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슈미트] 그래도..살아야겠지요.

영화감상평

[어바웃 슈미트] 그래도..살아야겠지요.

1 김규한 10 2839 1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어바웃 슈미트]는 그의 전작 [일렉션]에 비하면 놀라울 정도로 평범한 영화이지만 벌써부터 실망하기에는 이릅니다(학생회장 선거를 통해서 정치세계를 날가롭게 풍자해냈던) 마냥 웃을수만 없는 상황들이 반복될수록 우린 평범속에 감추어진 놀라운 진실 하나를 발견하게 되니까요. 한없이 차갑고 무거운 이야기이지만 현실을 놀라울 정도로 풍자해내는 감독의 손길만큼은 전혀 차갑지가 않습니다. 웃음속에 담겨있는 진통의 의미를 새삼스럽게 생각하게 만드는 [어바웃 슈미트]는 비극과 희극이 교차되는 그 순간 멈추었던 시계바늘을 다시 되돌려 버립니다. 그제서야 우리는 깨닫게 되지요. 우리가 살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그리고 살아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입니다.

시계바늘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한 노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바웃 슈미트]의 이야기는 시작됩니다(그런데 국내에서도 이런 노인 역할을 할 배우가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그 노인의 이름은 슈미트 이제 그는 평생을 몸담아온 보험회사를 떠나야만 합니다. 새파란 젊은이한테 자신의 자리를 내준 것이 영 불안했던지 퇴직한 후에도직장을 방문해서 확인사살(?)을 하지만 예고된 무안만 당할뿐입니다. 반평생을 함께 해온 아내의 갑작스런 죽음은 슈미트씨를 페인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벌레들과 함께 부엌 생활을 할 정도로 그의 생활은 점점 엉망이 되어가지만 아무도 그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딸에게 같이 살면 안 되겠나고 어린아이처럼 투정도 부려보지만 훈계와 핀잔만 들을 뿐이지요(어머니의 장례식을 싸게 치른 죄값을 치르고 있는 것일까요?)

딸의 결혼식에서 슈미트씨는 딸의 행복을 위해서 마음에도 없는 말을 만들어냅니다. 아내의 갑작스런 죽음,딸의 결혼 앞에서 슈미트씨는 마음 약한 눈물을 보일수가 없습니다. 이미 지나간 시간의 결과물에 후회의 눈물을 보인다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는 것은 슈미트씨는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시간은 뒤늦게 진실을 보여주고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모든 것이 흘려가 버린후 뒤돌릴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서 알게 되는 되돌릴수 없는 진실들이 왜 그리도 야속하게만 보이는 것일까요? 다음에는 그러지 않겠다고 내 자신과 다짐을 하면서도 그 순간에 또 다시 바보가 됩니다.

평범함 속에 숨어있는 일인치의 진리를 슈미트씨와 동고동락하면서 함께 찾아가던 관객들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마지막 결말 앞에서 눈시울이 뜨거워질수 밖에 없습니다(물론 현실속에서 일어나는 슬픈 사건,사연들만큼은 못할지도 말입니다) 앞날을 알수가 있다면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 따위는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신이 걸어온 길을 보면서 마냥 한숨만 쉬고 멈추어 서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겠지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누군가에게 그런 모습으로 기억될 수 있다는 것.. 우리는 가끔은 물질적인 것들 때문에 이런 정신적인 풍요가 주는 넉넉한 미덕을 잊고 사는 것 같습니다. 알렉산더 페인의 [어바웃 슈미트]는 충실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꺼지지 않은 등대역할을 해주면서 이런 조언까지 아끼지 않는 넉넉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누구나 맞이해야 하는 그 순간이 후회스럽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그 순간에 미소짓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면서 살아가야한다는 평범한 진리에 대해서도 빼먹지 않고 이야기 하였고요. 탄지니아에서 온편지와 그림(남들의 눈에는 형편없는 그림일지라도)이 슈미트씨의 감정에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켰는지는 굳이 글로서 설명드릴 필요는 없겠지요.

사족

배우들의 눈부신 연기에는 긴 말은 하지 않는 것이 그들에 대한 예의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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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이형우  
  감상평이 참 멋집니다. 날선 칼날이 무서워서 진심이란 것을 토끼간처럼 어딘가에 숨겨뒀는데- 이 영화보면서 한번 어디 뒀는지 찾아보고 싶어 집니다.
G ergfr  
  이글 보시고 또 스포일러라고 하시는분 계시겠네요..
1 박상현  
  그렇게 지루하지 만은 않았던것같은데....사회의 중심에서 밀려나는 소외감 공허함 적적함 몸의 변화.......제가 죽을 때쯤에는 인간 평균수명이 100살을 넘을 거라더군요.....정말 늙는 게 무섭다.....
G 놀아줘  
  현재 인간 수명은 줄어들구 있는게 아닌가요?100살을 넘는다니 켁-.-어디서 들은 애긴지??박상현님은 올해 연세가??
1 박상현  
  수명이 줄다니 의학이 퇴보하고 있군요 ㅋㅋㅋㅋㅋ절대 지어낸 예기 아님니다 근거 있는예기에요 의학 싸이트 찾아보세요...평균수명은 계속 늘구 있구요 참고로 삼국시대 평균연령은 40살도 않되었구요......
G 놀아줘  
  그런 연구결과 있잖아요.그거 좀 믿을게 못되거든요..가끔 신문이나 뉴스보면 뭐가 뭐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라고 하는데..절대적으로 꼭그런거 아니니 맹신마시길^^의학이 발전하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수명이 계속무한정으로 늘어나는건 말도 안되죠~~죽을때 되면 다 죽게 마련이죠^^
1 박상현  
  다 그렇죠 머.............ㅡㅡ
G 고천규  
  슈미트로 우리나라 배우로는 신구씨가 어울리지 않을까요? 카리스마가 좀 부족한가?
G 놀아줘  
  박근형씨가 잘 어울리실듯 한데^^
1 kihoori  
  50년후의 평균 나이가 150이 될거라던데..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