지 않았다는 원망이 복수의 근원인데 그로 인해 벌이는 행동은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이다.

그렇다보니 비록 어린애지만 원령의 모습은 내심 분노를 일으킨다.

사운드와 관람 당시의 분위기에 상당부분 좌우되는 것이 공포영화의 특성인만큼 몇몇 장면은 비교적 인상깊다.

특히 폐쇄된 병원에서 유미가 맞닥뜨리는 상황은 미케 다케시 감독 고유의 공포 연출이 묻어나는 장면들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때 결코 썩 잘 만들어진 호러영화는 아니며 [링]의 참신함을 넘어서지도 못 한다.

이제는 좀 [링] 비스무리한 일본호러의 수입에서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야 하지 않을까.

한국영화들 조차 사다코의 머리결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마당에 기왕 일본호러를 수입할거라면 스플레터든 슬레셔든 다양하게 들여왔으면 한다.

* 마지막 장면은 관객의 상황인식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일 수 있으니 꼼꼼히 챙겨 보시길 빈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5 Comments
1 Msh  
  라스트에서의 미묘한 복선은 마치 관객에게 선택을강요하는듯한
여운을남기죠.오랜만에 갸륵님의글을읽는군요..^.^
반갑습니다.^.^----------------msh
1 ozaki  
  원래 일본 모든영화가 그렇듯이 허무하고 지루하고 유치하고
세계에서 일본만큼 영화 못만드는 나라두 없다고 생각함
1 가륵왕검  
  저도 반갑습니다. Msh님 ^^ 하는 일이 좀 바쁘다보니,, 미케 다케시의 다른 영화들과는 참 많이 다르죠..
1 데이비드베켐  
  세계에서 가장못만든다..라는건 아니네요..
좀더 많은 일본영화를 보시길..
1 오늘부터  
  ozaki....그런 발언은 자기를 초딩으로 깎아 내린답니다...
자제하세요..
미이케 다케시하면 이치더킬러가 짱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