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니토드...

영화감상평

스위니토드...

22 박해원 0 3495 0
한편의 뮤지컬을 본 느낌이네요. 역시 팀 버튼의 작품답게 전체적으로 특유의
암울하고 우중충한 분위기가 잘 나타나 있었습니다. 또한 예술성과 잔인성이
결합되어 오묘한 느낌이 강하게 풍겼구요. 노래와 우아한 동작이 아름다운 듯
하면서 그 가사, 사상, 많은 것을 내포하는 표정 등이 섬뜩하게 와닿았습니다.
복수라는 한가지 일념을 가지고 15년이 지나 런던으로 돌아온 이발사 토드는
한번의 계획의 틀어짐으로 인해 증오가 광기로 바뀌어 버리고, 러빗 부인은
그러한 토드의 마음을 잘 이용해 가게에 큰 이익을 거두어 들이며 그의 사랑마저
쟁취하려 듭니다. 자신이 행하는 모든 잔혹한 일들이 밝은 미래를 위한 준비라고
여기면서요. 비록 15년이 지났지만 무자비한 살인 본능 속에 약간의 순수함은
가지고 있는 토드, 이익을 위한 모순적인 발상을 유감없이 보여준 러빗 부인.
그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오싹함은 음악이라는 겉표지 앞에서 매료되는가 싶어도
고개를 숙이고 조금만 생각하다 보면 속에서 그 이상의 오한이 서려졌습니다.
사방팔방 피가 튀며 과실치사로 죽어나가면서 1층에서 재활용되는 손님들을 보며
살인을 우아하고 고풍스럽게 표현하는 상황 전개가 살짝 혼란스럽게 다가왔지만
거기서 배트맨의 조커 이상의 매력을 느꼈고 뭔가 색다른 감성의 경험이었습니다.
피 역시 선지마냥 찐득거리고 추악함이 한가득 느껴지는 퀘퀘한 느낌이 아닌,
뭔가 모를 신비로움이 감도는 선분홍빛이어서 딱히 기피하고 싶지도 않았죠.
마지막으로 비극인지 아닌지 갈피가 안잡히는 결말도 진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저에겐 현실은 잔혹하지만 꿈은 누구나처럼 아름다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오랫동안 기억될 듯 싶습니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