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내용있음]

영화감상평

지구를 지켜라.[내용있음]

1 전용민 1 2144 0
이 영화를 보면서 문득 한 라인이 그려지더군요...

만다라-하얀전쟁-박하사탕-지구를 지켜라

모두 인간 내면의 갈등에 대한 영화였습니다. 심리적인 패닉, 갈등, 분노와 애증....

지구를 지켜라가 SF이다 아니다에 대해선 전 논의할 생각이 없습니다. 사실 저는 그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영화가 인간 심리묘사에 많이 약했습니다. 심리적인 병을 안고 있는 이들이 어떻게 마음이 변화되고 그것을 표출하는 지.. 이것은 지극히 전문적인 소재입니다. 의사들과도 많은 대화를 나누어야하고, 감독과 배우들, 스텝들이 모두 심리학자가 되어야 가능한 영화들입니다. 그들의 상태를 이해해야만 연기할 수 있는 것들이죠.. 이점에서 지구를 지켜라는 엄청나게 성공한 영화입니다. 물론 저도 심리학 전문가는 절대 아닙니다.

신하균은 치일대로 치인 사람입니다. 그리고 죽어가는 어머니 앞에서 정신분열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엄청나게 끈기있고, 똑똑합니다.

백윤식은 인질입니다. 외계인이기 이전에 정말 저력있는 인질입니다. 담도 크고, 머리 회전도 대단하죠. 인질의 패닉상태, 또 도끼앞에 처절함 같은 것, 인질이 다시 희망을 가지게 되고 범인을 회유하는 과정.... 우리나라에선 큰 인질극이 없기 때문에 접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많은 연구로 훌륭히 처리했습니다.

개코형사는 대단히 감각적인 형사입니다. 게다가 경험도 아주 풍부합니다. 범인이 정신병자이며 아주 완벽주의자라는 것도 눈치채죠.. 이점에서 개코형사가 죽는 과정이 좀 설득력 부족합니다. 그정도의 형사라면 벌과 꿀을 봤을때 범인의 다리부터 쐈을 겁니다. 저 조차도 꿀병!!! 했거든요... 요게 가장 취약한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 쎄트가 환상적입니다. 그 산장의 우울한 분위기 하며 침침함은 에일리언의 기법같기도 합니다.

긴박하게 대치하는 인질과 범인의 심리전이 이 영화의 백미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백윤식이 진짜 외계인이고 왕자였던 것은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와 관련있습니다.

이 영화는 세상을 신랄하게 비웃는 겁니다. 그 긴박했던 심리전... 정말 대단하게 스스로 연구해서 만든 영화를 감독 스스로가 어이없게 만든 이유가 단순히 반전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감독 스스로가 이 영화의 긴박함, 진지함을 비웃으며 세상을 풍자하려는 것 같습니다. 악랄하게 사는 사장, 계속 당하고, 치이며 사는 신하균, 억울하게 죽어간 여자친구, 또 그렇게 죽어간 개코형사, 이 모든 것을 허무하게 만들어 버린 이유가 무엇일까요? 관객을 조롱함으로써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은 상당히 관객에게 자극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죠.. 마지막에 이 별에 희망이 없다는 말로 지구를 폭파시켜 버리죠... 그간의 고된 노력을 단순히 나팔같은 데서 나오는 레이져 한방으로 날려버리는 것이 바로 이 영화가 주는 얼마나 인간히 허무고 허탈하게 살아가는지.. 얼마나 미약한 존재인지를 전하려는 것 같습니다.

또 몇몇 유명한 영화의 패러디로 그걸 찾는 재미도 쏠쏠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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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 휘슬스탑  
  저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간만에 정말 재밌는 영화였지요..
결말부분이 정말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새로운 시도이면서도 님 말씀대로. 남겨지는 메세지도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말솜씨가 좋지 않아서 정리가 안되는것을 님 글 읽으니까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