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가족....(스포일러)

영화감상평

바람난 가족....(스포일러)

1 vixen 0 3985 0
제목 다시 확인하고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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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가족을 보았습니다.
오아시스와 박하사탕 보고 큰 감동을 받은 터라
'문소리'라는 배우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도 꼭 봐야 겠다 생각했습니다.
물론, 자극적인 포스터와 섹스를 소재로 삼은 것도 보고 싶게 만든
이유 중 하나였죠. ^^;

문소리는 박하사탕의 순수한 시골처녀에서
진짜인가? 하고 고개를 빼고 보게 만들었던 뇌성마비 처녀로 변신하더니
이번엔 몸과 마음이 다 개방된 듯한 매력적인 30대 기혼녀가 되어 있더군요.
결론 먼저 말씀드리자면 문소리의 다음 영화도 무척 기대되고 꼭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라면, 그녀가 고른 영화라면 일단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에
바람난 가족이 조금 더 힘을 실었거든요.

이 영화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가족영화'입니다.
물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볼 수 있는
따뜻한 '가족용' 영화를 말하는 게 아니라
어느 붕괴직전의 '가족'에 대하여 냉정하게 그려낸 영화입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웃으며 가벼이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던 거죠.

줄거리와 소재는 제목에 강하게 드러나듯 '바람'이 중심이 됩니다.
배우자나 애인을 두고 다른 이성과 관계를 갖는 게 바람인데..
주인공 가족 구성원 중 바람을 피우지 않는 사람은
입양한 7살배기 아들과 중병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시아버지 뿐입니다.
그런데 이 '바람'이 단순히 섹스를 하는 게 아니라
그 상대에게 가족에게는 꽁꽁 닫아버린 마음을 열어보인다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가족'이란 가장 가까운 사이이고 행복의 기본이 되면서
남한테는 할 수 없는 속내를 뒷탈 없이 털어놓을 수 있는 유일한 집단이며
어떤 잘못을 하고 어떤 추한 꼴을 보여도 용서되고 바ㄷ아들여지는,
그래서 마지막에 돌아갈 마음의 고향 같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이 바람난 가족들은 정작 가족에게는 등을 돌린 채
각각의 연애상대에게서 행복과 위안을 찾고
가족과 함께 나누어야 할 기쁨과 슬픔을 그들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시어머니는 남편 대신 옛친구에게서 오르가즘을 느끼고 새 삶을 꿈꿉니다.
남편은 아내가 아닌 어린 여자와 여행을 가고,
아버지와 자식을 잃은 슬픔을 그녀와의 섹스를 통해 풀려고 합니다.
아내 역시 기존의 아내들처럼 남편의 외도에 분노하기보다는
자신도 다른 대상을 찾아 남편 대신 은밀함을 나누고 슬픔을 토해냅니다.
(아내의 이런 태도만이 잘못인가요?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아내에게 이 영화를 보이지 말라'는 이기적인 말에 화가 나더군요.)
시아버지는 죽기 전까지 가족을 북에 두고 온 한을 '술'에 기댑니다.
상대가 이성이 아닌 술일 뿐이지
어찌 보면 아내나, 아들이나, 며느리처럼 바람을 핀 것일 수도 있죠.

이 문제있는 가정의 마지막 희망인 수인이...
수인은 입양아였지만 부부는 친자식 이상으로 수인을 아끼고 사랑합니다.
수인 역시 자신의 최대 고민인 '자신이 입양아라는 사실' 때문에 겪는 혼란을
엄마에게 망설임없이 털어놓을 정도로 이들은 친밀한 모자관계입니다.
이 영화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정말 가족다우ㄴ 모습입니다.
(부적합한 용어라는군요. 다우ㄴ....그거 아닌데.. ㅡㅡ;)

(옆집 고등학생의 아버지가 변호사인 남편의 사무실에 찾아와
아들과 당신 아내가 바람피고 있다며 느끼한 웃음을 흘리는 것도
자식에 대한 걱정 때문이 아니라 돈을 뜯어내려는 수작으로 보이죠...
알콜중독 우체부의 어머니가 자식이 수인을 죽이고 자살하자
그 죄책감으로 수인의 아버지에게 잘못을 비는 모습과 비교됩니다.)

그러나 ... 수인이는 어이없게도 죽임을 당하고
이제 이 바람난 가족에게 가족다움은 눈씻고 찾아볼 수가 없게 되어버리죠.
원래는 '남'인 수인에게서밖에 가족애를 느낄 수 없었다는 것은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 부부가 왜 수인이를 입양했는지 그 이유를
찾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어딘가 나왔나요?)
둘 다 불임이 아니었다는 것은 각각의 연애상대와의 관계에서 드러납니다.
남편이 변호사로서 돈 안되는 일도 도울 줄 아는 성품이므로
단순히 지식인 계층으로서 버림받은 아이를 거둔 것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부족합니다.
그러니까....그들은 가족은 물론, 누구든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았을 뿐이죠..

겉보기에는 행복해 보이지만
막상 들여다보면 가장 소중한 이들은 외면한 채
겉도는 삶을 사는 이들이
비단 영화 속 바람난 가족 뿐일까요?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각자의 가족에게 '수인'과 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적인 바램을 가져봅니다.
 
(........제가 다음 까페에 올렸던 글이지만 ,
이 곳에 아직 바람난 가족에 대한 긍정적인 평이 별로 없길래 옮겨봤습니다.......
까페에 어느 분이 수인이 입양된 이유를
마지막에 남편이 남의 아이를 임신한 아내에게 '확률이 (먼가 큰수ㅡㅡ;)라는데 축하해.'라고
말한 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리플을 해주셨어요.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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