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텐션/Haute Tension]을 보고 나름대로 다시 써본 시나리오

영화감상평

[엑스텐션/Haute Tension]을 보고 나름대로 다시 써본 시나리오

1 이준길 0 2802 11



설정) 프랑스의 한 시골오지마을에 매리라는 처녀가 살고 있다. 부모를 도와 농사일을 하고

있는 듯하다. 무슨 이유에선지 모르지만, 부모 특히 엄마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 시골오지에

서 농사일을 하고 있는 현실에 늘 불만이 있으며 부모와의 갈등, 그리고 선천적인 기질 등이

합쳐져 정신분열 직전의 상태에 있는 가여운 처녀다. 척박한 현실과 달리 마음은 늘 자유로운

도시의 삶을 동경하며 자신도 또래 도시여자들처럼 대학을 다니며 시험공부도 하고 싶고, 외

모도 가꾸고 싶고 연애도 자유롭게 하고 싶다. 특히 동성애기질이 있는 그녀는 많은 매력적인

여자와 사귀고 싶은데, 이상형은 까무잡잡한 피부와 탄력넘치는 엉덩이를 가진 라틴계 미녀이

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사이의 너무도 큰 괴리가 그녀를 힘들게 한다.

자, 이제 매리라는 처녀에 대한 소개는 끝내고 영화로 들어가 보자.


(도입) 만신창이의 상태로 도로위에서 발견된 매리는 살인사건 용의자의 신분으로 병원침대

위에서 진술을 시작한다. 정신분열적 상상과 현실이 뒤범벅된.

(영화) 대학생인 그녀는 지금 절친한 친구인 알렉스와 함께 시험공부를 하기 위해, 시골에 있

는 알렉스의 집에 가는 중이다. 알렉스가 자신과 레즈비언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 않는 점만 제

외하면 모든 것이 행복한 그녀다.

(현실) 매리는 자신의 트럭(농사하는데 쓰는)을 몰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숨막히는 현실

을 견디다 못해 이미 정신분열이 시작된 상태다. 상상속에서 그녀의 트럭은 멋진 승용차로 변

해 있었고, 자신의 분열된 자아인 알렉스가 운전대를 잡고 있다

- 그녀의 정신분열의 이유는 영화에 상세히 나와 있지는 않다. 관객의 상상으로 채워야

하는 부분인데, 엄마와의 사이가 특히 안 좋은 걸로 봐서 영화 [캐리]와 같은 가정(Family)을

상상해 볼 수도 있겠고, 또는 소녀시절부터 엄마의 묵인하에 아버지에게 지속적으로 성폭행

을 당해온 여자, 등등 여러가지 상황추정이 가능하겠다. 단 굉장히 극단적인 상황임에는 분명

하다. 매리의 정신분열이 분명 성적인 요인이 있어 보이는 만큼, 전자를 성적억압 후자를 성적

학대라고 부르자

(영화) 가면서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고, 장난도 치면서 알렉스의 집에 도착한다. 한편 뜬금없

이 여성에게 오랄서비스를 받는 밴 운전사가 나오나 했더니, 왠걸 잘린 여자의 머리로 자위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현실) 가는 도중 그녀의 정신은 다시 한번 분열하여, 흉악한 살인마가 등장한다. 즉, 오랜 가

출인지 아니면 하루 농사일을 끝내고 오는 길인지는 모르지만 집으로 오는 도중 그녀는  알렉

스와 살인마라는 두개의 가상인격를 만들어 낸 것이다. 혹은 이미 분열되어 여러 건의 살인을

저지르고 오는 길일 수도 있다. 오히려 이것이 가능성이 더 큰 거 같기도 하다.

- 이 장면에서 살인마가 버린 머리가 알렉스를 닮았다는 부분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데, “매리

가 이미 살인행각을 저질렀으며 알렉스라는 이름의, 도시에서 대학다니다 시골집에 오는 길이

었던 한 여자를 차에 태운 후 죽인 다음이다. 그래서 그녀가 구체화 되어서 알렉스라는 인격

이 생겼다” 이렇게도 해석될 수도 있겠다

(영화) 도착한 알렉스의 집에서는 아버지와 개가 나와서 환대를 해준다. “벽난로위에 사진을

매일 봐서 그런지, 이미 이 집에 살던 사람같다”는 말을 하며. 하지만 왠일인지 알렉스의 엄마

는 자기 딸이 오랜만에 왔고, 또 친구까지 데리고 왔는데도 나와 보지도 않는다. 또 이 개는 순

둥이인지 첨보는 사람한테 짖지도 않는다. 도둑지키긴 글렀다.

(현실) 오랜만에 집에 왔건만 엄마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아버지만 나와서 “사진 아니면 얼

굴 잊어먹겠네”하면서 빈정거린다. 다 죽여 버리고 싶다.

(영화) 알렉스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는 나와서 담배를 한대 피는 그녀. 욕실창문으로 쭉 빠

진 알렉스의 나신이 보인다.

- 이장면도 참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면서, 이 영화가 단순히 [매리=살인마 반전]식의 영화는

아님을 보여준다.

샤워장면이 밖에서 너무 <쌩뚱맞게> 잘 보인다. 건물과 사람몸의 비례도 안 맞는거 같고, 아

무런 장애물-커튼이나 하다못해 창문유리도-도 없고 또 원근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매리=알

렉스라고 감독이 심어놓은 또 하나의 힌트가 아닌가 한다. 그리고 몸매가 알렉스의 것으로도

느껴지지 않는다. 얼굴과도 매치가 안 되고-

담배를 다 피운 그녀는 집으로 들어가면서 개에게 잘 자라고 자연스럽게 인사를 한다. 이 개

는 밤에 낯선 사람을 봐도 짖지도 않는다. 참 똥개다. 방에 들어온 그녀는 창문으로 본 알렉스

의 나신을 생각하며 자위를 시작하는데, 이때 살인자의 밴이 알렉스의 집에 다가오는 장면이

교차하며 보여진다.

- 알렉스의 외모는 참 아쉬운 부분이다. 도저히 예쁘다는 생각이 안 드는 비호감의 얼굴인데.

특히 그 가지런한 뻐더렁니는…. 감독의 의도가 있을까? 여하튼 매리에게는 너무 예뻐보이나

보다.

(현실) 침대에 누운 그녀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라인을 가진 여체를 떠올리며 자위를 시작

한다. 자위행위 도중, 어릴때부터 부모에게 성적억압 혹은 성적학대를 받았던 그녀의 잠재의

식을, 살인마의 인격이 서서히 지배하기 시작한다.

(영화) 살인마가 난입하여 온 집안식구를 몰살시키고, 알렉스를 밴에 실어 떠난다. 떠나기 전

평소 희생자의 사진모으기 취미가 있는 그는 벽난로위의 사진들을 쭉 검색한 후 맘에 드는 사

진을 오려간다. 근데 왠일인지 아버지가 얘기한 매리와 알렉스가 여행가서 같이 찍었다는 사

진은 보이지가 않는다.

-또 하나의 멋진 힌트. 관객들은 아버지의 말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그 누구라도 이 장면에

서 벽난로위 사진들을 살인마와 함께 유심히 봤을 것이다

(현실) 살인자인격이 완전히 지배해 버린 매리가 일가족을 모두 죽이고 만다.

-정말 긴장감 넘치는 씬이다. 할로윈을 처음 봤을 때 보다 더한 긴장감을 선사한 정말 멋진 살

인시퀀스였다. 이 부분을 이렇게 생각해 보자. 미쳐서 살인을 저질렀건, 살인을 저지르고 미쳤

던 간에, 미친 살인자에게 그 장면을 회상하라면 이 영화의 장면처럼 회상 할 수도 있을 것이

다. 즉, 한인간에게 원래의 자기 자신과 선한 자신, 악한 자신이 있다고 할 때, 숨어서 지켜보

는 매리는 원래 자아, 살인마는 악한 자아, 살인을 말리는 알렉스는 선한 자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알렉스는 동생을 죽일 때만 등장해서 살인마에게 제발 그러지 말라고 하는데, 이것

은 매리가 특히 어린 동생을 죽일 때 가장 양심의 가책을 심하게 받은 증거라 할 수 있겠다) 누

구라도 살인을 하는 도중 “내가 왜 이러지”(원래의 자아)하는 생각도 하고 “이러면 안 되는

데”(선한 자아)라는 생각도 할 것이다. 또 원래 살인이라는 행동을 하게끔 만든 “죽여버리겠

어”(악한 자아)하는 생각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겠는가?

(영화) 살인마와 쫓고 쫓기는 추격전끝에 알렉스를 구해내지만, 살인마는 다름 아닌 매리인

것으로 밝혀진다.

-기둥에 철조망 감는 씬, 원츄!

(현실) 완전히 미친 매리는 선한 자아, 원래 자아, 악한 자아 세가지가 뒤섞여서 머릿속이 엉

망이다. 죄의식에 쫓겨서 주유소 점원에게 자기가 사람을 죽였다고 얘기하지만, 이내 죽여버

리고, 주유소 화장실에 가지만 자신이 갔는지, 살인마가 갔는지 순간순간 혼동될 만큼 그녀

는 “완전히 맛이 간”상태다. 악한 자아를 간신히 제압하고, 선한 자아와 상상속에서 싸우다가

자해하면서 기나긴 살인행로는 마무리된다.

-주유소씬은 이 영화에 있어 또 하나의 백미이다. 오! 정말 그 긴장감이란. 그 어떤 영화에서

도 느껴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특히 화장실에서 매리가 얼굴을 씻으려고 허리를 굽히는 순

간………실눈을 뜨고 볼륨을 줄여 버렸다………(부끄^^) 영화보다가 실눈뜨기는 옛날 국민

학생 때 부모님따라 [월하의 공동묘지]보러 간 후 첨이었다. 왠만한 영화는 다 섭렵했다고 자

부하는 나로서는 참 색다른 경험이었다.

-사실 영화의 이 부분부터는  명쾌하게 해석이 되지 않는다. 매리의 상상과 현실구분이

거의 없어져 버리는 탓이다. 특히 지나가는 운전사를 실지로 죽였는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 매리는 병원에 있고 이전 장면에서 아킬레스건이 완전히 끊어진 알렉스는 희한하게도

잘 걸어서 매리를 찾아온다. “안에서 밖이 안 보이는거 맞죠?”라고 확인까지 하고 창문을 내다

보지만, 매리는 어떻게 알았는지 알렉스를 향해 웃으며 팔을 버리며 영화는 끝난다.

(현실) 병원에서 진술을 다 끝낸 매리가 상상속의 알렉스를 향해 웃으며 영화는 끝난다.



이제서야 보게 된 영화인데, 제 생애 베스트5에 기꺼이 포함시킨, 대단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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