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워 - 발랄하게 밝히는 우리들 밑바닥 인생.

영화감상평

귀여워 - 발랄하게 밝히는 우리들 밑바닥 인생.

1 윤진상 0 1754 0
귀여워를 극장에서 보고 싶었지만, 당시 일주일도 안되어서 간판을 내린지라 벼르다가 DVD로 빌려봤습니다(본지는 좀 되었네요). 워낙 욕을 많이 먹은 영화지만, 나름대로 재미있게 보았기에, 감상아닌 감상편을 적습니다.

편의상 존칭을 생략했습니다.

귀여워가 주목받은 이유는 현재의 우리영화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때문이다.
귀여워는 우리가 밑바닥에 깔고 잊으려는 길바닥 인생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70~80년대에도 꼬방동네사람들, 별들의 고향, 바람불어 좋은날,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구로 아리랑 등등 단편영화가 아닌 당시로는 메이저급 영화에서 도시빈민, 산업화, 소외계층 문제 등  우리 사회의 모습을 나름대로 다양하게(물론, 점차 검열과 통제가 심해져서 우회적으로 풍자하는 정도였지만) 그려냈었다.
이장호 감독 '바보선언'의 시니컬한 슬립스틱 코메디에도 웃을 수 없는 서글픈 현실과 부조리한 사회의 무자비한 억압은 영화전체를 암울하게 뒤덮었다.
당시 현실을 반영한 대부분의 영화들은 어둡고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귀여워는 이런 이전 영화의 틀을  탈피했다.. 발칙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어두운 현실을 골때리는 위트로 끌어내고 있다. 황당하기 그지없는 4부자와 순이의 이야기. 그들의 욕구는 단순하고 원초적이다.

집달리말고는 잘하는 것이 없는 뭐시기.
퀵 오토바이위에서 혼자만의 꿈을 꾸는 후까시,
자기 따라다니는 여자를 아버지에게 갖다주는 개코,
사창가에 팔렸다가도 웃으며 돌아오는 순이
고정관념을 깨는 말과 행동.
이들은 그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상 생활, 대화 한마디가 일반관객에게는 일탈이되고 코메디가 된다.

감독은 어두운 현실을 창의적이고, 개성 유머로 표현해냈다. 그들의 입장을 조금만 이해하려한다면(그들에게 한발작 더 다가선다면), 영화의 각 장면들은 황당한 시츄에이션~만이 아닌 삶이 묻어나는 코메디로 다가올 수 있지않을까 생각한다.  암담한 현실에서 벗어 나고픈 인생들의 예전에 볼수 없었던 발랄한 코메디...

안타까운 것은 이런 코메디같은 인생이 지금도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흥행을 기대하고 만든 작품이 아니다. 이 영화는 자본의 물결로 오락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제작 환경속에서 지나간 과거가 아닌 현재의 자화상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영화이다. 헐리웃에 길들어진 관객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폄훼할 수 없기에, 많은 비평가들이 자신들이 욕을 먹으면서도 좋은 평가를 내놓은 것 같다. '예술을 원래 대중과 먼 곳에 있나요' 라고 묻지만, 이 영화는 예술이 아니다. 우리의 생활상이고 드러나지 않는 현실일 뿐이다.

이 영화를 보면현실과 몽상의 절묘한 조합에 감독의 포스가 느껴지지 않는가? 저 군상들이 무슨 생각으로 저런 말을 내뱉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골때리다 못해 불쌍하기까지한 인생들의 이야기.

'귀여워'는 부드럽게 다가서는 영화는 아니지만, 무조건 욕먹을 만한 영화는 아니다.
사라진 청계고가와 그 뒷골목과 함께 아련한 추억을 모른다 하여도 이 영화를 너무 욕하지 말았으면 한다.

ps. 본인은 메이저급 영화 훨씬 좋아합니다. B급 호러부터 멜러까지 장르도 가리지 않죠. 여러영화와 비교해도 '귀여워'는 웬만한 블록버스터 보다 재미있게 보았네요. 소설도 대중소설부터 문학소설까지 다양하지않나요? 영화도 각 영역을 인정하면서 보면 좋겠네요. 대중을 위한 영화만이 올바른 영화라는 주장은 대중의 횡포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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