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깃발 (Flags Of Our Fathers, 2006) 전쟁 영웅들 ? 자막이 필요할까 ? (예고편 정도의 스포)

영화감상평

아버지의 깃발 (Flags Of Our Fathers, 2006) 전쟁 영웅들 ? 자막이 필요할까 ? (예고편 정도의 스포)

G 고운모래 4 3255 4
자막을 만들만한가 하고 또 2시간 가량을 투자해서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필버그 작품 (제작) 답게
한번쯤 꼭 볼만하다고 권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영화 배경 및 줄거리에 대한 사전 지식만 있으면
영화를 이해하는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자막을 기다릴 필요없이 곧장 보셔도 될만한 영화입니다.

조명하는 각도가 틀리기는 하지만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유사하고 공통점도 많고
또한 색다른 차이점으로 차별화되어, 필적할만 합니다.

- 전쟁신이 리얼하고 스팩타클한 대작입니다. 제작비도 많이 들어간 흔적이 보입니다. 남자분들은 많이 좋아하실 그런 영화입니다.

-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입니다. 한국 영화 "우행시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들" 을 보시고 본다면 이런 감흥이 느껴집니다. 노르망디 상륙같은 대규모 상륙 작전에 동원되는 병사들, 상륙하기 직전의 상륙정 안의 병사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  우행시에서의 사형수의 그 날의 심정과 비슷할까 ? 병사들의 착찹한 표정들... 두고온 애인들과 가족들을 어쩌면 다시는 볼 수 없다는 두려움은 어떻게 극복할까 ? 오만가지 상념이 떠오릅니다. 전쟁이란... 살해하는 측이나 당하는 측이나 모두 정말 인간들로서는 차마 못할 짓들입니다.

기억나는 장면들:
- 수류탄 하나가 동굴 속에서 어떻게 인간들을 갈기 갈기 짲어버릴 수 있는가를 보여준  참혹한 장면
- 멍하니 방심하고 있다가, 아군의 오폭에 쓰러지는 병사. 오폭 중지을 다급히 알리는 연락병의 헬멧을 향해 날아가는 총알
- 모든 전쟁 영화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이지만, 총도 없이 전장을 누비며 뛰어다니는 가장 용감한 병사는 다름아닌 위생병, 날아다니는 총알 속에 어찌도 그리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용감하게 부상자를 향해 서슴없이 뛰어가는 것인지... 누구든 막상 닥치면 과연 저런 배짱과 용기가 나올 것인지 ? 짐작컨대, 전쟁 중에도 위생병에게 총을 겨누지는 않는다는 상호 묵계적인 룰이 있을 것이라 믿음. 아무리 그렇다 해도 그 용기는 범상치가 않음. 그러한 주인공 위생병의 눈을 통해 비추어지는 전쟁의 참혹함.
- 워싱톤 근교의 알링톤 국립 묘지에 세워진 그 유명한 동상, 필자도 가서 직접 본 동상인데... 감회가 새롭습니다. 현충일을 기릴만한 동상 작품입니다. 참, 필자는 원작 소설을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소설은 좀 지루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입니다.

결함: 장면 장면 만으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고, 무언의 메세지도 전달할 수 있는데
        그걸 너무 많이 말로 설명하려고 해서 상당히 지루한 감도 많습니다.

아쉬운 점: 편집에서 군더더기들의 과감한 가위질로 압축을 했으면, 전개가 빠른 아주 좋은 작품이 되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기대되는 점: 똑같은 장면 상황들이 일본측의 시각으로 엮어져 만들어지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라는 영화는 과연 어떨까 기대가 됩니다. 그것도 꼭 봐야겠습니다.

감상 요령: 말많은 부분은 과감히 건너뛰고, 액션 위주의 주요 장면들, 하이라이트만
보셔도 충분히 재미있고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는데 큰 지장이 없습니다.

이하 스포 - 사전 지식이 필요하신 분만 보셔요. 또는 영화 감상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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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 3만여명이 이오지마에 도착하고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2천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마지막에는 2만48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일본군 또한 비슷한 사상자를 낸다. 하루만에 수천명을 형장의 이슬로 보내는 교도소나 형장이 있다면 아마 그 아비규환에 상상이 안가리라. 하루에 단 한 명의 사형집행도 가슴을 적실만큼 애틋한데... 수만명이라... 언뜻 감이 잡히지 않는다. 더구나 그 죽음 하나 하나가 지나칠 수 없을만큼 처참하다. 오분육시의 극형을 능가한다. 사지가 잘리고 내장이 터져 나오고... 그것이 수천 수만이다. 그러고 보니 사형수의 죽음은 정말 행복한 편이다. 사형수의 죽음처럼 눈물을 흘릴 겨를도 없다. 영웅적인 행각 ? 과연 그렇게 죽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일까 ? 혹시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는 허망한 개죽음은 아닌가 ? 과연 누구를 위한 죽음이고 희생인가 ?
조국을 위한 희생 ? 어차피 결과적으로는 두 발의 원폭에 끝날 전쟁에 굳이 필요한 희생이었던가 ? 그럴 것 같았으면, 원폭으로 엄청난 민간인들의 희생이나 내지 말 것이지...
그들의 용감한 희생은 조국을 위한 용기와 희생이라기 보다는, 친구들, 전우들을 위한 희생이었다. 앞에 있는 전우들, 옆에 있는 전우들, 당장 알고지내는 가까운 사람들을 위한 본능적인 희생. 그헣게 죽은 이들은 쉽사리 잊혀지고, 어떻게 보면 그들 덕에 운좋게 살아남은 사람들은 영웅으로 정치적 선전 광대 놀음에 내몰린다. 그래서 영웅으로 대접받고 칭송받기에 너무도 어색하고 불편하다.

- 전쟁터 (과거 회상) 와 그 후의 정치적 선전 광대 놀음, 회상하는 현재 시점,
  이렇게 세 시점을 계속 번갈아 교차하며 오가는데... 전쟁터 외에는 모두가
  일종의 해설판에 해당하는 군더더기이니 생략 가능하다.

- 유명한 사진 한장에 가려진 진실... 그 진실은 별거 아니다. 늘 그러하듯이 과대 포장된 것일 뿐. 대중들이 그 사진에 대해 알고 있듯이 그리 아름답거나 감동적인 것이 아니란 것이다. 원래가 진실은 알고 보면 추하다. 추하더라도 진실은 아는 편이 좋다. 그래서 사진 속의 영웅들은 괴롭고 불편하기만 하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진실에 대해 말을 못하거나 숨김을 강요받는다면 속병이 생기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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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2 정성훈  
클린트이스트우드 감독, 스필버그 제작 (드림웍스)
G 풀잎  
이 글 제목만 보고, 영화 보고, 이 글 봤습니다. 재밌더군요. 자막없어서 자세한 내용은 몰랐지만 ㅋㅋ 님 글 보니 인제 다시 안봐도 되겠내요. 6개월 후나 자막 나오면 한번 더 봐야겠네여. ^^
4 김동천  
  이 영화 보기 전에 히스토리채널에서 해준 이오지마 다큐를 보시면 좋을듯 싶습니다.
이오지마는 미군이 일본을 폭격을 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일본의 요충지인 섬이었고 미국이 함정 몇백척을 몰아 이오지마로 향하는 다큐장면은 보기힘든 장관? 이었습니다.
거의 공군이 폭격으로 초토화시킨 섬에서 일본군은 산에 굴을 파고 만들어서 피하고 있다가 미군을 공격했고 굴 입구에 시멘트구조물을 해놔서 미군의 공격이 무력화되고 가는 족족 죽는 소모전이 계속 되었죠.
일본군은 본토에 지원요청을 했지만 본토는 몇백척의 함정이 둘러싼 이오지마에 감히 지원을 할 엄두도 내지 못했고 내버려 두게 됩니다. 먹을게 떨어진 일본군은 토굴에서 나와 항복하기 시작했고 그중 징용당한 한국인도 꽤 많았답니다. 엄청난 인명소모전을 했던 미군이 항복한 일본군을 순순히 놔두진 않고 가지고 놀다 죽였다더군요.
1 홍준성  
  전쟁영화(드라마) 좋아하시는 분들은 낯익은 얼굴을 많이 보실 수 있을겁니다.
암호해독 나바호 인디언도 보이더군요.(이번에는 그냥 보병이지만)
그동네에서는 전쟁영화 전문 배우가 정해진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더군요 ㅎㅎ
화면의 색감(?)이라고 할까요?
라이언일병 구하기나 밴드오브 브라더스와 유사한 느낌입니다.
약간은 건조하고 탈색된 콘트라스트 강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