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이 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영화감상평

짝퉁이 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1 흰곰 4 2013 7
직업상 돈 많은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다.
평범해 보이는 그들이 나갈 때 면 내 동료는 쑤군거린다
3천이니 4천이니.....그들이 걸친 옷이나 악세서리 값이다.
저들은 뭔데 그랜져를 매고 다닐까?
그 돈으로 우리 아들 장난감을 사서 놀라고 하면 환갑까지 놀겠지?
빌려주지 않을테지만,
내가 만일 돈 천만원만 빌려 달라하면 손에 든 가방만 내밀면 된다.
정말 우습지 않은가?
뭐가 그렇게 비싸…….그걸 왜 사지?
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도무지….
이 영화의 주인공도 그런 점에선 나와 비슷하다.
패션을 모르고 명품을 모른다.
어찌어찌하여 들어간 패션의 거물 미란다의 부 비서자리
그 자리는 5분만에 후임자를 구할 수 있는 수백만이 줄 선 선망의 자리다.
세련된 감각은 물론이고
44사이즈의 몸을 가지지 않으면 사람 취급 받을 수 없는 곳
단 한번만 말하는 너무 빠른 템포의 명령과 되물을 수 없는 그녀의 부담스러운 일.
베르사체의 전화를 받고 이름의 철자를 묻는 NO 명품족 주인공.
44 와 66의 차이가 얼만지 모르지만 그 차이보다 더 괴리감 있는 직장과 주인공의
어색한 만남이 이 영화의 STORY line의 주축을 이룬다..

“명품”
명품을 만드는 것은 “베르사체”나 “크리스챤 디올”이 아니다.
그것을 만드는 것은 남들보다 더 우월하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삐뚤어진 욕망이다.
또한 그러한 욕망을 눈 감은 체 따르는 자가 무수한 짝퉁을 만든다.

명품에 정점에 있는 미란다.
싫어하지만 그를 열심히 따르는 짝퉁 선배비서.
그가 걸치는 옷처럼 변해만 가는 주인공 앤드리아.
이들의 모습은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이 아닌가?
순수한 동기와 이상으로 시작하여
결국 변질된 욕구에 삼켜진 그들의 모습이 문득 좀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의미와 가치를 제쳐두고
오직 목표에 심취되어 그것만을 바라보며
무엇이 어떻게 되든 쫓아가는,
사람의 탈을 쓴 괴물.
그들이 허영을 입을 때 악마가 된다.

사람은 옷을 입지만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웃기지마, 누구나 이런 삶을 원해, 다들 우리처럼 되길 원해”
미란다의 이 말이 허황되게 들리지 않는
슬픈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악마 되기를 강요하는 세상의 요구.
앤드리아처럼 성공의 문턱에 서서
미란다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과감히 던져버릴 수 있을까?
이 영화를 같이 보던 와이프에게
만약 자신이 주인공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거냐고 물었다
머뭇거리더니 이내 뜻 모를 미소를 띤다.

난 우리 마누라가 아이들에게 이렇게 답해줬으면 좋겠다

“엄마는 브라자를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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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정호영  
  흐흐 저두 공감됩니다. 정말 이해할수없는 초!초! 과소비... ㅋㅋ 글구 마지막에는 좀 웃겼심
1 제법무아  
  육안이나 뇌안으로 들여다 보는 세상과 심안과 혼안으로 비추어 보는 세상은 분명히 다르지요. 이 영화 보고 나서 저는 메릴 스트립 젊었을 시절 영화가 그리워지더군요. 아웃오브 아프리카를 다시 보게 됐지요...
1 흰곰  
  메릴 스트립 연기 참 잘하더군요
지금이 더 멋있는 것같아요
1 김성철  
  뻔하지만 볼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