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6...추억은 눈물을 남긴다.

영화감상평

2046...추억은 눈물을 남긴다.

1 송화섭 3 2543 0
나는 영화를 볼 때....아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드라마라는 장르하고
그리 친하지는 않다.그래서인가 드라마는 끌리는 것만 보게 되는
경향이 짙다.허나 분명히 말해두는데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나는 수많은 드라마를 보아왔고 드라마만이 가질 수 있는 감동에 항상 감사하면 영화를 보곤한다. 어쩌면 드라마라는 장르 자체에 느껴왔던 감동을 망치기 싫어서 그러는지도 모르겠다.흠... 그럼 각설하고!

훗...군제대 후 처음으로 여자친구와 영화를 보러갔다.제목은 2046
다들 기억할런지 모르겠지만 "화양연화"라는 영화의 후속격인 작품이다.이 작품은 감독이 화양연화를 만들기도 전부터 구성해왔다고 하니 관심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

영화는 처음부터 주제를 보여주고 시작한다.
' 추억은 눈물을 남긴다 ... '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것이 거의 전부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는 엇갈린 사랑과 후회, 그리고 추억의 아픔때문에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현실 속의 기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차우' 그리고 또 한명의
주인공은 현실의 차우가 만들어낸 소설 2047 속의 인물...
두 사람은 모두 추억에 아파하고 추억에 얽매인다.
현실의 차우는 과거의 사랑을 잊지 못하고 새로운 사랑을 견디지
못한다.과거를 잊지 못해서... 과거가 너무 아파서...
또한 용기가 없어서... 그리고 자신때문에 다른 여자가 불행해할까봐
참 겁많은 사람이고 강한 척하지만 나약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며
저질인 척 외설적인 척하지만 실은 누구보다도 고운 심성을 가진 사람이다...
영화는 차우의 사랑의 대상에 따라서 크게 4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차우의 첫 여자,그녀와 함께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두번째 여자를
만나지만 그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세번째 여자를 찾아내지만
그녀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어한다.
차우에게 있어서 첫번째 여자는 고통이자 눈물이다.진정 사랑했건만 같이하지 못했다.감독은 이 부분을 방황으로서 표현했다.강하면서도
우울함과 고통을 충분히 표현한 음악을 함께 사용함으로서 이 부분을 잘 보여준다.
두번째 여자.그에게 있어 그녀는 방황의 대상이다.사랑하는 듯하지만
받아주지 않는다.아니 못하는 것일까... 방황의 시기에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잦은 쓴웃음을 보이곤 한다.이 부분은 너무나 안타까워서 그래... 오히려 너무나 안타까워서 이해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이 시기에 주인공은 기자에서 소설가로... 그것도 외설적인 주제를 다루는 삼류기자로 몰락하고 만다.모든 정황에서 방황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세번째 여자.그녀는 이미 사랑하는 이가 있다.그런 그녀를 보며 차우는 자기 자신을 보는 듯 하고 혹은 자신의 첫여자를 보는 듯하여 그녀를 사랑하면서도 다른 이와의 사랑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된다.편지를 통해 가까워지고 소설의 대필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자 함을 나타내며 사랑을 도우면서 그를 주제로 한 소설 '2047'로서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고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일본으로 가게함으로써 만족의 완성을 찾는다... 허나 자신은 여전히 홀로 남는다.
그리고 다시 찾아오는 두번째 여자. 사랑에도 타이밍이 있다고 했던가...변해버린 옛 연인을 보며 이미 늦었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그녀와의 해피엔딩을 저버린다.
마지막으로 네번째 여자.싱가폴로 건너간 차우는 도박에 빠져버리고 그녀에게서 다시 한 번 첫 연인을 떠올린다.그러나 그녀 역시 아픔을 갖고 있는 여자.항상 끼고 다니는 검은 장갑을 보임으로서 알 수 없는 비밀에 대한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더이상 할 말이 있겠는가... 같은 주제로 얘기하자니 힘들다.솔직한 심정으로 이 영화의 해설을 하자면 논문 한 편을 써도 될 정도이다 .
이제 정리를 해보자...차우의 소설 속에 이 긴 영화의 모든 것이 함축되어 나온다.여기서 나오는 열차란 추억을 그리고 삶 그 자체를 상징하며 이 안의 안드로메이드는 주인공의 사랑의 아픔을 상징한다.그는 안드로메이드와의 사랑을 조심하라는 차장의 말에 코웃음치지만 결국 그 사랑에 빠지게 되고 같이 떠나자는 말을 하지만 시기를 놓쳐버린 안드로메이드는 대답을 하지 못한다.(차장의 한마디 "여기 안드로메이드는 완벽하지만 한가지 결점이 있죠.오래된 안드로메이드일수록 성능저하탓인지 반응이 느려진다는 겁니다.울어야할 때 울지 못하고 하루가 지나서야 울지요. <이 한마디에서 사랑의 타이밍을 다시 한번 거론한다.>)
빠르게 달리는 열차 속에서 2046을 떠나는 주인공.그 역시 그토록 원하던 사랑을 찾지 못하고 그 고통에 시달린다.고통을 표현하기 위해 감독은 밴드(반창고)를 사용했다.
과거의 추억이라는 열차 속에서 고통을 감쌀 반창고(사랑)를 찾지만 너무도 빠르게 지나가는 삶 속에서 타이밍을 놓쳐버리고... 결국엔 다시 한번 아픔만을 갖고 떠나간다.

보통 영화는 2시간 남짓이다.하지만 그 2시간 속에 지구가 살아온 것보다 많은 시간을 담아낸다.한마디 말로 아니 수천 수억가지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한 편에 다 담아내곤 한다.정말 경이롭지 않은가...이런 영화의 특징들 덕에 끝없는 상상과 사념의 세계를 넘나들곤 한다.난 이 때문에 영화를 보는 듯 하다.내가 왜 이런 말을 하냐고?
이 게시물에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다 담아내기엔 용량이 너무 작아서이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생각하는 것이지만 역시 감동이란 것을 한마디 얄팍한 글 속에 담아내는 것이란 쉽지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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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마샬매더스  
  너무 길어요.....ㅠ_ㅠ
1 마샬매더스  
  그래도 다 읽음...ㅋ

+_+

1 꾸엔띤따란띠노  
  저도 어제 보고 왔습니다. 멀티 플랙스였는데..
[2046] 보는 관객은 얼마 없더군요...
솔직히 왕가위의 옛 영화들보다 어려운 감이 있었는데
튀는 영상과 음악, 그리고 왕가위 특유의 유머가 담긴 대사 한마디 한마디.. 모든것이 좋았습니다...

아, 그런데 씨네스트 영화팬 분들은 왕가위 감독을 많이들 간과하시는것 같더군요. 훌륭한 감독입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2046] 이라는 영화... 꼭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