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죽거리 잔혹사 - 그 시절 폭력의 추억

영화감상평

말죽거리 잔혹사 - 그 시절 폭력의 추억

1 카라얀 6 2092 8
맞고 또 맞았습니다. 그리고도 또 맞았습니다. 그것은 대학이고 성공입니다.
복장이 불량해서 맞았고 성적이 안좋아서 맞았습니다. 폐품을 안가지고
와서 맞았고 숙제를 안해가지고 와서 맞았습니다. 수업시간에 떠들어서
맞았고 떠들지 않아도 맘에 안들면 맞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상처가
되기도 해서 몸이 아플때가 아니라 맘이 아플때도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면 칭찬이고 돈이 많아도 칭찬이고 엄마가 왔다갔다하면
달라지는 선생의 얼굴도 보고 세상을 사는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잘난 부모둔 턱에 주인공이 되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싫기는
하였지만 부당한 감정만 느낄뿐 그것을 어떻해 조리있게 주장하여
투쟁하는 법을 몰랐습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폭력이였습니다. 쿠테타를 일으킨 대통령이 성공하여
사람을 때려죽여 잡아죽여 모함하여 죽여 거짓 교육구조 만들어
우리 중고생 세뇌시켜 그저 외우는 공부만 시켜도 힘들긴 했어도
부당하다는 생각한번 못해보고 그저 그안에서 들끓고 공부하다
지치면 욕망하고 욕망하다 불안하면 다시 공부하고 그렇게
대학과 성공이라는 구원을 향하여 달리고 달렸던 그 시절은 누구에게
보상받을까 하면 우리 자라올때 우리도 모르게 쳐진 그 부조리의
모든 구조 그 쇠사슬을 눈에 잡히는대로 아그작 아그작 씹어먹어
내 입안에서 면도날씹어 뱉어내듯 하고싶은 맘 가득합니다.

경쟁에서 쳐진 아이들중에는 깡패생활하듯 사니 학교안에서
삥을 뜯기도 하고 인간관계에 서툰 아이들이 있어 우스꽝스런
모습을 하면 그것을 희회해서 놀리며 희롱하니 보기에도
그것은 나쁜짓이란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분노가
치밀어 오른 때도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잡아 쳐 죽이고 짓이겨 지근지근 밟아버리고싶은 욕망에
시달리니 그것은 공포와 함께 밀려드는 유혹이기도 했습니다.

나중에서 알았지만

싸움은..... 근력으로 하는것도 아니라는 것을..... 어쩜 싸움은
싸움은..... 결투가 아닌 싸움은..... 싸움은 우선은 자기 맘에서
공포를 이기고 먼저 치고 또 치고 순식간에 끝장을 보는 것임을....
정리할수 있었지만.... 그때는 몰랐습니다. 정확히.....

그래요. 어디를 둘러봐도 폭력이였습니다. 돈으로 하는 폭력이건
권력으로 하는 폭력이건.... 잘못된 가치 전파로 사람을 오염시켜
오로지 대학과 성공....그 문을 향하여 달리게 하여 파릇파릇한
영혼들을 질식 시키는 폭력..... 그것을 조성하고 퍼뜨리는 세력이
있다면 그것이 저주의 대상이고 내가 싸워야 할 대상이지만....
몰랐습니다. 몰랐습니다.

그저 우리안에서 서로 견디지 못한 아이들이 그래서 불량기 있다
하고 날리라하고 짱이라 하는 애들은 그들도 모르게 부당한
우리사회의 폭력구조를
눈치 빠르게 익혀 우리안에서 다시 재현해 내니 그것도 내 눈엔
적이였습니다.

생존... 그안에서 생존의 방법들은 저마 다릅니다. 돈을 주고
넘어가는 아이들.... 싸움은 못하지만 그들의 세력안에서
광대역할을 하며 이빨까며 그들 믿고 설치는 아이들 적당히 타협하여
날라리는 아니지만 균형있게 날리와 평범한 아이들 사이에서
노는 아이들.... 공부잘하면서 그들과 어울릴줄 알며 더 비열하게
보통의 아이들중 쳐지는 아이들을 괴롭히는 애들..... 그저
깜깜한 어둠속에서 제 3의 눈으로 항상 자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반응하며 적당히 지내는 아이들....

나도 깜깜한 어둠속에서 제 3의 눈으로 삥을 뜯기던가 괴로힘을
당하던가 혹은 그들내에서 벌어지는 맞짱을 겨루는 싸움을 그저
지켜 보는것으로.... 생활을 하는 평범한 사람에 속했다고 볼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종종 지독한 싸움을 하면서 그것이 시위가 되어
전체 반아이들의 눈에 나를 만만하게 보지 못할 꺼리가 제공되긴
했지만.... 그래봐야 매한가지였습니다. 방관자.... 대체로 깜깜한
어둠속에서 눈만 깜빡거리며 어떨땐 흥미롭게 어떨땐 조마조마하게
50명의 아이들의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지켜보는.... 그런 방관자....

중간고사 기말고사 그리고 수시로 보는 시험들의 틈바구니속에
쌓인 스트레스.... 그때는 그것이 스트레스인지 모르고 우릴 짓눌르며
서로가 서로를 으르렁되게 하는 강력한 요인이 되었음에

정작 학교는 우리더러 사람이 되라고 하면서 사람보다는 성공이
우선이다라고 가르쳤고 대학을 가라는 방법을 강조하고 강요하고
강압하고 우리의 청춘을 좀먹으면서 막상 대학을 가지 못하고
성공에 이르는 삶을 살지 못하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돌렸는데.... 그것은 가공할만한 분노를 일으키는 요인중의 하나였습니다.

어차피 대학과 세상이 말하는 출세의 가도를 가지 못할 인생이고
다른 길을 가야 하는 인생이였다면 굳이 그렇게 그런것들을
내가 강조당하고 강요받고 강압받아야할 이유가 없었던 것을
그들은 그 청춘의 시절이 그들의 방향대로 우선 가야 한다고
그것이 절대의 명제로 우릴 짓눌렀으니.... 아 가슴아픕니다.

그래서 어찌보면 그 안에서 어른들의 폭력사회를 이어 받아
우리안에서 서로 다시 잡아 먹고 먹히고 또 방관하는 모든
아이들은 모두가 피해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쩜 우리가 모두 연합전선을 형성해서 이 사회의 부당한
이 모든 구조에 대항하고 싸워야 했는지도 모르지만 여하튼
중고생은 그런 싸움도 할 권리도 주워지지 못했고 그리고
20이 넘어서도 대학은 들어가야지 사회운동할 자격이
주워지는 것으로 알았으니.... 대학 못간자는 운동할 자격도
없나 부다 했습니다. 후후.....

그렇게 해서 모두가 다 피해자인듯 하나 그중에서 예외를 두고자
하는 아이들이 있었으니....

부모들의 잘난 처세를
이어 받아 야비하게 처신하며 때론 공부도 잘하고 쌈도 잘하는
악질적인 아이들을 보면....마치 새끼 악마를 보는듯 해서.....

나는 깡패같은 아이들보다 새끼 악마같은 새끼들을 보면
심장이 두근두근 떨리고 당장이라도 저 안으로 달려 들어가
목줄을 따 눈알을 파고 병신을 만들고 싶은 ..... 그땐
그런 분노의 맘이 들었단 말입니다.

세상 참 잘 살고 요령있게 사는 지혜 터득하고 부모가
밀어주는 빵빵한  돈과 ...그 공부에 대한 지극한 배려탓으로
세상의 모든 행복은 자기안에 있는듯 기고만장한 그...모습...

그것만으로도 본능적인....거부감과 함께 ..역겨움이 밀려
들었습니다.

어느날.... 말을 더듬는 아이가 책상위로 올려져 권혁중이란
그 놈의 주도하에 그 아이가 놀림을 당하고 있을때....

그리고 그놈과 그놈의 패거리들이 다 둘러싸서 그아이의
말투를 흉내내며 동물원 원숭이 데리고 놀듯 가지고
놀듯하는 것을 볼때....

당장 달려들어 쪼개내야 하고 싸워야한다는.... 그래서
주먹이 불끈쥐여지고 .... 어찌해야 할까.....

싸움은 도식이다. 도식이니 도식을 짜자. 저기는 5명인데
5명을 어찌이겨.... 누굴치고 싶나?

우선은 권혁중 저놈을 치고싶다. 치고 또 치고 발라 버리고싶다.
끝장을 내고싶다.

하지만... 너는 방관자인데.... 싸움꾼도 아닌데 무모한 그짓을
어찌하나.... 하지 말아야지.... 하지마. 하지마....그리도 다시

맘속에서 일어나는 싸움의 도식....

우선 권혁중을 주먹으로 면상을 날리고 치고 그리고 발로 밟아
버리고 나머지가 오면 .....내가 맞을 일만있겠지.....

눈탱이가 방탱이가 되어 잘못하면 이빨도 나가겠지. 어찌하나...
어찌하나....

모든 일들을 순신간에 저지르자. 싸움은 도식이다. 그리고
본능적인 순발력이다. 공포와 공포에 대한 인정 그리고 확인
그 다음은 행동이 나오고 두려움을 느끼면서 행동하는 결단이다.

무모하다.

하지만 했습니다.

" 야 개새끼야. 맨날 애들 놀리니깐 재밌냐! 이 씹새끼야! "

좋은 것이다. 그때는... 싸움이 범죄는 아니였으니깐.
그 잘난 부모가 낳은 장차 이 사회의 기득권자될
공부도 잘하고 쌈도 잘하고 애들을 기롭히기도 잘했던
그놈의 면상을 내지른 그 쾌감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다행히 다른 애들이 껴들지 않아 권혁중과 나와의
선에서 끝이 났지만....

하지만 그런 주제넘는 개입은 한번뿐
그이후로도 나는 여전히  방관자로서 혹은
피해자로서..... 살아온 학창시절이지만....

간혹 종종....내가 피해자가 되거나 학교내에서
부당한 폭력에 급우가 당하는 피해를 보거나
그래서 맘속에서 복수심이 일고 어떤 싸움의
작전과 도식으로 달려들고 싶은 유혹이 종종
일었지만..... 더이상 나가서 주먹이고 마대자루고
휘두른 적이 없습니다.

그저 그래 간단하게 나는 계속 적당히 지내오면서
어둠컴컴한 곳에서 눈만 깜빡이며 생존해왔던거
같습니다.

말죽거리잔혹사를 보니.... 권상우가....

거울을 보며
"이 씨발놈아 니가 그렇게 싸움을 잘해. 옥상으로 올라와!"
하며 ....도전장을 내밀던.... 그 대사와 장면들을 보니
우리가 보내왔던 그 시절의 그때와 너무 흡사하여
가슴이 떨리기 까지했습니다. 영화적 과장이 가미됐다해도
그때의 시절엔 분명 존재했습니다.


권상우로 처럼 멋있게 복수하진 못해도

거울을 보며....

가슴을 떨며 심장이 두근거리며 거울을 보며 허공에
학교에서 폭력을 주도하여 저지르는 아이들을
상상하며 거울속에서 선방을 날리는....

그런 일들을 종종했습니다.

그 떨리는 가슴이 지금도 여전합니다.

- 그곳이 추억이라해서 다 미화되기엔 우리의 학창시절은
  지독하게 폭력적이였다.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며.... 그때 그시절의 두려움과 싸움에 대한
  욕망으로 갈등하고 번민하던때가 생각난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6 Comments
1 태양인  
  글 잘읽었습니다
제가 뭐라고 말할순 없겠군요.
글읽는 동안 찡한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었네요.
그럼.
1 *^^*  
  아주 공감가는 글이네요.
정성스런 글 잘 읽었습니다.
1 Byte AliBaba  
  마음의 분노를 좀 가라앉히세요
분명 그시절 그랬고, 요즘 학교는 어떤지 잘 모르지만,,,
님의 글에서 너무 분노가 절절히 느껴집니다.
그런 분노의 마음은 또 다른 상대를 향한
다른 형태의 폭력으로 표출될 여지가 크다 봅니다.
6 유상현  
  왕따엿나 보군요 ㅡㅡ
6 유상현  
  무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사람 인듯한 말투가 거슬리네요

영화의 배경을 마치 자신이 속해 있는 세계인양.. 착각하는

님의 정신 세계가 무척이다 신기하네요
1 뽕컬렉터  
  이 사람 이때는 증세가 별로 심하지 않았네 ==;;;
역시나 이은주 때문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