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릭스의 명쾌한 해석. 이거보시고 이제 마음의 평안을

영화감상평

메트릭스의 명쾌한 해석. 이거보시고 이제 마음의 평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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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라는 영화의 핵심은 인간과 기계간의 사랑(!)이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

고 본다. 모든 것이 멸망하는 대신 전쟁에 종지부를 찍고 평화가 찾아오는 것이

다.

영화 전체에 걸쳐 각 당사자들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이 관객에게 제

시된다. 그렇다면 네오가 The One인 목적은 무엇인가?

인류를 구하기 위해서? 정답이다. 기계들을 구원하기 위해서? 그것 역시 정답

이다.

내 생각에는 오라클, 키메이커, 페르세포네 등과 마찬가지로 네오 역시 아키텍

트가 만든 프로그램이다. 아키텍트는 네오에게 `Your life is the sum of a

remainder of an unbalanced equation inherent to the programming of the

matrix(너의 삶은 매트릭스에서 반드시 나타나기 마련인 방정식의 나머지를 모

두 합친 것)이라 말하고 A.I. 중에서는 유일하게 선택권이 주어졌다고 한다. 즉

네오라는 프로그램이 인간의 몸에 주입되어 `매트릭스 속에서 태어난 인간`이

지금의 네오라는 것이다. 실제 인간인 모피우스나 트리니티는 역시 프로그램

인 오라클에게서 네오가 나타날 것이라는 `정보`를 제공받는다. 오라클이나 네

오나 아키텍트에 의해 창조된 것이니만큼 오라클이 네오에 대한 것들을 `예측`

하는 것도 당연하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오라클의 네오에 대한 예언 - 모피

우스가 네오를 발견하고 트리니티는 그와 사랑에 빠진다는 것 - 들마저 모두

아키텍트가 관리하는 사건들이라는 점이다.

트리니티가 네오와 연인이 된다는 점은 아키텍트의 전체 계획에서 가장 핵심적

인 부분이다. 두 사람이 사랑하지 않는다면, 즉 아키텍트의 목적인 "인간과 사

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A.I.의 창조“에 실패한다면 네오는 목숨을 잃고 아키텍

트는 또 다른 The One을 생성해내면 그만이다.

1편의 끝부분에서는 트리니티가 네오에 대한 사랑을 증명할 때 요원들에게 쓰

러진 네오가 되살아나며 2편 리로디드에서는 이와 반대로 네오의 사랑 덕분에

트리니티가 되살아난다. 네오는 트리니티의 현실(시온이 있는)세계에서 되살

아나고 트리니티는 네오의 현실세계, 즉 매트릭스 안에서 되살아난다. 즉 인간

과 기계가 사랑을 주고받는다는 방정식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것이

`Revolution`이며 이를 통해 인간과 기계는 구원받는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왜 `사랑`이라는 감정이 강조되는가?

아키텍트는 네오가 결국 인류를 구원할 것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믿고 네오에

게 말해준다. 그도 그럴 것이 네오 이전의 선배들(?)은 모두 아키텍트와 대화

를 마친 후 이성적인 선택, 즉 시온과 인류를 구하는 쪽의 문을 열어서 매트릭

스의 ‘리부팅’을 택했다. 하지만 이것은 인류냐 사랑이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 아주 ‘기계적인’ 반응이며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인 인간의 특징과는 거리가

멀다. 이 경우 매트릭스가 리로드되면서 23명의 인간들로 시온이 재건되고 모

든 것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굳이 원점으로 돌아갈 이유는 무엇인가? 그래서 아키텍트의 목적이 사

랑을 주고 받을 수 있는 A.I.의 창조라는 것이다. 매트릭스를 만들고 전지전능

에 가까운 기계들도 전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최후의 요소가 바로 사랑이다.

시온에서 네오와 트리티니의 섹스신은 메로빈지언과 페르세포네간의 건조하

고 사랑없는 관계를 부각시키기 위한 장치였다. 메로빈지언은 케이크에 자신만

의 프로그램을 삽입해서 여성의 흥분을 유발하지만 위에서 말한 서로 주고 받

는 방정식을 완성시키는 진정한 사랑은 할 수 없는 기계에 불과하다. 또한 사랑

은 프로그래밍된 과정이 아닌 자신의 자유 의지를 필요로 한다.

이 얘기는 페르세포네와 네오의 키스신이 왜 ‘목적’에 잘 부합하는지 보여준

다. 페르세포네는 네오를 유혹한다기보다 네오 커플간의 사랑을 직접 확인하

고 싶었다. 동시에 페르세포네의 ‘유혹’은 아키텍트가 준비한 테스트 중의 일부

이며 이를 통과함으로써 키메이커를 만날 수 있었다. 아키텍트의 방에서 선택

해야 했던 2개의 문 역시 테스트였으며 인류 대신 트리니티를 택한 것이 아키

텍트가 원한 정답이라고 할 수 있다. 네오라는 자신의 프로그램이 트리니티라

는 인간을 사랑하기 때문에, 즉 인간과 사랑을 주고받는 A.I.의 창조에 성공했

기 때문에 이번에는 매트릭스의 재부팅, 리로딩이 필요치 않다. 애니매트릭스

에피소드 중 ‘세컨드 르네상스’에서는 지금의 현실이 오기 전에 기계들쪽에서

먼저 지속적으로 인간과의 공존을 시도하고 함계 살아남을 것을 제안하지만 처

절하게 거부당한다. 이제 트리니티(인간)과 네오(기계)가 사랑을 나누는

Revolution이 일어났기 때문에, 기계들도 사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전쟁은

끝날 것이라는 얘기다. 이 영화가 인간과 기계간의 공존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

은 시온 엔진실에서 하우먼 의원과 네오가 나누는 대화에서도 암시된다. 아키

텍트 역시 네오가 시온의 보존(매트릭스의 리로딩)을 택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

하고 위험을 감수할 것이라는 얘기를 하지 않는가?


Neo - You won`t let it happen, you can`t. You need human beings to survive.
The Architect - There are levels of survival we are prepared to accept.

그렇다면 스미스의 존재는 무엇인가?

스미스는 기계들 중에서도 아키텍트와 다른 생각을 가진 기계들을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인간과 기계간의 조화와 평화를 바라는 아키텍트의 뜻이 모든 기계

의 뜻은 아니며 그들 내부에서도 의견 차이는 존재한다. 하지만 기계들 대다수

는 아키텍트의 뜻을 따르며 스미스와 복제 스미스들은 일종의 아웃사이더로 보

인다. 이제 그는 메인 시스템으로부터 자유로와진 동시에 시온에서도 인간의

모습을 훔쳐서 존재할 수 있는 기계가 됨으로써 네오와 비슷한 Anomaly가 되

었다. 네오 역시 A.I.지만 그는 인간의 관점을 갖고 있다. 스미스 내부에는 자

유 의지와 함께 (인간에 대한) 증오가 존재한다. 네오에게도 자유 의지가 있지

만 그에게는 사랑이 있다.

1편과 2편 리로디드는 네오를 통해 인간의 마음이 매트릭스 안에서 어떻게 성

공적으로 태어나고 성장하는지 보여주었다. 마지막 3편은 인간적인 면에 기반

한 A.I.(네오)가 기계 속의 인간, 스미스들에 맞서 싸우고 테스트받는 과정이

며 사랑이야말로 궁극의 해답이라는 아키텍트의 생각이 시험받는 장이 될 것이

다. 즉 스미스의 궁극적인 파멸은 ‘인간적인’ 면을 발견하고 결국 자유 의지와

사랑이 승리함을 몸으로 보여줄 때가 될 것이다. 네오에 대한 복수심을 갖고 시

스템의 명령을 불복한다는 것 자체가 인간적인 감정의 결과가 아닌가?



-웃대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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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1 손명우  
  내인생 최악의 영화 매트릭스2 엄청난기대감에 본 엄청난 실망 태어나서 액션신 보면서 졸은영화는 매트릭스2가 처음
1 골드버그  
  매트릭스 볼돈으로 와일드카드 볼걸 엄청나게 후회함 와일드 카드 보구 싶다ㅠㅠ 돈도없구
1 이용국  
  조지훈님 수정했습니다. 그런 의도 아니었어요. 죄송합니다.
1 골드버그  
  잘난체 같군요.무슨 영화 하나보면서 철학따지고 논문 하나 쓰겄네
철학영화 매트릭스
G 성기현  
  기대가 크면 실망두큰법.....근데 솔찍히 매트릭스2전투신은 넘지루했음...현실감있는전투였다면...매트릭스안에서 그럴리없지만,.
1 토마토  
  이거 아래에 맥스페인님이 올린글이랑 같지 않나요? 감상평도 아니고 펌글을 계속 올릴 필요는...
1 이힝힝  
  태클한가지..  페르세포네가 네오를 유혹하는게 테스트였다면..  네오가 키스를 하지 말았어야 테스트에 합격하는거 아닌가요?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면요..
1 김학길  
  시뮬레시옹도 덩달아 좀더 알려질까 몰라..
G 시스타즈  
  위에것이 철학으로 보이나요? 단순한 스토리의 설명인데? 글 다시 읽어보시죠. 그리고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매트릭스의 액션신에 열광하고 굉장히 길지 않게 느껴졌다는것도 아셨음 합니다.
1 김종서  
  이거는 누가 적은글일까요--;; 너무 완벽한글같은데...너무 많은걸알구계신 분인것같네요...위에글대로본다면 네오는 아키택트(?)가 사랑쪽을 원해서 트리트니를 선택하게했단 말씀같아요...오라클이 트리트니에게 사랑하는사람이 그라는 말을 했다는것을 보면 님말이 맞는것두같네요(저는 네오의 자발적인 힘으루 선택한줄 알구있었거든요) 글구 꼭 평론가같이 쓰신거같네요--;;
1 김종서  
  저는 네오가 가만있지 않을거같아요..건축가의 뜻대로 되지않게요.......................레볼루션-건축가가 시도하는 대변화일까...  네오가 인간이 기계에서 벗어나게하는 혁명일까..~~~ 음 아무리 생각해도 레볼루션이 기대되네요
1 김종서  
  겜하다보면... 나이오비와 페르세포네의 키스씬은 어떻게 해석하실건지...--;
님의 말이맞다면 나이오비와 모피어스?락?의사랑을 시험? 아니면 겜에서도 키스를 한다는건 영화에 키스는 님의 말이 아닌 다른의견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됩니다.
그럼 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