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삼디 (스포 有)

영화감상평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삼디 (스포 有)

22 박해원 0 6044 0
뭔가 강렬한 인상은 없습니다. 원작이 나온지가 수십년인데 볼거리만 치장을 한 게 아쉬워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루했던 건 캐스팅과 등장인물간의 부조화, 스토리 전개의 문제였다고
생각됩니다. 처음엔 3D로 보면서 홀린 듯 감탄을 해대다가 후반엔 3D가 잘 느껴지지도 않을
정도였으니 집중도의 하락을 몸소 느끼게 됐습니다.

우선 흥미로웠던 건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생명체는 풀3D라는 것입니다. 처음엔 좀 어색
하다가 이윽고 정감가는 캐릭터들에게 푹 빠졌습니다. 동화적인 분위기를 잘 살린 듯한 동글
동글한 느낌이 적 캐릭터들도 극악무도해 보이지 않아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연들의 활약도 대단했습니다. 모호성을 띤 현자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듯한 앨런 릭맨의
스네이프 포스와 크리스포터 리의 사루만 포스, 윌리 웡커같은 조니뎁은 말할 것도 없죠.
에픽무비에서 윌리 웡커를 맡은 크리스핀 글로버도 함께 출연해 개성파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그렇지만, 영화가 여러모로 실망스러운 이유를 파고 들자면 우선 주인공인 엘리스의 캐스팅을
들고 싶습니다. 똘망똘망하고 귀여우면서 브리티쉬 액센트는 헤르미온느가 생각나지만 크게
개성도 없고, 특유의 근거없는 자신감을 머금은 미소는 영화속 자신의 행동을 다 정당화하는
얄미운 행동이었습니다. 특히 맨 마지막에 현실로 돌아온 후 나대는 장면에서 앨리스가 인생에
있어 큰 변화가 있었음을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원최 당돌했던 애라서 굳이 그런 걸 보여주며
각오를 새길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되네요. 짙은 화장의 앤 해서웨이도 눈쌀을 찌푸렸는데 너무
화려한 것도 그렇지만 계속 억지스럽게 손을 들어올리며 나긋나긋한 대사를 이어나갔습니다.
가뜩이나 영화 속도의 밀고 당기기가 불안정한데 더 늘어졌죠. 마지막 배우는 조니 뎁인데요.
연기력이나 캐릭터 문제가 아니라, 너무 주인공과 조화가 안됐습니다. 앨리스에 비해 너무
혼자서 노력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 그이기에, 극후반부 앨리스와의 이별 장면에서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자체가 이해가 안됐습니다. 둘이 그렇게 가까워서 그러는지, 훌륭한 전사를
잃어서 그러는지 알 수가 없었죠. 아무튼 영화에 붕 떠 있는 그의 모습이 외로워 보였어요...
배우들 이외라면 개 역할의 모호함, 괜한 엔딩 변경 및 급전개 등이 있는데 그 외에는 원작의
존재땜에 언급을 못할 거 같네요.

21세기에 와서 왜 이렇게 원작에 거의 충실하고 건전한 영화를 만들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 어린 애들 데려가서 봐도 좋을 영화긴 한데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캐치할 정도면
영화의 어색함도 몇몇 이해할 수 있을 거 같군요. 순수함과 괴기함을 동시에 느낀 혼란스런
영화였습니다. 그냥 뭐든 끄덕거리게 되는... ㅎㅎ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