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호(千年湖) - 2003년판 전설의 고향

영화감상평

천년호(千年湖) - 2003년판 전설의 고향

1 차봉준 2 226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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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늘 이 영화를 보기 전에도 고민했지만 보고나서는 후회로 가슴을 쳤다. 이 영화는 참으로 웃긴 영화다. 고증적인 면에서, 영화 촬영배경적인 면에서, 배우에 대해서 참으로 웃긴 영화다.

고증적인 면을 먼저 말한다면 이 영화의 시기적 배경이 신라 51대 진성여왕 말기인 후삼국시대 초기다. 극중 인물인 진성여왕을 주축으로 한 궁중권력 암투의 내용으로 하면서 실존 인물이 아닌 비하랑을 내세워 이야기가 된다. 진성여왕은 신라 멸망의 과정중에 있던 여왕이지 거기에 기여한 바는 없고 천년사직을 지키고자 하는 인물도 아닐진데 어떤 고증을 한 건지 모르겠다.

영화의 도입부는 신라 초기인 영화상 배경에서 천년 전인 박혁거세가 부족들을 통일하는 내용이 나온다. 정교일치의 원시 부족 국가에서 고대국가로 변모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가나 너무 미신적인 요소를 두었다. 그리고 천년이 지나 다시 반복된다는 설정이라니 실소가 나온다.

영화 촬영지가 웃긴데, 난 중국 로케라고 해서 영화의 내용을 모를 때는 신라에서 중국으로 건너가 싸우는 구나 했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기전에 팜플렛을 보니까 중국 촬영 이유가 신라시대의 세트가 없어서였다고 한다. 그럼 영화상에 나오는 그 성이 과연 신라시대의 성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가? 분명 중국의 성이라고 인식되는 곳에서 신라땅이라고 말하면서 연기하는 그들을 보니까 웃음이 나왔다.

물론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꾸준히 봤던 역사스페셜에서도 그렇게 큰 성이 국내에 있다는 내용은 본 적이 없었다. "영웅"에서 시황제가 기거했던 곳을 촬영한 그 성이 신라성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웅장한 장면은 잠깐이고 성이라고 나오는 부분중에 가장 많이 나오는 게 2개의 높은 담장사이에 있는 긴 도로다. 촬영 임대비용이 비쌌나 싶다.

배우적인 면에서는 김효진이 영화상에서 한 대사가 아마도 4마디에서 5마디정도일 것이다. "장군님"하는 호칭만 부르는 것 빼고 대사로 말하는 것이 그정도 일것이다. 참 대사가 없다. 그것은 들어보면 알겠지만 대사연기가 부족해서 일 것이다. 어색한 연기. 기억에 남는 것은 악쓰는 비명소리들 뿐이었다.

정준호는 그동안 좋은 이미지로 다가왔었는 데 이번 영화에서는 실망이 많이 되었다. 그동안 영화가 흥행이 안되어도 정준호는 연기가 좋았다고 하는 영화가 있었는 데 이 영화는 2가지 다 안될 것 같다. 흥행에서도, 연기에서도.

올해 여름에 KBS에서 전설의 고향을 안했기 때문에 그것을 한맥영화사에서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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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35 유영진  
  이런 영화를 위해 노출이 필요하다 어머님한테 부탁하고 별짓 다하다니 참 그냥 옛 구미호나 보라.
1 SuNRisE  
  참으로 신랄한 비판이시지만...

저두 동의합니다....영화를 본후 제 느낌은 A4지 반절정도의 내용을 늘리고 늘려 영화로 만들어낸것 같더군요...시작과 끝이 너무 뻔히 보이는 스토리라인도 실망스러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