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를 봤습니다.
뭐랄까... 이렇게 갑갑한 영화는 복수는 나의 것 이후론 오랜만이군요.

홍종두(설경규 분)는 강간미수, 폭행, 뺑소니의 전과 3범입니다.
극중에서 홍종두는 다른 인물들과는 대조적인...

홍종두의 형이 한 말이 있죠.
"어른이 되야지?"
어른이 된다는건... 남의 눈치도 봐가고, 생각도 하고...
극중에는 수많은 어른들이 나옵니다.
이들을 보면 어떻습니까... 추악하죠.

홍종두는 어떤가...
그는 세상의 문제점을 지목하기 위해 작가가 내세운 주인공이며,
맘 내키는 대로, 제멋대로인 유아기적 성격을 가졌으면서도
득도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얻을 수 없는 전혀 편견없는 의식을 가진 인물이다.

한공주(문소리 분)은 장애우이며
꿈꾸는 여성이다.
세상과 격리되어 라디오로 외로움을 견디는 가련한 희생양이다.

어느 러브스토리, 사랑영화나 다름없는 스토리에
단지 홍종두와 한공주가 주연이라는 이유로 인해 마치 칙칙하고 어두운듯 하다...
나는 둘의 사랑이 시작되고 세상이라는 거대한 편견속에 비극으로 끝나는 그 순간까지
어째서 내가 이 둘의 사랑을 여느 영화에서 예쁘고 청순한 여자와 멋지고 핸섬하고 착한 남자의
그런 사랑처럼 받아들이지 못했는지 그 이유는 너무도 명확했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내내 욕했던 그 추잡하면서 깨끗한척 하는 어른이기 때문이다.
나이는 상관없이 세상에서 편히 살기위해 스스로를 묶어버린 어른이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막의 오아시스 ... ...
그곳에 도착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신의 축복이라고 할만한 기쁨을 주는 그런 곳을
사랑이라는 세상에 단 둘이 존재하게 하는 마법으로서 나눴던 홍종두와 한공주...
그리고 떠나는 그 순간 가로막는 그림자를 없애버리는 홍종두...

오아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