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썸니아 - 백야에 던져진 레너드

영화감상평

인썸니아 - 백야에 던져진 레너드

1 알파치노 0 2186 0
인썸니아 - 백야에 던져진 레너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썸니아는 메멘토의 연작과 같은 작품이다. 감독은 자신의 화제작 메멘토가
가지고 온 명성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며, 메멘토에 이어지는 이야기로 마침표를 찍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레너드(..도머)를 반복되는 시간과 닫혀진 공간에서 백야가 진행중인 광활한 알래스카로 데려가고야 말았다.

LA 경찰청의 전설적인 형사 도머는 살인 사건을 해결하려 동료 액하트과 함께 알래스카로 온다.
살인사건의 해결도 목적이었지만, 자신의 비리를 알고 있는 후배 액하트를 설득해 볼려는 생각도 있었다. 프로페셔날인 그에게 살인사건은 어렵지 않았지만 동료의 설득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소녀살인사건은 실마리가 잡히고 도머 일행이 놓은 덫에 범인은 걸려들고 만다.
안개 속으로 도주하는 범인을 추적하던 도머의 눈에 희뿌연 사람의 모습이 들어오는데..
도머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겨버린다.

레너드(..도머)는 빨리 사건을 해결하고 금방금방 지워지던 기억속에서 편히 쉴 수 있었던 페쇠된 공간으로 돌아가고 싶었을 것이다. 알래스카의 백야는 도머가 적응할 수 있을만한 환경이 아니었다. 너무 밝고 너무 넚었다. 잊혀지지 않는 기억들은 잠을 방해하고 인간 내면의 소리는 도머에게 고통이었다.

메멘토에서 기억 상실증로 제거됐던 양심과 죄의식이 불면증으로 다시 살아나는 셈이다.

메멘토에서 거침없는 레너드의 행각으로 인간 본성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했던 놀란 감독은 인썸니아의 백야 속에서 불면증에 시달리는 도머 형사를 통해 그래도 우리가 의지해야 할 것은 양심과 신념이란 것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놀란 감독은 메멘토에서 기발한 아이디어와 편집솜씨, 그리고 인간의 단면 중 하나를 꿰뚫음으로써 자신의 천재성을 뽐냈다면 이번 인섬니아에선 카메라의 움직임과 큰 공간에 대한 미장센 감각에서도
특별함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도머가 범인을 쫓다가 빠진 물속에서 통나무 부딪치는 소리와 화면은 숨이 막혀 오는 것 같았다. 메멘토의 단기 기억상실증에서와 마찬가지로 불면증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있는 편집 능력이야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메멘토를 인썸니아로 털어버린 그는 다음 작품을 아마도 보다 홀가분한 기분으로 만들 것 같다.


(휴..자료 찾다가 생일을 보니 겨우 70년 생이더군요..진짜 천재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