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화된 한국영화계에서 단연 돋보이는 오리지널리티

평점 ★★★☆

역사적인 시선으로나 영화적인 시선으로나 최근 한국영화계에서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과거 일제 식민지 시절 일본에 의해 자행되었던 비인간적 행위를 고발하고 그것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면서도 우리 민족의 애환을 관통하며 하나하나씩 감정을 짚어낸다. 초반에는 관습적인 미스터리 호러의 공식을 밟는 듯하면서도 영화가 진행되면서 관객이 예상치 못한 다른 장르로 치닫는 오리지널리티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것도 모자라서 '소녀'라는 연약한 이미지에 반대되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시도가 도전적이다. 최근 한국대중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차별화된 개성'으로 무장하여 전면전을 치르고, 오락적으로 소비되기만 하는 주류 영화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낭비되는 플래시백과 다소 설명적이고 기능적인 대사가 감정 이입에 약간 거슬리고 만듦새는 다소 떨어지지만, 한국영화에서의 꼼꼼한 서사와 메시지, 독특한 개성이 주는 새로움은 오아시스 같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