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상복이 터진 영화? 이유가 있다!

영화감상평

[오아시스] 상복이 터진 영화? 이유가 있다!

5 좋은바람 3 1979 1
온갖 상복이 터진 영화, 급기야 한국영화 대표로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작으로 출품까지 한다죠? 매스컴의 온갖 찬사에 도대체 어떤 영화인지 궁금해 하다가 최근에야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정상인들의 편견과 오해 속에서 주인공인 중증뇌성마비장애인 공주(문소리 분)나 전과경력이 있고 사회적응을 못하며 지능이 떨어지는 종두(설경구 분)가 아름다운 사랑을 이루어가는 것이 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 될 것입니다.

물론, 주변 사람들이 왜 저렇게 두 인물들에게 매정하게 행동하는가는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습니다. 왜냐하면 생활속에 찌들다보면 다 그런 행동을 할수밖에 없고 저라도 그렇게 처신했으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나도 저런 인간들과 뭐가 다를까 싶기도 하니 씁쓸해집니다.

오히려, 종두나 공주처럼 태어났다면 나도 저렇게 살 수 있겠다 싶기도 하여 결국 이 영화의 등장인물들 모두에게 동정심과 동질감을 느끼게 되더군요...

우리 일상의 한 단면을 보듯 생생한 장면들은 때로는 홍상수 감독의 작품과 같은 지루한 장면들에서 치열한 현실감을 느끼다가도 공주의 판타지 장면들(정상인으로서 종두와 사랑을 표현하며 즐거워하는 장면들)을 보게되면 장애인에게 있어 정상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고 축복이되는지 내가 가진 건강과 위치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공주와 사랑을 나누던 종두가 강간범으로 몰려 감옥에 가게 되었을때 말못하는 공주의 답답함과 억울함에 같이 가슴을 치며 (이땐 어둠속의 댄서에서 비욕이 살인으로 감옥가던 장면에서 느꼈던 울화통이 치밀더군요) 왜 종두는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하지 않았을까요? 혹시 관객을 미치고 답답하게 만들어 대립되는 감정을 더 자극시키기 위해 그랬던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몇시간이 지나고 영화를 다시 생각해보니 어렴풋이 알것 같습니다.
종두는 감옥에 가더라도 자기를 받아주지않는 사회보다는  축구,탁구도 할수 있고 편안히 제집처럼 지낼수 있는 감옥이 지내기에 편했기 때문에 억울하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종두에게 있어 오직 힘든 것은 감옥에 있는 동안 공주를 볼수 없다는 것인데, 감옥에 있어도 공주에게 편지를 쓰며 느긋하게 지내는 그의 모습은 웬만한 정상인의 사랑보다도 더 차분하고 여유있어 보이더군요. 취조받는중 잠시 경찰서를 탈출하여 공주가 무서워할까봐 공주의 집앞 창문에 무서운 그림자를 비추던 나무가지를 쳐 주기까지 하는 종두는 주변사람들에겐 정신나간 사람처럼 보였겠지만, 어떻겠어요... 결국 종두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인정해주는 사랑이 아니라 둘만의 사랑이 더 중요했을테니까요. 

<사족>
 1. 영화 제목이 '오아시스'인 것이 비단 화면에 비치는 오아시스라는 글자가 들어간 벽걸이 그림 때문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정상인들의 편견 속에 힘들고 지친 삶을 살아가던 두 사람에게 있어 서로의 발견이야말로 진정 '오아시스'가 아니였을까요?
2. '내가 만일'을 부른 문소리씨 역시 한소리 하시더군요. 중증뇌성마비장애인 연기로 온갖 상을 거머쥐시던데 연기를 보면 정말 보는 이의 얼굴에도 경련이 일어날 정도로 리얼하더군요... 대단하죠?

<추천지수> 비단 상 받아서가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할 사회부적응자, 전과자나 장애인에 대해 내가 (은연중에) 가졌던 편협된 시각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깨닫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영화 속에서 생각할 거리를 찾는 분들에게는 강추천합니다만, 왜 이런 장애인이나 전과자,사회부적응자가 주인공인가부터 짜증을 내실 분들, 재미나 기분전환을 위해 보시려는 분들은 절대 피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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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최윤석  
  흠...다 맞는 말씀입니다만..제가 생각 하기에는 오아시스가 이렇게 많은 호응을 얻는 이유는 지금까지 나왔던 대부분의 장애인영화에서와는 달리 웃을수도 있고 눈물도 흘릴수 있는 재미를 줬기 때문이라고 생각되는군요...그리고...이 영화 보고 누가 착한놈이고 누가 나쁜넘인지를 따진 사람이 몇명이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드는군요..마지막으로...오아시스에 묻혀 버린 '집으로'라는 작품이 너무 아깝네요..
1 독불장군  
  문소리란 여자분...첨에 진짜 장애인인줄 알았습니다. 대체? 어떻게? 그런 연기가 가능한지...
1 오현석  
  시상식때는 진짜 이쁘시던데.. 꾸밈이 중요 한거같네요.. 여자란... 헛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