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impostor.. (꼭 본 분들만 / 내용있음 ^^;)

영화감상평

나도 impostor.. (꼭 본 분들만 / 내용있음 ^^;)

1 박정인 3 2104 0
오늘 임포스터를 봤는데, 이 영화.. 감독의 연출 면에선 그리 좋은 점수를 못줄 것 같다.
좀 엉성한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은 있었다.
역시 원작이 탁월해서일까?

영화를 통해 볼 때 원작자 필립이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미 우리에겐 익숙한 주제가 되버린 복제 인간 문제라는 걸 어렵지 않게 추정할 수 있다.

영화는 복제 인간의 표면적인 삶도 인간의 것과 다를 바 없음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사랑을 할 수 있고, 우정도 나눈다. 그는 슬픔도 기쁨도 느낄 수 있다.
반전이 나오기 전까지만 보면 주인공은 영락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영화는 그러한 복제 인간이 아무리 인간과 같았어도, 그가 복제 되었다는 본질적인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는 것을 마지막 장면을 통해 분명하게 보여준다.

결국 필립은 이 복제 인간 문제에 대해 그만의 어떤 정답을 주지 않는다. 영화를 통해 볼 때 주인공은
인간이었던 동시에 설정된 목표에 반응하는 하나의 계획된 복제 인간이기도 했던 것이다.
사실 복제 인간이 인간이냐 아니냐의 논의는 인간으로서는 정답을 얘기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유일한 대답은 '영혼'의 존재 여부로 복제 인간과 사람을 구분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사악한 캐릭터로 그려진 소령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누가 인간으로서 눈에 보이지 않는 영혼을 기준으로 인간과 복제 인간을 구분해 낼 수 있을까?
따라서 필립은 복제 인간이 사람이냐는 의문에 대한 정답 대신, 좀 더 근본적인 비판을 가하는 것 같다. 그는 복제 인간으로 대표되는 현대 과학 기술의 문제를 인간 앞에 던진 후, 이것이 가져올 엄청난 재난을 비판적으로 보여준다.

복제 인간 속에 들어 있는 핵폭탄과 맞먹는 위력의 폭탄.
(그 폭탄은 복제 인간이 가진 위험성을 은유한 것이라 하겠다.)
우리가 그것을 막기 위해 아무리 발버둥쳐도 이 문제가 시작된 이상
우리는 피할 수 없다.
결국 폭탄은 터지고 수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친다.
(결국 폭주하는 과학 문명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는다면..)

영화 속에서 마지막 반전으로 표현된 이 필립의 절망적 비관주의를 통해 우리는 섬뜩함을 느끼게 되는 동시에 우리가 처한 상황을 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두렵고 암울하다. 필립의 이 원작은 이미 복제 인간 탄생이 코 앞에 다가와 있는 지금의 현실, 되돌릴 수 없는 이 인류의 당당한 행보가 절벽 아래 죽음의 강으로 여지 없이 이어져 있다는 희망 없는 메아리만을 전달해 주기 때문에 그것이 쓰여질 당시보다 지금의 우리에게 그래서 더더욱 읽기 부담스러운 글이 되는 것 같다.

....
하지만... 영상으로 표현된 이 영화, 임포스터는 별로 안부담스럽다. ^^;
이 영화는 오로지 원작의 반전만이 필요했었던 것처럼 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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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G 쭈루룩  
  심오하게 보셨네요...
1 김성우  
  정확하게 보면 원작에는 복제인간이야기는 없습니다... 원작에는 외계인의 인조인간이 주인공을 죽이고 그 주인공의 기억과 능력을 그대로 이어받죠.. 그러구선.. 자신이 인조인간임 그 자체도 지워 버리죠.. 그리고 마지막에 자신이 인조인간임을 깨닫는 그 사고 자체가 자신이 폭탄으로 작동하는 스위치가 됨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인조인간 리스트에 올라오는것도 외계인의 흉계로 결론이 나면서 멀리에서 관찰하는것으로 끝이나죠.. 어쨋거나 내가 국민학교때 읽은 원작을 영화로 보니 감상이 새롭더군요..  인류의 미래뿐 아니라.. 현재의 우리들도 비슷하지는 않지만 같은 맥락을 가지면서 생활하지는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즉 원작의 주제는 해결없는 미래가 아니고.. 복제인간의 문제점을 짚을려고 한것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모습이 진짜 자기인가를 되묻는것... 그게 필립K딕이 원한것 아닐까요?
8 노틸  
  저두 원작을 읽었는데요. 어렷을때라 이해가 부족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뭐랄까 작가가 나타낼려고 한것은 당시 미국의 냉전시대를 비꼬는 음모나 탄압에 대해서 억울한 사람들의 심정을 풍자한 것이 아닐까 하내요. 저두 이 단편을 읽고 언젠가 영화화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제가 생각한 방향과는 반대로 만들어져서 약간은 실망했네요. 갠적으로 캐빈 스페이시(아메리칸 뷰티)가 주인공을 맡아서 연기했으면 하는 바램이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