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리턴즈 멋지지만 아쉽다 (스포유)
대부분의 속편들이 그렇지만, 슈퍼맨리턴즈에 대한 반응도 호평과 혹평이 엇갈린다. 나와 함께 본 친구들의 경우에도 겨우 네명이 같이 봤을 뿐인데도 멋지다, 괜찮다, 실망했다 로 평이 제각각 갈렸다.
기존의 슈퍼맨시리즈에 큰 관심없는 여자애들은 평이 좋았던 반면, 기존 시리즈의 팬이었던 남자 쪽은 정도는 다르더라도 부족한 느낌을 받았다. 삼각관계라든지 가족관계, 그리고 영웅의 희생 등 감성적인 요소가 크게 늘어나면서 여성쪽에 더 크게 어필되었기 때문일거라고 생각된다. 덕분에 보자고 우겼던 남자들보다 끌려가다시피했던 여자들 쪽이 더 만족하고 극장을 나서는 기현상이...
슈퍼맨의 평을 가르고,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환호를 보낼 준비를 마친 기존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가장 요인은 아무래도 '분위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전작들이 코미디의 요소를 가미하고 있었다면 리턴즈는 드라마틱한 요소가 강해졌다.
배트맨 비긴즈의 기존 배트맨들과 동떨어진 개성, 분위기가 압도적으로 찬사 받은 반면 슈퍼맨 리턴즈에선 그럴수 없는 이유는 배트맨 비긴즈는 전혀 새롭게 시작되는 이야기인 반면에 슈퍼맨 리턴즈는 전작을 계승하는 시리즈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기존시리즈의 설정을 그대로 잇는 동시에, 2편과 직접 연관된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전작과는 동떨어진 분위기때문에 전작을 사랑했던 팬의 입장에선 왠지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단적으로 5년이 지났다고 이야기 하지만 아직도 전보가 사용되던 5년전에 비해서 핸드폰에 디카 들고 다니는 리턴즈를 보면 5년이 아니라 25년은 지난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치기 힘들다. 그에 비하면 등장인물들은 오히려 5년 더 젊어진 듯한 묘한 불일치...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현재의 영웅을 원하는 관객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더욱 아쉬운 점은 인물들의 개성이 전작에 비해 많이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슈퍼맨 시리즈의 최고 매력은 완벽한 사나이 슈퍼맨 - 로이스 - 얼띤 시골내기 클락의 삼각관계라고 생각한다. 로이스는 슈퍼맨을 사랑하는 동시에 얼빵한 파트너 클락에 대해서도 파트너쉽이상의 정을 보여주고, 슈퍼맨과 클락은 서로 다른 개성으로 로이스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이렇게 1:1의 사랑인 동시에 삼각관계인 희극적인 기존의 설정이 리턴즈에선 사라졌다. 클락의 존재는 단지 슈퍼맨의 변신전 모습 이상의 역할을 해내지 못한채 개성을 잃어 버렸다.
약혼자 리처드의 등장으로 클락의 비중이 줄 수 밖에 없었겠지만, 크리스토퍼 리브의 얼빵하면서도 능글맞고 여유만만한 클락 특유의 개성을 브랜던 루스의 클락에게선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안타까울 정도.
또한 슈퍼맨의 반대쪽에 서있는 렉스 루터의 변모된 모습도 아쉽다. 예전의 렉스 루터는 자기 소유의 부동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백만을 수장시키려던 대악당이지만, 그의 자아도취적 행동거지나 언행은 마치 어릿광대처럼 우스꽝스러워서 전혀 밉지 않았다. 거기에 부하인 바보 오티스와 미스 테스마커까지 더해지면 악당패거리보다는 만담팀이 더 어울릴 정도... 하지만 리턴즈의 루터는 너무나 진지해서 단지 흉폭한 악당으로 보일 뿐이다.
이와같은 진지함은 루터의 패거리로 들어가면 더욱 확연해진다. 바보인 오티스는 사라졌고, 건장하고 말없는 악당들로 채워졌다. 또 미스 테스마커와 완전히 동일한 신캐릭터 미스 키티는 테스마커에 비해 훨씬더 감성적인 반면 전혀 희극적이지 못하다.
말하자면 전작들이 밝고 경쾌했다면 리턴즈는 진지하고 무겁다. 이러한 변화를 나쁘다고 할 순 없지만, 아쉬운건 어쩔수 없다.
극 초반 옥수수밭 점프씬에서 클락은 점점더 강한 점프를 하고, 추락이라는 위기의 순간에 비행능력을 얻고 안경이 필요없게 되는 장면을 통해서 감독은 클락의 슈퍼파워는 처음부터 완전한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각성, 발전되는 것이라는 설정을 세운다. 이것은 나중에 약골이었던 로이스의 아들이 위기의 순간 슈퍼파워를 얻으면서 천식이 낫게 되는 장면의 복선이지만, 굳이 필요했나 싶다. 그런 복선이 없었더라도 슈퍼맨과 로이스의 아들인 것 만으로도 납득이 됐을 듯 싶은데... 과잉친절이라고나 할까?
이장면과 루터의 상속사기 씬을 버리고 차라리 루터나 클락의 코믹씬을 집어넣어줬으면 전작과의 이질감이 좀더 적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저래 아쉽게 생각된 점이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전작과의 관계를 생각했을 때의 얘기이고, 리턴즈 자체를 놓고 보면 썩 만족스런 작품이었다. 대기권 돌입, 음속돌파, 비행중 급가속 등 전작의 티나는 합성 비행씬에 비해 감탄스러운 비행장면과 더욱 화려해진 슈퍼파워의 발휘 장면은 블록버스터의 최고미덕인 스펙타클에서 만족감을 준다. 그리고 긴 상영시간이 전혀 의식되지 않고 중간에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이야기구성은 역시 브라이언 싱어의 명성이 거져 얻어진게 아님을 보여준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코믹함을 벗어던지고, 사랑으로 고뇌하고 복수심에 불타면서 더욱 진지해진 캐릭터들에 슈퍼맨이 집단 린치를 당하고 사경을 헤매는 상황의 진지함이 더해져서, 슈퍼맨 리턴즈는 전작들에 비해서 더 무게감 있고 진지한 드라마로 재탄생했다고 보여진다.
기존 슈퍼맨과의 사이에 리턴즈라는 완충제를 얻게되는 브라이언 싱어의 슈퍼맨 신작에서는 이러한 이질감은 느끼지 않아도 될 것이다. 브라이언 싱어의 슈퍼맨은 그때에서야 제대로 된 평가를 받게되지 않을까?
브라이언 싱어, 신작 안나오면 배반...
기존의 슈퍼맨시리즈에 큰 관심없는 여자애들은 평이 좋았던 반면, 기존 시리즈의 팬이었던 남자 쪽은 정도는 다르더라도 부족한 느낌을 받았다. 삼각관계라든지 가족관계, 그리고 영웅의 희생 등 감성적인 요소가 크게 늘어나면서 여성쪽에 더 크게 어필되었기 때문일거라고 생각된다. 덕분에 보자고 우겼던 남자들보다 끌려가다시피했던 여자들 쪽이 더 만족하고 극장을 나서는 기현상이...
슈퍼맨의 평을 가르고,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환호를 보낼 준비를 마친 기존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가장 요인은 아무래도 '분위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전작들이 코미디의 요소를 가미하고 있었다면 리턴즈는 드라마틱한 요소가 강해졌다.
배트맨 비긴즈의 기존 배트맨들과 동떨어진 개성, 분위기가 압도적으로 찬사 받은 반면 슈퍼맨 리턴즈에선 그럴수 없는 이유는 배트맨 비긴즈는 전혀 새롭게 시작되는 이야기인 반면에 슈퍼맨 리턴즈는 전작을 계승하는 시리즈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기존시리즈의 설정을 그대로 잇는 동시에, 2편과 직접 연관된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전작과는 동떨어진 분위기때문에 전작을 사랑했던 팬의 입장에선 왠지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단적으로 5년이 지났다고 이야기 하지만 아직도 전보가 사용되던 5년전에 비해서 핸드폰에 디카 들고 다니는 리턴즈를 보면 5년이 아니라 25년은 지난거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치기 힘들다. 그에 비하면 등장인물들은 오히려 5년 더 젊어진 듯한 묘한 불일치...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현재의 영웅을 원하는 관객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더욱 아쉬운 점은 인물들의 개성이 전작에 비해 많이 부족해 보인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슈퍼맨 시리즈의 최고 매력은 완벽한 사나이 슈퍼맨 - 로이스 - 얼띤 시골내기 클락의 삼각관계라고 생각한다. 로이스는 슈퍼맨을 사랑하는 동시에 얼빵한 파트너 클락에 대해서도 파트너쉽이상의 정을 보여주고, 슈퍼맨과 클락은 서로 다른 개성으로 로이스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이렇게 1:1의 사랑인 동시에 삼각관계인 희극적인 기존의 설정이 리턴즈에선 사라졌다. 클락의 존재는 단지 슈퍼맨의 변신전 모습 이상의 역할을 해내지 못한채 개성을 잃어 버렸다.
약혼자 리처드의 등장으로 클락의 비중이 줄 수 밖에 없었겠지만, 크리스토퍼 리브의 얼빵하면서도 능글맞고 여유만만한 클락 특유의 개성을 브랜던 루스의 클락에게선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은 안타까울 정도.
또한 슈퍼맨의 반대쪽에 서있는 렉스 루터의 변모된 모습도 아쉽다. 예전의 렉스 루터는 자기 소유의 부동산 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백만을 수장시키려던 대악당이지만, 그의 자아도취적 행동거지나 언행은 마치 어릿광대처럼 우스꽝스러워서 전혀 밉지 않았다. 거기에 부하인 바보 오티스와 미스 테스마커까지 더해지면 악당패거리보다는 만담팀이 더 어울릴 정도... 하지만 리턴즈의 루터는 너무나 진지해서 단지 흉폭한 악당으로 보일 뿐이다.
이와같은 진지함은 루터의 패거리로 들어가면 더욱 확연해진다. 바보인 오티스는 사라졌고, 건장하고 말없는 악당들로 채워졌다. 또 미스 테스마커와 완전히 동일한 신캐릭터 미스 키티는 테스마커에 비해 훨씬더 감성적인 반면 전혀 희극적이지 못하다.
말하자면 전작들이 밝고 경쾌했다면 리턴즈는 진지하고 무겁다. 이러한 변화를 나쁘다고 할 순 없지만, 아쉬운건 어쩔수 없다.
극 초반 옥수수밭 점프씬에서 클락은 점점더 강한 점프를 하고, 추락이라는 위기의 순간에 비행능력을 얻고 안경이 필요없게 되는 장면을 통해서 감독은 클락의 슈퍼파워는 처음부터 완전한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각성, 발전되는 것이라는 설정을 세운다. 이것은 나중에 약골이었던 로이스의 아들이 위기의 순간 슈퍼파워를 얻으면서 천식이 낫게 되는 장면의 복선이지만, 굳이 필요했나 싶다. 그런 복선이 없었더라도 슈퍼맨과 로이스의 아들인 것 만으로도 납득이 됐을 듯 싶은데... 과잉친절이라고나 할까?
이장면과 루터의 상속사기 씬을 버리고 차라리 루터나 클락의 코믹씬을 집어넣어줬으면 전작과의 이질감이 좀더 적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저래 아쉽게 생각된 점이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전작과의 관계를 생각했을 때의 얘기이고, 리턴즈 자체를 놓고 보면 썩 만족스런 작품이었다. 대기권 돌입, 음속돌파, 비행중 급가속 등 전작의 티나는 합성 비행씬에 비해 감탄스러운 비행장면과 더욱 화려해진 슈퍼파워의 발휘 장면은 블록버스터의 최고미덕인 스펙타클에서 만족감을 준다. 그리고 긴 상영시간이 전혀 의식되지 않고 중간에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이야기구성은 역시 브라이언 싱어의 명성이 거져 얻어진게 아님을 보여준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코믹함을 벗어던지고, 사랑으로 고뇌하고 복수심에 불타면서 더욱 진지해진 캐릭터들에 슈퍼맨이 집단 린치를 당하고 사경을 헤매는 상황의 진지함이 더해져서, 슈퍼맨 리턴즈는 전작들에 비해서 더 무게감 있고 진지한 드라마로 재탄생했다고 보여진다.
기존 슈퍼맨과의 사이에 리턴즈라는 완충제를 얻게되는 브라이언 싱어의 슈퍼맨 신작에서는 이러한 이질감은 느끼지 않아도 될 것이다. 브라이언 싱어의 슈퍼맨은 그때에서야 제대로 된 평가를 받게되지 않을까?
브라이언 싱어, 신작 안나오면 배반...
6 Comments
좋은 비평이네요~
슈퍼맨이 진지해진 것은 아쉽지만 어쩌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슈퍼맨이 예전과 다르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예전과 똑같은 분위기에 비슷한 플롯의 슈퍼맨을 지금보면 과연 좋아하실까 싶구요...
슈퍼맨을 '팀버튼'에게 맡기려고 했다는 것부터 제작자들도 한계를 너무나 당연히 인식했고 돌파구를 찾으려했다고 보구요. 엑스맨1,2로 어느정도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 거둔, 브라이언 싱어는 훌륭한 대체자로 보입니다. 그리고 배트맨 비긴스나, 더 비기닝 오브 엑소시트트같이 앞으로 돌아들어가는 방법을 쓰지 않고 당당히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에 저는 오히려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슈퍼맨이 진지해진 것은 아쉽지만 어쩌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슈퍼맨이 예전과 다르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예전과 똑같은 분위기에 비슷한 플롯의 슈퍼맨을 지금보면 과연 좋아하실까 싶구요...
슈퍼맨을 '팀버튼'에게 맡기려고 했다는 것부터 제작자들도 한계를 너무나 당연히 인식했고 돌파구를 찾으려했다고 보구요. 엑스맨1,2로 어느정도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 거둔, 브라이언 싱어는 훌륭한 대체자로 보입니다. 그리고 배트맨 비긴스나, 더 비기닝 오브 엑소시트트같이 앞으로 돌아들어가는 방법을 쓰지 않고 당당히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에 저는 오히려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