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죽거리 잔혹사 - 이보다 더 폭력적일 수 있을까.

영화감상평

말죽거리 잔혹사 - 이보다 더 폭력적일 수 있을까.

1 차봉준 13 218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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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적인 내용을 다룬 영화의 흥행의 관건은 얼마나 추억적인 요소가 많은가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학교을 배경으로 하는 것에는 그러한 요소가 많다. 누구나 학교를 다니면서 경험해봤을 짐한 일들의 공통분모가 있으니까.

첫사랑, 선생폭력, 교복, 소지품 검사, 입시위주의 교육등...

이 영화에서는 이러한 것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권력의 폭력였다. 선도부라는 권력을 가진 자의 폭력, 교련선생이면서 대위 계급장을 붙인 학생주임의 폭력, 선생의 폭력, 가정내의 부모의 폭력등 1978년 뿐만 아니라 지금도 자행하고 있는 폭력에 대한 것이다.

전쟁, 테러등의 폭력보다 바로 내 옆에 항시 존재하고 있는 폭력이다. 비굴하게 타협을 하거나 외면을 해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모르나 정면으로 맞서서는 벗어날 수 없는 폭력들이다. 이보다 더 정신적인 압박을 주는 폭력이 있을 수 있을까. 더욱이 1978년 학교뿐만 아니라 지금의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자행되는 폭력.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그러한 폭력에 항시 존재하고 있는 나 역시 벗어나고 싶지만 벗어날 수 없었기에 갑갑했는 지도. 더욱이 영화속 현수는 모든 걸 평정했지만 결국 다시 힘없는 존재도 돌아설 수 밖에 없는 힘없는 자의 한순간 한풀이였기에 더욱 이 영화는 현실을 갑갑하게 만든다.

청춘의 시기에는 꿈이 있다고 말하던가? 과연 그랬나? 이 영화는 내가 가지고 있던 그러한 생각을 잘 말해주었다. 청춘시기에 꿈이 있다는 건 미사여구이고 실제로는 길들여지고 있는 시기였다고. 주체성을 가져가야 하는 나이에 길들여지고 있다고. 그때 길들여졌기에 사회에 나와서 그나마 버티는 거라고.

엔딩곡으로 나오는 "학교에서 배운것"이 그래서 이 영화를 아주 잘 표현한 노래라 생각된다.

인생의 일할을 나는 학교에서 배웠지

세월은 흘러 모든 것들이 변해 가도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지워지지 않는 추억들,
한참을 뛰어가다 돌아볼때 어김없이
내 머릿 속을 뒤집어 놓는 아픔 속의 기억들.

내게 상처가 된 당신의 거짓말
이유도 모른 채 맞아야 했던 지난 날
그럼에도 존경받기를 원하셧던 그 모습에
내가 배운 것은 보잘 것도 없는 일할

매 맞고 침묵 하는 법과
타인과 날 끊임없이 비교해대는 법
시기와 질툴, 키우는 법과
경멸하는 자를 짐짓 존경하는 법까지

나의 추억을 되돌려 놔줘 uh!
산산히 부서져 버린 꿈들과 yo!

닫혀진 내 입과 억눌린 감정과
네게 짓밟혀 숨어버린 웃음까지 모두다

내 외침이라도 들어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뿐인걸 uh!

억눌렸던 모든 것들을 토해 저 위 하늘 향해
끝까지 난 외쳐 볼꺼야 uh!

부푼 꿈 가슴 안고, 첫발을 내딛을 때
누구나가 그렇듯이 설레임에 가득 찼지
온가족 함께 나와 모두 내 주윌 감싸
넌 잘 할 수 있을거라 내 어깨를 살짝 두드렸지

하지만 첫날부터 악몽은 바로 시작됐지
하늘 날던 꿈들은 땅속 끝으로 곧바로 추락했지
약자의 비굴함과 강자의 오만방자
아직 어린 난 그곳에서 악랄한 사회를 경험했지

내 인생의 책속 찢지 못한 페이지
내맘 깊은곳 잊지 못할 그때지
담장 밖이 내게 준건 내 전부의 구할
담장안 내가 받은것은 남은 일할

수많은 악칙과 악법, 연필보단 주먹
동료가 되기 전에는 적,

그 중에서 내가 살아가는데 도움된건,
내가 가진 상상력을 이 많은 법들 앞에 굴복 시키는 것

나의 추억을 되돌려 놔줘 uh!
산산히 부서져 버린 꿈들과 yo!

닫혀진 내 입과 억눌린 감정과
네게 짓밟혀 숨어 버린 웃음까지 모두 다

내 외침이라도 들어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것 뿐인걸 uh!

억눌렀던 모든 것들을 토해 저 위 하늘 향해
끝까지 난 외쳐 볼꺼야!uh!


OST중에서 "학교에서 배운 것(유하)" - 김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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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Comments
1 ocs14  
  와 글 굉장히 잘쓰시네요.
1 장영준  
  알바풍이지않나여 ㅡㅡ; 저쪽감상평가도 믿을게못되던데여 ㅡㅡ
G 달려라  
  우리 좀 솔직해지십다.. 말죽거리. 졸라 허접하지 않나요?
옛시절이 생각나서 좋았다라고 하는데..학교로 배경으로 하는.
폭력적인 영화는 이전에 수없이 나왔던거고....친구.품행제로 등등..
추억따먹기 하고싶은 예전에 티브이에 했던. 그때그시절 보는게 훨나을듯하네요...말죽. 이야기 전개 산만하고. 어느것 하나 보여주는것 없고, 그저그런영화...
1 차봉준  
  내 글 속에 옛시절이 생각나서 좋았다는 내용이 있었나?
내가 쓴 글은 나 스스로도 폭력에 미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내가 느꼈던 갑갑했던 생각들이 나왔기에 그것을 말한건데.

그리고 영화가 재미있다고 쓴 글이 아닌데. 장영준님과 달려라님은 글을 제대로 읽지 않은 듯 싶습니다.

잘쓴 글도 아니고 단지 이 영화가 그동안 내가 느껴왔던 폭력에 대한 생각을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쓴 것 뿐인데...

난 이 영화를 액션영화나 로맨스 영화로 본 게 아니고 폭력고발 영화로 본 것인데... 3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폭력에 대한.
1 차봉준  
  그리고 그 폭력에 어느덧 길들여져서 침묵하고 있는 나에 대한 자조의 의미도...
1 데이비드베켐  
  개인적으로 실미도나 태극기휘날리며보다 재밌게본영환데요.
1 Two9풍뎅E  
  말죽거리 추천~~~~~
1 김예녹  
  저도 추천합니다.
마지막 엔딩부분이 다들 시시하다고 하는데.....
오히려 여운이 남는것 같아서 좋더군요
한가인과 권상우의 사이도 극적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일상처럼 흐지부지 끝나는 것도 그렇고
아무튼 유하감독 스타일이 무척이나 맘에들더군요......
1 태양인  
  저 역시 말죽거리 추천합니다
절대로 허접한 영화가 아닙니다
1 그냥..  
  솔직히 실미도나 태극기보다 한 열배는 잘만든 영화라 생각됩니다.
오랜만에 가슴을 아련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1 정재욱  
  스토리 없는 영화로 유명하죠 -ㅂ-
1 김용문  
  저역시 배컴님이나 그냥님과 같이 실미도나 태극기보다 괜찮게 본영화였습니다... 지구를 지켜라 이후로 한국영화중 최고였단 생각입니다..
이영화만큼 가슴속에 터질듯한 카타르시스와 여운을 남겨줄 영화가 몇편이나 될지 궁금하네요..
영화를 보신뒤에 단순히 학교배경의 폭력영화라 규정지으셨다면 예고편만 보시지 않았나 여쭤보고 싶을정도이네요..
스토리 없는 영화로 유명하다 하신 정재욱씨는 도대체 어느 별에서 오셨는지.....;;; 시나리오가 어떻게 이렇게 이쁘게 나올수 있을까 생각을한 저로써는.. 참..... 뭐시기한...;;;
전 발바닥점수 4개반.... !!

ps. 이게 알바풍이라 하신분 대가리가 있다면 극장에서 간판 다 내려간뒤에 알바질 할필요가 있는지 생각을 해보셨으면 하네요.. 凸
1 김규철  
  노래 정말 좋다 ~~~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