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하얀방 - 공포영화인가? 사회고발 드라마인가?

영화감상평

[감상] 하얀방 - 공포영화인가? 사회고발 드라마인가?

1 차봉준 0 2870 6
h030709026284_29092736.jpg

영화 "오! 수정"을 본 이후 이은주란 배우를 좋아하게 되었다. 연기를 참 잘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 영화 이전에 내가 아는 이은주란 배우는 카이스트에서 나왔던 보이시한 이미지의 배우일 뿐이었다. 이 영화는 이은주란 배우를 보기 위해 봤다는 표현이 맞을 듯 싶다.

이 영화는 장르가 공포영화이지만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과연 공포영화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한국영화에서는 "폰"을 외국영화에서는 "피어닷컴"과 비교를 한다. 아마도 그 이유를 이러한 것 때문이 아닐까?

"폰"과 비교를 하는 것은 원조교제와 남자의 배신을 다룬 것이고 "피어닷컴"은 인터넷을 매개체로 복수를 한다는 점이라는 것인데 여기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것은 반대라는 것이다.

물론 모티브가 비슷하다는 것은 나도 인정을 한다. 그럼 다른 점들은 뭔가 하면 이 영화의 주된 내용은 복수나 살인이 아니다. 주된 내용은 낙태와 생명에 대한 관객에게 화두를 던지는 것이다. 이은주의 대사중에 "전 이제까지 제가 죽는 것만 두려워 했어요...미처 내안에 있는 내 아이를 잊고 있었어요"라는 것으로 함축된다고 생각한다. 낙태를 하고도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여성과 당연히 낙태를 요구하는 남성을 보여주고 태어나지 못한 태아의 시체를 보여줌으로써 하나의 주제를 이루고 있다.

"폰"에서는 임신을 하지 못한 한 여자의 우발적 살인으로 시작되면서 무차별적 원혼의 복수가 있고 "피어닷컴"은 스너프 촬영의 희생자가 스너프 사이트를 방문한 사람을 대상으로 무차별적 살인을 한다면 이 영화에서는 낙태를 한 여성을 대상으로 살인이 이루어지고 있다. 목적성 있는 살인이랄까... 이 부분이 나한테는 공포영화가 아니고 사회고발 드라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실망하는 점이 있는데 그것은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너무 느슨하고 정준호의 역활이 무엇일까 하는 의문도 든다. 왜 강력반이 아니고 사이버 수사대란 설정을 두었을까? 전혀 사이버 수사대 같지 않은 형사다. 극중에서 사이버 수사대 형사라는 호칭만 없다면 강력반 형사나 기자로 착각할 만한 연기였다. 더욱이 영화의 중간 중간 정준호가 어떤 환상을 보는 데 그 환상이 뭘 의미하는건지 전혀 언급이 되지 않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을 넣는다. 반전의 의미인지...

일부 스포일러에서는 정준호의 아이라는 말이 있다. 만약 그렇다면 안그래도 이 영화는 우연의 일치가 많은데 그것까지 그런거라면... 더욱이 정준호가 그런 무책임한 인물로 마지막을 반전한 거라면... 황당하다는 말밖에 안나올거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