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자마자 리뷰: 9점] 위로공단(2014)

영화감상평

[보자마자 리뷰: 9점] 위로공단(2014)

28 godELSA 0 1861 0

시대를 대표하는 '노동'의 한을 담은 노래와 시간과 공간을 넘는 운율의 시

평점 ★★★★☆

 

임흥순 감독의 <위로공단>은 공장과 일터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임흥순 감독은 대한민국의 산업화 역사의 흐름과 그녀들의 이야기를 포개놓으며 시대에 따라 변화된 '노동'의 역사를 나열한다.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여성 노동자가 겪었던 고난과 핍박, 해고와 파업을 중심으로 당시 근로자로서의 삶을 직접 듣는다. 영화는 누군가의 가족이고 친구였던 그녀들의 사연을 통해 근로자 개개인의 삶을 환기시키면서 삶과 노동을 연관짓는다. 그리고 사실적이고 솔직한 그녀들의 인터뷰를 통해 전달되는 한(限)을 노동을 넘어서 '삶의 한(限)'으로 범위를 확장시킨다. 더 나아가서 임흥순 감독은 그녀들에게 대한민국의 근로자로서 자신에게 '노동'과 '직장'이 가지는 의미를  물으며 한국의 자본주의적 사회를 고발하고 한국 노동자의 사회적 위치에 대해서 고찰한다. 그리고 영화는 한국의 이민 노동자의 이야기까지 엮어내는 배려도 지니며 해외에 설립된 한국 기업의 공장의 노동자를 통해 한국과 해외의 사회 구조적인 공통점도 찾는 통찰력도 지닌다. 시대가 변해도 반복되는 사회 구조와 삶을 관찰하면서 현재 진행형인 노동을 통해서 미래의 삶까지 통찰하는 사유를 통해 시공간적인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품이다. 

 

<위로공단>의 형식은 작품의 메시지와도 연관되어 있다. 임흥순 감독은 각 시대의 여성 노동자들의 인터뷰를 역사의 흐름 위에 순차적으로 나열한다. 과거에서 현재로 영화를 이어나가며 세대의 변화를 포착한다. 하지만 시대만 달라질 뿐 그녀들에게 전해들은 사연은 비슷한 내용을 띈다. 그것을 통해 <위로공단>은 시간을 넘는 사회의 악순환을 상징적으로 그려내고 반복되는 내용을 통해 영화는 일정한 운율을 가진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삽입되는 환상적인 이미지는 상징적이고 시적인 표현을 만들어내며 여성 근로자의 삶과 꽃, 까마귀, 돼지고기, 숲 등의 이미지를 연관짓는 사유가 깊이 있다. 시적인 운율과 문학적 수사가 영화로 옮겨지는 미적인 충만감은 파워풀하다.



개인적 후기) 한국 다큐멘터리로서는 작년에 개봉한 <철의 꿈> 이후로 최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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