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우주전쟁을 고질라로 보지마라.

영화감상평

[한마디] 우주전쟁을 고질라로 보지마라.

1 백선우 31 2293 4
얼마전에 우주전쟁(war of the worlds,2005)를 보았습니다.

대체적으로 긴장감이 있었고 전개도 빨랐었습니다.

이 영화의 특징은 초반과 후반 나레이션 부분을 뺀 나머지는

탐 크루즈의 1인칭 영화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탐 크루즈가 보는 것만 볼 수 있으며  탐 크루즈가 들은 것만 들을 수 있습니다.

(중간 언덕 전투씬에서 언덕너머 일을 알 수 없죠. 그 당시에는 무찔렀는지 몇대 인지 조차 알수 없었습니다.)

그게 진실인지 거짓인지 조차 알 수 없습니다. (영화 중간에 유럽인이 쑥대밭이 되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유럽은 무사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감독이 연출하고자 한것은 탐 크루즈가 느끼는 공포입니다.

탐 크루즈는 다른 피난민들과 다른것이 없습니다. 그냥 평범한 일반인중 한 사람입니다.

많은 분들이 '결말이 허무하다.' 뭐 '무찔러야 하지 않느냐.' '원작을 그대로 따라갈 필요가 없지 않느냐' 라고 합니다.

이 영화에서 고질라를 기대한 것일까요. 아주 카리스마 넘치는 Hero가 다른 이들이 두려

워하고 못한것을 Hero의 센스와 용기로 힘겹게 물리친다? 오히려 그랬으면 졸작에 영화를

만드는데 에서 조차도 기본이 안된사람이 될것입니다. 이미 감독은 영화를 처음만드는게 아

니죠. 또 고질라식 , 인디펜던스 데이식 결말로 만들었으면 졸작중의 졸작이라고 말 할수 있는

것은 또 다른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감독의 메세지입니다. 아니 그 이전 원작의 메세지죠. 원

작에서는 인간이 자연을 공공재화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자연이 인간만의 도구라고 생각하는

기계론적 사고방식을 철저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시작의 나레이션에서 인간이 최고라고 생각했던 사고방식을 따라 행동하는

인류 위에 더 지적이고 더 막강한 존재가 있다는 것과 그것에 의해 인류가 침공당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들의 침공은 계획된 것입니다. 영화 중간, 인류 보다 더 오래전부터 그들은 지구

에 있었다고 말합니다.(이미 오래전부터 땅속에 묻혀있다고 말이죠.)

어쩌면 인류의 독선적인 행동이 그들에게 땅속에 묻혀있던 것들을 풀어놓게 되는 계기를 심어

준 것이 될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영화는 내내 연약하고 바둥거리는 인간들을 비칩니다. 항상 취해오던 독보적인 사고방식에

비해 한없이 초라한 인간들의 모습이었죠. 그리고 결말은 외계인들의 자멸입니다.

그것은 인간이 지금까지 자연을 파괴하며 얻어왔던 기술의 힘도 아니었으며

탐 크루즈가 고질라적 hero가 되어 무찌르는 것은 더욱더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단순히 여겨왔던 자연이었죠. 이 영화에서 인간이 한것은 없습니다.

굳이 있다고 말한다면 트라이포드들에게 피를 제공해서 초록빛 지구를 붉은빛으로 만들어주

는, 아주 조지 로메로나 좋아할만한 장면을 연출하는데 일조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원작은 인간의 사고를 비판하였고 인류에 대한 경고를 하였습니다.

거대한 자연에 비해 한없이 초라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서요.

스필버그는 그것을 알았고 그랬기 때문에 원작을 그대로 따랐던 것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인간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며 무찌르는 인간우월주의적 행동이 아니라고

'허접하다''졸작이다''어처구니가 없다'라는 말을 내뱉지 마시고 또 영화를 단순히

오락으로만 보며 자기수준에 안맞다고 욕하며 다른 사람을 선동하지도 말아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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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Comments
1 강병준  
  게임 하프라이프가 영화화된 느낌.
시작부분의 분위기는 완벽하게 하프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