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씨 - 답답하고 불쾌한, 하지만 매력적인...

영화감상평

친절한 금자씨 - 답답하고 불쾌한, 하지만 매력적인...

1 Dark B;John 0 1598 0
드디어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 완결편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역시나 그의 영화를 보고 나서 느끼는 점은 어딘지 모르게 영화를 감상하는 내내 답답해지고 때로는 불쾌한 장면에 눈살이 찌푸려지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의 박찬욱식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만족스럽고 매력적이라는 것입니다.

이전 '복수는 나의 것' 에서의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 대한 느낌은 통쾌하고 짜릿하다는 것과는 거리가 먼, 불쾌하고 답답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의 헐리웃 영화에서 느껴지는 일차원적인 시원스럼이나 통쾌감, 혹은 고전 무협 영화에서 느껴지던 하이라이트에서의 심정과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부분이죠.
복수를 감행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데도 어딘지 찝찝하고 시원스레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또다른 아픔을 안겨주며 오히려 죄인이 되는 듯한 모습에 그런 심정이 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 작품 '친절한 금자씨' 에서도 그런 답답함을 느끼게 되더군요.
감옥에서의 마녀의 가학적인 성적 행동과 백선생의 느닷없은 도기 스타일 때문에 별안간 불쾌감이 덥치기도 했구요.
'복수는 나의 것' 에서의 의미없어 보이는 '시간(屍奸)' 과 매우 유사한 장면이라던지 오프닝 장면에서 옆방 총각들의 행위를 보고 느끼던 느닷없음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치밀하고 계획적인 복수의 절차보다는 죄인을 응징하는 모습, 즉 앙갚음을 하는 모습에 초점을 둔 것 같더군요. 때문에 서로 잡아먹기 위한 머리싸움이라던지 물리적 충돌과 같은 대결구도 보다는 복수를 감행하는 주인공의 복수의 형태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밖에 없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답답했던 것 같습니다.
시종일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지배적었거든요.

하지만, 영화의 종반부에서의 복수의 행위는 그런 답답함을 말끔히 씻어주던데요?

듣고 있는 도중에 얼마나 끔찍했을까요?
자신을 어떻게 요리할지를 듣는 심정말입니다.

물론 감독이 언급한 것처럼 '복수는 나의 것' 처럼 그 행위들이 매우 직접적으로 그려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정말 용서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한 원초적인 보복의 행위를 지켜보는 데서 오는 쾌감은 좋던데요?

그런 종류의 기묘한 카타르시스와 아이러니함에서 오는 엉뚱함-백선생의 통역장면 같은-들이 저에게는 이 영화가 충분히 매력적이도록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감독의 메세지가 '속죄' 인지 아니면 또다른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주인공의 복수의 행위를 지켜보면서 중간중간 엉뚱한 상황에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는 감정으로 복수의 대상이 잔인하고 처참하게 처단되는 사건이 만족스러웠다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또하나의 재미는 '친절한 금자씨'가 복수 시리즈의 마무리 답게 이제껏 복수의 시리즈에 등장했던 주요 인물들이 까메오로 꽤 출연하던데 나름대로 유쾌하더군요.
특히 이금자에게 손이 날아가고 머리가 터져버린 콤비의 조합은 '복수는 나의 것' 을 본 저로서는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http://dollhk.egloos.com/447325

p.s. 이 영화는 연인끼리 보기에는 꽤 부담스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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